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은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썸네일 이미지 ©패션 산업이 유발하는 환경오염을 그린 다큐멘터리 '리버블루'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 입니다.
요즘 '비건'을 선언하는 스타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인기 예능 윤스테이에서는 외국인 숙박객들의 입맛에 맞춘 채식 선택지를 보이기도 했었죠.
이런 영향인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이 열풍입니다.
많은 기업들 또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비건으로의 체질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비건 열풍이 일었는지, 또 어떤 움직임들이 있는지 생트가 알아봤습니다!
한국채식연합이 2019년 추산한 국내 채식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그 전해와 비교해 33%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채식주의'가 언급된 소셜미디어 버즈량 추이를 보면 2015년 한 달 평균 587건이던 포스트 수가 2019년에는 평균 2493건으로 약 4배 증가했음을 볼 수 있죠. 이처럼 비건 열풍은 19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현재 21년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 그리고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로까지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학 내에서는 비건 동호회와 같은 서로 비건에 대한 생각, 의식을 공유하는 동아리가 생기고 있으며, 학생회에서도 비건 학우들을 고려해 일반식(논비건)과 비건식을 따로 준비하는 등 비건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기업들은 비건 문화를 적극 수용하며 발 빠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먹거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제약·패션·뷰티와 같은 업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의 변화는 비건 열풍이 빠르게 시작되고 빠르게 식는 한 철 유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갑자기 비건에 집중하게 된걸까요? 자세한 내용, 본문에서 다뤄보겠습니다 :)
보통 '비건'이라고 하면 육식을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떠올릴텐데, 사실 비건은 섭취를 허용한 식품의 범위에 따라 아주 엄격한 단계에서부터 조금 유연한 단계까지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먼저 흔히 채식주의라는 용어로 알려진 [비건] 단계의 사람들은 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경우다. 비단 식품에 한정되지 않고,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옷이나 동물 실험을 통한 화장품류와 같이 동물을 이용해 만들어진 상품을 불매하는 것도 광의에서 비건이라고 칭한다.
그 한 단계 밑으로 내려오면 [락토 베지터리언]이 있다. 이들은 고기와 동물의 알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이나 꿀은 섭취한다. 반면 [오보 베지터리언]은 달걀은 먹지만 고기나 유제품은 먹지 않는데, 동물의 알과 유제품을 같이 먹는 경우는 이 두 가지 용어를 합쳐 [락토 오보]라고 부른다. [페스코 베지터리언]부터는 조금 유연한 섭취가 가능하다. 이들은 육류는 먹지 않지만 유제품, 동물의 알은 물론 생선도 섭취한다. 보통 기존에 육식을 했던 사람들이 베지터리언으로 전향할 때 이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여기서 닭고기까지 섭취하게 되면 바로 [폴로 베지테리언]이다. 단, 이들은 붉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 마지막은 [플렉시테리언]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채식을 하지만 아주 가끔 육식도 겸하는 준채식주의자로, 고기를 섭취하게 될 땐 공장식 농장이 아닌 자연상태에서 자란 동물을 먹으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한다.
지금까지 채식주의자를 정도에 따라 알아봤는데, 사실 [비건] 단계 보다 더욱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이 있다. 이들은 [프루테리언]으로 극단적 채식주의자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의 생명도 존중하는 이들은 땅에 떨어진 낙과 열매만을 섭취한다. 하지만 영양소 결핍이 발생할 수 있어, 채식주의자 내에서도 지양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사람마다 택하는 채식의 정도와 강도는 다르지만, 채식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비슷하다. 모두 더 나은 환경과 나와 타인의 생명권을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같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환경을 위해 채식을 택한 경우.
상기 자료만 봐도 고기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수치로 실감할 수 있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4%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엔 인류가 현재 수준으로 붉은 육류를 섭취할 경우 2050년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50∼90% 증가할 전망이라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늦추거나 막기 위해 채식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채식을 하고 하루 2500㎉만 섭취하며 식단 조절을 한다면 2050년까지 267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번째는, 동물권 보호를 위해.
매일 미국에서만 5천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도축된다. 전세계를 통틀어 생각해보면 더 잔인한 수치가 예상된다. 유대인 작가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는, "생물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한 우리 모두는 나치이다"라는 말을 한 적있다. 인간보다 지능 수준이 낮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인간의 필요라는 구실 하에 학대를 자행한다. 이에 인간의 생명과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의 존엄성을 존중해주고 피해를 입히지 말자는 취지에서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을 위해 채식을 택한 경우다.
