누가 뭐래도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다.
세월이 흘러도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는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카가와현으로 떠날 것.
절대로 변하지 않을 이국적인 풍경 속에
그대로 서 있기만 해도 좋다.
인생샷1
일본에도 우유니사막이 있다
치치부가하마 해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우유니사막.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버킷리스트로 손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남미 여행이 어디 쉽나. 굳이 지구 반 바퀴를 돌지 않아도 우유니사막을 만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카가와현 서쪽, 치치부가하마 해변에 가면 된다. 진짜 우유니사막은 아니지만 매우 흡사한 느낌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약 1km의 긴 해변으로 원래 석양이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져 있다. 바람이 잦아들고 파도가 잔잔해지는 썰물 시간이 오면 갯벌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겨나는데, 이 웅덩이가 거울처럼 하늘에 반사돼 흡사 우유니사막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한 치치부가하마 해변에서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인생샷을 얻을 수 있다나.
인생샷2
빗자루 타고 ‘키키’가 되어볼까?
올리브공원
여기가 일본이 맞나 싶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록 융단 올리브 나무 끝에 새하얀 풍차가 그림처럼 서 있다. 이번에는 그리스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다. 바로 쇼도시마 여행의 필수코스, 올리브 공원이다. 여기에 세토우치의 푸른 바다까지 더해져 있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냈다.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의 촬영지로도 유명해 많은 여행객들이 풍차 앞에서 빗자루를 탄 키키가 되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제는 명실공이 쇼도시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게 분명하다. 빗자루는 올리브 기념관에서 무료로 대여해 준다. 주변에는 작은 가게가 산재돼 있는데 이곳에서 각종 기념품과 올리브유, 올리브소다 등을 구매 할 수 있다.
인생샷3
섬 전체가 미술관
나오시마
검은 점이 콕콕 박힌 노란 호박과 빨간 호박.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은가? 그렇다.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이자 나오시마섬의 마스코트로 통한다. 나오시마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아트의 메카다. 쿠사마 야요이 작품 외에도 마을 곳곳에는 일본 아티스트들이 창조해 낸 작품들이 숨어있다. 또 골목마다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숍과 카페까지. 골목을 누비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진정한 일본 소도시 여행이 가능한 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생샷4
영화 속으로 사뿐히 들어가다
24개의 눈동자 영화마을
일본의 국민영화로 불리는 <24개의 눈동자> 세트장이 쇼도시마에 있다. 쇼와시대의 섬마을 학교의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한 곳이다. 학교부터 작은 신사, 상점들까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생생한 향수를 자아낸다. 목조 교실을 나서 고즈넉한 분위기의 바다를 배경으로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소박한 옛 정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곳이니 분위기에 맞는 의상으로 간다면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인생샷5
미슐랭 스타를 받은 정원
리츠린공원
공원도 미슐랭 스타를 받을 수 있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서 말이다. 리츠린공원은 일본의 국가 특별명승지로 지정된 정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데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서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곳이다. 연못 6개와 푸릇한 산이 조화를 이루는 리츠린공원에서는 초록 길을 걷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곳에서 새하얀 린넨 원피스가 잘 어울릴 것만 같다. 정원 중앙에 위치한 에도시대 양식의 찻집에서 일본차와 과자를 곁들인 사진도 남길 수 있다.
손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