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아직 해보지 않은 여행

by 트래비 매거진

놀랍지만, 적응이 되어 갑니다. 어색하기 짝이 없었던 온라인 수업도, 질의응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고, 혼밥도 혼술도 꽤 즐길 만하며, 여행 없는 나날도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조금 다행스럽기까지 한 것은,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에서 놓여난 것입니다.

이 시기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을 겁니다. 새로운 시도들을 강요합니다. 준비한 적 없는 온라인 개학을 현실로 만든 것처럼요. 가상 현실 여행도 쑥 앞당겨질까요? 그러면 유채꽃밭이 확 갈아엎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썩 달갑지는 않네요. 다들 조금은 그러하시겠죠. 오지 말라는 손사래를 뚫고 꾸역꾸역 꽃그늘로 모여드는 마음에서 읽힙니다.

‘격리’된 사회가 우리 여행에서 무언가를 꼭 바꿔놓을 거라면, 바라는 게 있습니다. 남들이 안 가는 여행, 지금까지 해 보지 않은 여행으로, SNS에도, 포털에도 없는 여행으로 우리를 보내달라고요. 여태 한 번도 만개한 윤중로 벚꽃, 광양 매화, 제주도 유채를 보지 못했습니다만, 아쉽다 생각한 적 없었습니다. 인파에 잠긴 벚꽃 군락보다는, 내가 독점할 수 있는 한 그루의 꽃나무가 더 좋았으니까요.

여행이 실종된 초유의 시대에 창간 15주년을 맞이한 <트래비>도 지금까지 해 본 적 없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당대의 문제를 직면하려고 애썼고, 솔직하자는 원칙을 세웠고, 약속을 지키려 애썼습니다. 낯선 표지, 빼곡한 텍스트, 내밀한 이야기들. 아직 가 보지 않은 길을 걷느라 편집부에는 긴장이 가득했습니다. 그 텐션을 상쇄해 준 것은 여행작가 4인의 몰캉한 내공이었습니다. 그들의 그늘에서 에디터들은 좀 쉬었습니다.

2020년 5월의 <트래비>가 아직 해 보지 않은 여행을 기다리는 모든 분께 영감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하도록 여행자가 여행을 후원하는 첫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주신 후원자분들, 언제나 무한 신뢰를 보내 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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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라면 다 알고 있죠.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결국
우리가 떠나온 이유였다는 것을요.

15주년을 맞은 <트래비>는
풍랑 속에 갇혔다고 생각했지만, 덕분에
한 배를 탄 사람들을 더 꼭 붙잡게 되었습니다.

‘여행 실종 시대에 대처하는
여행잡지 <트래비> 15주년 특집호’
설렘과 걱정이 함께했던 크라우드 펀딩은
목표액을 5배 이상 달성했습니다.

날벼락 같은 위기를 겪고 있는
여행자, 여행작가, 여행업계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지지였습니다.

<트래비>도 용기를 내어
‘월간’의 운명을 넘어서 보기로 했습니다.
오래 간직하고 싶은 한 권의 <트래비>를 위해
15년 동안 저희와 우정을 쌓아 온
여행작가들과 손을 꼭 잡았습니다.
꼭꼭 눌러 담은 여행의 문장들이
선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Contents
May 2020 vol.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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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Vie
12 Editor’s Letter
15 Anniversary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16 Editor’s Choice 와인 혼술러의 가볍지만 확실한 안줏거리
18 Editor’s Choice 슬기로운 사진생활, 알아 두면 좋은 사진기법

20 15th Anniversary Special
THE TRAVEL WRITERS

대한민국 여행작가 4인을 만났다. 여행과 삶에 대해서, 그동안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질문들을 이참에 마구 쏟아 부었다. 그렇게 돌아온 이들의 답변들을 별다른 여과 없이 빼곡하게 실어 냈다. 전례 없는 파격으로, 에디팅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 하에 ‘가장 당신다운

22 최갑수는 최갑수를 쓴다
24 최갑수 병이 창궐한다 /강화송 기자
26 interview - 최갑수의 드리블
28 최갑수 기고 - 프리랜서로 살아가기

34 사부작사부작 채지형이 여행을 모으는 방식
36 우린 언제쯤 다시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김예지 기자
39 interview - ‘재미로’ 떠나는 여행
40 채지형 기고 - 여행수집가의 방구석 세계여행

46 노중훈이라는 점 하나
48 ‘해수’인지 ‘햇수’인지가 그렇게 중요해요? /김예지 기자
50 interview - 작은 골목에서 우주 같은 이야기를 채집할 때
52 노중훈 기고 - From a distance

58 작가와 여행자 사이 ? 나, 박 준
60 미안해요, 듣고 싶은 말만 들었네요 /천소현 기자
62 interview - 언제나 여행, 오직 그것뿐
65 박준 기고 - 여행작가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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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Seoul 오늘은 편식할래! 서울 음식특화 거리 & 골목
가끔은 단 하나의 메뉴만 고집하고 싶을 때. ‘먹자골목’으로 간다. 서울 곳곳의 음식특화 거리와 골목을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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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Jeju ‘달리면’ 제주가 달라 보인다
5개의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를 골랐다. 달리다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섬이 분명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졌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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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Sri Lanka 콜롬보 슬레이브 아일랜드
식민지 노예가 격리되었던 그곳은 이제 콜롬보의 대표적인 다문화 지역이자 도심 개발의 핫플레이스가 된 공존의 섬이다.

92 Feature 세계의 향신료
세상에, 어떻게 이 맛 모르고 먹을 수가 있나. 낯설지 않은 그 향기, 어디선가 맛본 듯한 그 냄새, 바로 이 향신료다.

94 Feature 한식이 떠오르는 세계음식 5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에겐 왠지 눈길이 가는 법. 낯선 해외에서 찾은 한식의 향기. 5가지의 해외 음식을 소개한다.

96 Enquete 나를 떠나게 만든 책 한 권
낭만적인 단어, 감미로운 문장. 여행을 결심하게 만든 단 한 권의 책을 <트래비>의 친구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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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Gallery 웃어요! 미얀마처럼
모든 것을 극복하는 묘약은 웃음뿐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Stay Smiling. 미얀마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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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Garden 랜선 가든 여행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꽃 향과 허브 향이 번갈아 코를 스친다. 직접 가진 못해도 랜선으로는 어디든 가능하니까. 세계 가든 여행.

Besides
19 campaign 우리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88 Theme ‘라떼는….’ 가족여행을 추억하다
112 Dining 녹색 슈퍼푸드 열풍, 해조류
116 News 컬처·북
118 Health 왜 매일 그렇게 생각이 날까?
120 Gift 정기구독자 선물
121 Review <트래비> 2020년 4월호 리뷰
122 Talk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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