세번째의 이유는 특히 요즘 시기 코로나 이후로 안전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크게 바탕이 되었다. 육류보단 적당한 채식이 건강에 더 좋다는 건 모두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암 연구결과에 의하면, 쇠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들은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연간 전체 질병 사망자의 70% 이상이 육식과 관련된 병이라고 하니 완전한 채식주의로 전향하지 않더라도 육류 과다 섭취는 반드시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거니즘은 '육류·어류·달걀·유제품 등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 및 관련 철학'을 뜻하는 말이다. 단순한 채식주의를 넘어 동물 화학 실험 제품, 동물성 제품 소비를 지양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비거니즘은 가치소비, 필환경 트렌드와 맞물리며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시장 규모는 2018년 이후 매년 평균 9.6%씩 성장해 2025년에는 240억 6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2018년 약 150만명으로 10년 간 약 10배 증가했다. 실제로 주변에서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비건이라는 말에 유별나다, 특이하다는 반응이었다면 최근 들어 하나의 가치관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존중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렇게 인식 개선과 시장 성장, 코로나로 인한 건강의 중요성과도 맞물리면서 이에 부응하기 위해 먹거리 시장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원 F&B는 미국 식물성 고기 생산업체 비욘드비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대체육으로 만든 '비욘드 버거'를 판매하고 있다. 신제품 '비욘드 비프', '비욘드 소시지'도 최근 선보였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3월 식물성 대체 육류인 인공 고기를 개발하는 미국의 '임파서블 푸즈'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후 8월에 추가로 300원을 투자했다. SPC삼립도 지난해 3월 미국 인공육류 제조업체 '이트저스트'와 손잡고 올 상반기에 저스트 에그 등 비건 식품을 유통하기로 했다. 저스트 에그는 닭이 낳지 않은 달걀으로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것이다. 프라이팬에 부으면 달걀과 모양도, 맛도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푸드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식물성 대체육을 대량 생산했으며 대체육 브랜드인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만개를 돌파했다. 롯데리아 역시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지난 2월 식물성 패티로 만든 미라클 버거를 출시하고 11월 식물성 단백질 패티를 사용한 스위트어스 어썸 버거를 선보인 바 있다.
풀무원은 푸드테크 기업 '지구인컴퍼니'와 협업해 비건 만두 제품을 개발했으며 지난 해 비건 라면 '자연은 맛있다 정면'을 출시했다. 실제 정면을 구입해 먹어본 결과 기존 라면과 맛의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칼칼한 맛이 좋아 채식라면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계기가 되었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11월 채식 라면인 채황을 선보였으며 이 제품은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비건 인증을 받기도 했다. 농심 역시 최근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으며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 뿐만 아니라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을 포함한다. 디저트 영역에도 비건을 지향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 나뚜루는 작년 5월 비건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이는 국내 최초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으로 우유나 계란 대신 식물성 원료인 코코넛밀크와 캐슈넛 페이스트, 천연 구아검 등을 사용해 일반 아이스크림과 유사한 식감과 맛을 구현해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비건 열풍을 엿볼 수 있다.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잠실점 6층 식당가에 비건 식당인 '제로비건'을 열었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메뉴의 폭을 넓혔다. 롯데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식당 코너는 주로 대중성을 따져 메뉴를 선정하게 되는데, 잠실·강남 부근에 비건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비건 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추후에 비건 문화가 더욱 대중화되면 '제로비건'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전국 28개점에 채식주의존을 도입해 식물성 원료만 사용한 제품을 판매중이다.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점점 개수를 늘려가고 있다. CU는 작년 12월 파스타형 채식주의 도시락을 출시했다. CU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채식주의 도시락을 선보였다 단종한 후 소비자들의 요청에 의해 해당 제품을 재출시한 경험이 있다. 작년말 GS25는 비건 떡볶이 2종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의 모든 양념과 제품에 육류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비건 시장에 열렬히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비건 식품의 폭이 넓어지고 퀄리티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국내 시장은 아직 해외 시장에 비해 규모나 소비 면에서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해외 시장의 0.005%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더 원활하고 보편적인 비건 식품의 안착을 위해 대체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연구개발 및 투자가 든든히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뷰티 제품 하면 무조건 화려하고, 반짝이고, 눈에 띄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제 뷰티 제품의 판이 변했다. '클린 뷰티·비건 뷰티' 브랜드와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네고왕에서 다룬 스킨푸드 역시 비건 제품들이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클린 뷰티란 원래 유해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을 의미하는 말으로 통칭됐다. 