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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26. 2021

곳곳이 포토존,
가을에 가면 더 예쁜 '아미미술관'

인스타그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던 시절, 그 중심에 서 있는 핫플레이스가 하나 있었다. 충청남도 당진의 한 시골 마을 어귀에 있는 '아미미술관'이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인스타그램이 한국인 사이에서 유행을 타기 시작할 무렵에 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하기 시작했으니까. 농촌에서 아이들이 떠나며 그대로 사라질 뻔했던 이 폐교(구 유동초등학교)를 10년째 대표적인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로 이끌어오고 있는 아미미술관을 소개한다.



아미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의 틀에서 벗어난 곳이다.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여러 콘텐츠를 개발해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꾸몄다. 박기호 작가와 구현숙 설치미술가가 합심해 다양한 장르의 미술 프로그램을 선보인 이래로, 수많은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이곳을 한층 더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다.



평범한 미술관이 아니다. 가볍게 나들이하러 다녀오기에도,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이 미술관이 개관했을 당시부터 인기를 끌었던 것도 사방에 포토존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는 덕분에 쉽게 질리지 않는다. 개관 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인기가 이를 방증한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감성이 가득하다. 오래된 나무들이 자연스레 아치를 만들고, 그 사이로 보이는 폐교 건물에 아미미술관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있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하기도 한다. 미술관에 들어서고 있지만 자연 한가운데 있다는 느낌도 든다. 오래된 건물임에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아미미술관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미미술관의 사계절은 모두 아름답지만, 가을 단풍 시즌이 특히 볼 만하다. 이곳이 학교였을 때부터 자리를 잡았을 나무들이 화사한 색깔로 물들 그 시점에 말이다. 건물을 한껏 감싼 담쟁이덩굴도 묘하게 이곳의 분위기와 어울린다. 벽면에 장난스레 그려 놓은 그림도, 무심코 놓아둔 듯 한 의자도 포토존이다. 곳곳의 소품이나 꽃, 나무들도 미술관 측에서 정성스럽게 가꾸고 있는 작품이다.



포토존은 건물 내부에도 있다. 박기호 작가의 상설전시 작품들은 1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아미미술관의 대표적인 '인증샷' 배경이다. 인스타그램을 필두로 한 사진 기반 SNS의 시작에 있었던 미술관과 그 작품답다. 포토존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니 고르는 재미도 있다.
 
현재 아미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박기호 작품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나의 정원... 모두의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연말까지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미미술관은 그저 포토존으로, 인스타그래머블 스폿으로 남아 있기를 거부한다. 쉬지도 않고 수준 높은 전시가 이어진다. 지역 작가는 물론이고, 아미미술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레지던스 소속 작가들의 전시도 꾸준히 열린다. 규모가 크지 않아서인지 전시 준비로 인한 휴관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작품에서 지역적인 특색을 찾아볼 수도, 미술의 트렌드를 살펴보기에도 좋다. 현대미술과 조각, 사진 등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관점도 다양하다. 몇 번을 방문해도 새로운 분위기, 새로운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10주년을 맞은 아미미술관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11월16일까지는 아미미술관 레지던스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에꼴 드 아미 레지던시 결과보고전'이 열리고 있다. 당진 포구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 한때 교실이었을 공간에 전시 중이다.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당진포구의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건물 뒤로는 아담한 복합문화공간 '메종 드 아미'가 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미술품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아미마켓'이 열린다. 본관에서의 전시는 물론, 메종 드 아미에서도 전문 도슨트의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관심이 있다면 현장 직원에게 문의해 볼 것.



아미미술관
주소: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753-4
운영시간: 10:00~18:00 /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연중 무휴
요금: 성인 6,000원 / 24개월~고등학생 4,000원 / 70세 이상 경로, 장애인, 군인 및 국가유공자 4,000원



글·사진 김정흠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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