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인사이트의 curaTIon [구독경제] #4
“너는 뭐 구독해?”
친구들과 이런 질문을 흔히 하곤 한다. 이제는 뭐하고 노는지 묻기 보다는, 넷플릭스에 어떤 드라마를 보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구독 서비스는 이미 우리의 생활이 되었다.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린 구독서비스는 다양한 개인취향을 고려하고 어떻게 하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앞서 구독경제의 정의를 다룬 포스팅에서 진단했듯이, 구독경제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최근에 구독경제가 각광을 받는 것은 다변화되는 소비자의 취향과 그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마이크로 한 시장을 구독서비스가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구독의 영역은 음식, 자동차, 패션 등으로 매일매일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생각지도 못했던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개인에게 어떤 서비스가 잘 맞을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취향을 찾고,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모든 서비스를 소개할 수는 없어, 두 가지 기준으로 서비스를 선별했다.
첫째, 구독 서비스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서비스인가?
둘째, 구독 서비스가 마이크로 한 취향을 고려한 서비스인가?
상품, 콘텐츠, 서비스로 분류하는 방법도 있으나, 위와 같은 기준을 세운 것은, 모든 서비스를 일일이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고, 단순한 소재보다는 서비스가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과 소수의 취향을 대상으로 하는 사례를 통해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등장할지 가늠해 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래서이다.
헬스케어는 몸과 마음 모두를 관리해야 한다. 트렌드인사이트에서 근래에 다룬 트렌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신건강은 육체 건강 그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개인의 건강을 케어 해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5&v=4kOpQVmu1O0
TheraBox를 서비스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Therabox는 아로마테라피, 천연입욕제 등 육체의 건강과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정기적으로 배송한다. 구독자는 매달 천연 입욕제가 풀린 욕조에 누워 긴장된 근육을 풀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와 회복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아예 스스로 편안함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다. Hyggebox는 스웨덴의 Hygge를 구독자가 만들 수 있도록 여러가지 아이템을 제공한다. 허브티, 비스킷, 향초, 담요, 마음이 따뜻해 지는 그림 등을 매달 배송하는 Hyggebox는 힐링의 개념을 일시적인 회복이 아니라, 생활 자체를 힐링이 되도록 변화시키는 것으로 접근한다.
구독서비스는 사용자 기준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해당 서비스가 나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너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누군가는 궁금해할지도 모르겠다. 왜 너와 나, 둘 모두를 위한 서비스는 없는걸까?
Moms+Babes Box의 창업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그들은 엄마와 아기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새로운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Moms+Babes Box는 엄마와 아기를 위한 물건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준다. 매년 4차례에 걸쳐 배송되는 박스에는 아기의 지능, 정서적 발달을 위한 물건과 육아에 지친 엄마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물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서비스와 달리 대상을 ‘너와 나’가 아니라 ‘너와 나의 관계’에 주목한 점은 다른 서비스에서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관점이다.
취미가 해리포터인 사람에게, 늘 미스테리하고 음모론을 파헤치는 것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을까? 구독 서비스의 확장에는 한계가 없는 듯싶다. 이제는 일반적인 취미 외에 독특한 취미 또한 서비스의 영역이 되었다.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사람들, 마법과 용이 사는 세계를 동경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 Geekgear는 매달 마법, 판타지 아이템을 배송해준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도 독특하다. 마법 지팡이 패키지, 마법사 패키지, 마법 관련 의류 패키지 등 기간이 아닌 박스가 다루는 아이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세상의 미스테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는 매달 암호와 퍼즐이 가득한 패키지가 배송되는 Finders Seekers의 서비스를 추천해주고 싶다. 갖가지 암호화된 문제들을 풀기 위해 고전적인 방법이든, 구글 검색이든 온갖 방법을 다 활용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22&v=qDCBOSI1z5w
격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방전된 듯한 느낌, 소위 말하는 당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달달한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에게 마쉬멜로우와 커피, 초콜렛, 쿠키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당이 떨어지는 순간을 조금 더 달갑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Marshmallow of the Month Club -Edible-Opus는 이름 그대로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매달 간식을 전해주는 구독 서비스다. 구독자가 특정 제품에 질리지 않도록 다양한 맛의 간식을 번갈아 제공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8GgGtdJ1a0
앞서 살펴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고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작은 영역부터 같은 서비스를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구독서비스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구독을 선택하는 것과 개인의 성향, 취향 간의 연관성이 올라갈수록, 무엇을 구독하느냐가 개인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된다면, 구독 서비스는 단순히 서비스 제공이 아닌 자신들의 서비스가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주거나 느끼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영역이라면 자신에게 더 맞는 것, 경제적인 문제로 구독을 취소해야 한다면 가치가 덜한 쪽부터 취소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최대한 오랫동안 구독자를 붙잡으려는 서비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고, 구독자들은 어떤 것을 취소해야 할지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치열해지는 경쟁은 오히려 구독 서비스 간의 협업의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하나의 서비스만으로 모든 것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기를 위한 구독 서비스가 존재하듯, 서로 친밀한 관계인 사람들, 유사성이 있는 제품들,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서비스 등은 함께 협업하는 사례가 등장할 것이다. 서로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으면서 기업은 더 큰 이익을 내고, 소비자는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면 제휴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구독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구독자의 ‘싫증’이라는 수치를 얼마나 조절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제휴 상품이 등장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이런 것도 구독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사소한 것부터, 감탄할 만큼 놀라운 서비스가 존재한다. 그러니 한 달에 한 두 번만 이용하는 넷플릭스에 계속해서 돈을 지불해야 할지 고민하지 말자. 앞으로 등장할 구독 서비스 중에 자신이 진짜 관심을 가지는 영역을 찾고, 삶의 즐거움을 매달 구독하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