하지만 최근에 생산부터 소비, 그리고 버려지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 화장품으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이러한 클린 뷰티, 비건 뷰티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마켓리서치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29억달러를 기록한 비건 화장품 시장의 규모가 매년 평균 6.3%의 지속적인 성장률을 유지하며 2025년에는 20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많은 비건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기존 뷰티 브랜드에서도 비건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뷰티 시장의 움직임에 발맞춰 CJ올리브영도 작년 6월부터 업계 최초로 '올리브영 클린뷰티'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고 국내 시장을 확대해왔다. CJ올리브영은 성분, 동물 보호, 친환경이라는 세 가지 자체 기준을 만들고 부합하는 상품에 선정 마크를 붙인다. 특히 성분에서는 유해의심 성분 16가지를 필수로 배제하도록 엄격한 기준을 뒀다. 동물과 환경에 대한 기준은 둘 중 하나 이상을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에 올리브영 클린뷰티 자격을 부여해준다. 올리브영 명동, 강남 등 주요 매장에서는 이 마크를 받은 브랜드와 상품들을 한 곳에 모은 '클린뷰티존'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올리브영은 앞으로 클린 뷰티 기준에 맞는 브랜드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며 '클린뷰티존'을 전국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영 이진솔 팀장은 "클린 뷰티를 국내 시장에 맞게 재정의함으로써 K뷰티 새 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클린 뷰티 제품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특히 뷰티 시장에서 클린 뷰티, 비건 뷰티를 향한 움직임은 용기와 패키지 변화에서 크게 확인할 수 있다. 뷰티 브랜드들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등의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용기부터 상자까지 화장품 패키지에서 플라스틱이 줄어들고, PCR(Post-Consumer-Recycled)플라스틱, 종이, 유리 등 대체 소재로 바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하반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친환경 패키지 적용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니스프리 '그린티 씨드 세럼'은 종이 포장재를 적용한 페이퍼 보틀 에디션으로 출시되며 용기 플라스틱 함량을 약 52% 줄였다. 프리메라는 '슈퍼 블랙 씨드 콜드 드랍 세럼' 일부 제품에 유리 용기와 재생 플라스틱 컵을 적용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의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브리엔은 3R(Reduce,Reuse,Recycle) 실천을 위한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며 화장품 박스에 콩기름 인쇄를 적용했고 접착제 사용 대신 끼워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국콜마 역시 지난해 종이 튜브를 개발하여 플라스틱을 대체했다. 플라스틱이 500년 이상 썩지 않은 채 지구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이러한 용기 변화에 화장품 업계들이 서둘러 동참해야 할 것이다.
비건 화장품을 골라 쓰고 싶은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본인 포함)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우선 앞서 말한 '제로 웨이스트'와 '레스 플라스틱'이 대표적이다. 두 단어가 용기와 관련한 단어라면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는 원료에 관한 단어이다. 크루얼티 프리는 말 그대로 학대(Cruelty)가 없다(Free)는 뜻으로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이러한 크루얼티 프리 제품은 마크가 붙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인증 마크는 '리핑 버니 마크'다. '리핑 버니'는 1996년 북미지역 8개 동물보호단체가 연합한 CICC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영국,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여러 국가가 참여해 동물실험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핑 버니 마크는 동물실험에 가장 많이 희생되는 토끼의 형상을 본떴다. 토끼는 주로 토끼의 눈에 화학물질을 넣어 화장품이 점막에 자극을 주는 정도를 확인하는 실험인 '드레이즈 테스트'라는 실험에 주로 희생된다. 대부분 토끼는 실험 과정에서 죽게 되며 살아남은 토끼도 안구가 적출돼 약물 테스트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리핑 버니 마크를 통해 토끼를 비롯한 동물 실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화장품 선정에 있어 신중함을 기해야 할 것이다. 리핑 버니 마크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 과정 전체에서 동물실험이 없었음을 의미하며 이 마크를 얻은 뒤에서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으며 서명을 갱신해야 한다.
패스트 패션이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유행에 따라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의류로, 우리에겐 'SPA'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일반 패션업체들은 일반적으로 1년에 4~5회씩 계절별로 신상품을 내놓지만 패스트패션업체들은 보통 1~2주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인다. 심지어 3~4일 만에 또는 하루 만에 상품이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유행 지나 버려지는 재고의 숫자와 그로 인한 환경 오염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클 것이다.
자본주의의 산물인 패스트 패션은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에게 옷을 더 많이, 더 자주 사도록 부추겼다. 문제는 패션산업의 생산, 판매, 구매, 관리, 폐기에 이르는 과정이 석유산업에 버금가는 공해로 꼽힐정도라는 것이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물의 20%가 의류를 만드는 데 쓰인다. 목화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는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20%에 달한다. 그린피스는 청바지 한 벌을 생산할 때 물 7000리터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32.5kg 배출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만드는 것도, 세탁도, 버리는 것도 문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2017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35%가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 생산한 합성섬유 세탁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학섬유는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데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폐기된 옷이 썩거나 소각될 때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가 배출된다.(시사저널 조유빈기자)
하지만 다행히 소비자가 먼저 변했다!
한 철 입고 버릴 옷이 아닌, 비싸도 오래오래 여러 해 입을 수 있는 질 좋은 옷이 현명한 소비로 떠올랐다. 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며, 재품 구매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선지에는 66%가 동의했다. 전문가들 역시 그동안 패스트 패션이 패션 업계를 주도하던 시대는 저물고 리사이클 패션, 비건 패션, 리세일 패션 등이 떠오를 것이라 전망한다. 이에 패스트 패션의 대표주자 H&M은 2030년까지 100% 재생·지속 가능한 패브릭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가하면, 자라와 H&M을 소유하고 있는 인디텍스 등의 업계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기후행동을 위한 패션산업 현장’을 만드는 등 환경을 위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서 대안 패션 중 하나로 언급한 '비건 패션'에 대해서 다뤄보자면, 여기엔 우리는 모르고 기업들은 알고 있는 숨은 이면이 있다. 요즘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 레더'라는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사실 이 비건레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조가죽, 합성피혁과 같은 것이다. 진짜 동물 가죽을 쓰지 않은 가죽이라는 뜻이다. 더 와닿게 속된말로 하자면 바로 '레자'다. 다시 말해, 일부 기업들이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 비닐 소재에 '비건'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를 붙인 말장난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치 소비가 대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건 레더 제품을 지향하고 있다. 티비 속 연예인의 옷이나, 홈쇼핑이나, SNS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본인 역시 지금까지 비건 레더에 대해 자세히 알기 전까지 비건 레더가 친환경적인 레더라고 생각하여 소비하고자 하였다. 비건 레더는 물론 가죽 채취를 위해 도살되는 동물의 사체를 사용하는 실제 가죽은 아니다. 하지만 비건 소비를 권장하는 이유에는 동물권 보호만이 아닌, 환경을 지키자는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 이런 관점에서, 폴리우레탄과 폴리염화비닐로 만드는 레자는 친환경적 소비라고 보기 어렵다. 이것이 나중에 버려지면 미세플라스틱이라는 환경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친환경 가죽이라는 건 존재하는 것일까? 다행히 많은 기업들의 노력으로 여러 대안 가죽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베지터블 가죽이다. 파인애플 부산물로 만든 '피냐텍스'는 파인애플 잎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고무 성분을 제거한 뒤 숙성하여 만든다. 식물성 원료이기 때문에 가죽 소비의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인 무두질 과정에서의 화학 성분 유발이 없다. H&M, 푸마, 휴고 보스 등이 피냐텍스로 재킷과 신발 등을 만들었고, 테슬라는 자동차 시트 가죽으로 사용했다.
옥수수와 바나나를 이용해서 만든 옷도 있다. 옥수수의 녹말을 발효시켜 섬유를 만들 수 있는데, 실크와 비슷한 촉감과 광택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베네피트'에서 선보인 옥수수로 만든 양말이 그 예다. 뿐만 아니라 옛날부터 환경에 '진심'이었던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의상 제작에 필요한 자원들을 모두 옷 속면에 표기하고 있다. 티셔츠가 만들어지는 데 얼마만큼의 물이 쓰였고, 재활용 섬유가 얼마나 이용됐는지 눈으로 확인하도록 하여, 옷 하나를 살 때에도 환경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3~40% 줄일 수 있는 재생소재를 모든 제작에 100%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 밝힌 바 있다.
2017년 구찌 CEO 마르코 비자리는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중단 선언을 하며 '모피반대연합'에 전격 합류한 바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가 퍼 프리(Fur-free)를 대대적으로 선언한 것은 패션 업계에 큰 바람을 불어일으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아직도 모피 제작 공정은 자행되고 있으며 모피를 얻기 위해 사육 당하는 밍크는 산 채로 온몸이 찢기는 고통 속에 있다.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모피의 85%는 모피 생산 농장으로부터 공급되며, 이로 인해 매년 4천 5백만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된다고 한다. 해외 동물복지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모피 생산을 금지해 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대 모피 수입국이자 소비국으로 꼽힌다. 국내 모피 시장의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산 채로 동물의 껍질을 벗겨 모피를 만드는 잔인한 동물학대의 산물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바뀌면 시장도 움직인다. 나 하나의 소비 선택이 시장을 바꾸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본문을 마친다.
이번 생계형 트렌드에서는 '비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소비가 점점 가치 중심적으로 변함에 따라 '비건'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이번 트렌드 리포트를 준비하는 시간은 저희 스스로에게도 많이 반성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비건은 더이상 어렵고 멀리 있는 일이 아닌, 우리가 지구와 그리고 타인과 함께 공생하기 위해 지향하고 실천해야할 가치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거나 지나친 비건 지향은 영양소 부족과 같은 문제를 낳을 수도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정도로 선택하여 실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처럼 비건에 찬성하고 뜻을 같이하고 싶지만 실천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이 있다면 '마이크로 비거니즘'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이크로 비거니즘은 실현 가능한 범주에서 비건을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들어 자주 보이는 비건 커뮤니티, 비건 어플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채식연합회' 사이트나 국내 채식 식당 정보를 알려주는 어플 '채식한끼'에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고 하니 비거니즘을 실천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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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식생활 변화가 땅을 해방시키고, 이산화탄소 줄인다" (리얼푸드, 2019,08.29)
축산업,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4% 차지 (데일리e뉴스, 2020.11.05)
동물권단체 케어 "탈 모피 선언한 '구찌'의 생명 존중 선택을 환영한다 (핫이슈, 2017.10.16)
‘욕망의 산업’ 패션이 환경을 주목한 이유 (시사저널, 2021.01.06)
아이러니한 옷 (아트인사이트, 2021.01.21)
레자라고요? 파인애플선인장으로 만든 '비건 가죽'입니다. (조선비즈, 2020.11.14)
온실가스와 쓰레기 줄이는 친환경 옷이 뜬다 (세계일보, 2020.11.01)
[빅데이터 분석-채식주의] 국내 채식 인구 150만…10년간 10배 증가 (식품음료신문, 2020.03.11)
비건문화 적극 수용하는 2030... 먹거리에서 패션·뷰티로 확산 (이데일리, 2021.02.22)
옆집언니 최실장-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비건레더의 실체 [트렌드 리포트] (유튜브, 2021.01.18)
편의점에 비건식 확산…GS25 비건떡볶이 출시 (한겨레, 2020.12.28)
[신축년 유통 키워드] ②‘트렌드는 친환경’ 150만 비건족 공략나선 유통가 (뷰어스, 2021.01.26)
채식인구 10년새 10배↑… 폭발하는 '비건' 시장 (한국일보, 2021.01.10)
SPC삼립·미래에셋도 비건 시장 뛰어들었다 (조선일보, 2020.03.19)
MZ세대는 왜 비건에 열광할까? (매거진한경, 2020.12.16)
[비건(vegan)의 발견] 비건 식당, 찾기 힘들다고? 비건들을 위한 '식당 가이드' (데일리팝, 2019.04.08)
"동물성 원료 배제"…뷰티업계, '마이크로 비거니즘' 주목 (미디어SR, 2021.02.19)
동물과 함께 사는 법 '크루얼티 프리' ① (글로벌 에픽, 2021.02.21)
동물실험 없는 세상을 꿈꾸는 '리핑버니' ② (글로벌 에픽, 2021.02.21)
할리우드도 사로잡은 비건 뷰티, 2025년 208억달러 시장 예상 (뉴스1, 2021.02.16)
클린 뷰티, 올해부터는 제품 선택 이유 (뉴시스, 2021.02.15)
CJ올리브영, 국내 '클린뷰티' 시장 키운다 (뉴스룸, 2020.06.29)
<Beauty News / 클린 뷰티> 집콕러·홈오피스족의 뷰티 라이프 (쿡앤셰프,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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