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묘한 Apr 19. 2023

오늘의집이 엔데믹을 버텨낸 비결은

하지만 정말 완전히 이겨내려면 PB가 출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2023년 04월 1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이 정도면 정말 선방입니다


 지난 4월 14일, 베일에 쌓여 있던 오늘의집의 2022년 성적표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매출 1,864억 원에, 영업 손실은 362억 원이었는데요. 비록 여전히 적자 상태이긴 했지만, 전년 대비 매출은 59% 성장한 동시에, 영업 손실은 6% 줄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근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선방했다고 칭찬할만한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작년 하반기 들어 오늘의집엔 여러 위험신호들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엔데믹으로 인해 인테리어 시장 자체가 침체되고, 경기 불황으로 인하여 소비 수요마저 감소하면서, 오늘의집은 거래액 성장이 둔화와 방문자 수도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더욱이 오늘의집은 현재는 인테리어 시장 그 자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강력한 버티컬 카테고리 리더였기에, 이러한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고요.



1등이라 오히려 좋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집이 시장의 우려와 달리,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역설적으로 강력한 인테리어/가구 카테고리 지배력 덕분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시장 자체가 흔들리면, 일반적으로는 1위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경우, 상위 브랜드로 고객이 쏠리면서 생겨나는 양극화로 인해, 1등 기업은 상대적으로 득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수치로도 이는 증명되는데요. 오늘의집 월간 방문자 수는 작년 3분기 이후 급감하였지만, 오히려 2위 플랫폼인 집꾸미기와의 격차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의집은 과감하게 광고 선전비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었고요.


시장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1등 플랫폼 오늘의집이 본인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인테리어/가구 시장의 오늘의집 의존도는 더욱 증가하고, 이에 따라 당연히 상대적으로 상품 공급 업체의 협상력은 약화되게 됩니다. 이를 기회로 삼아 오늘의집이 적극적으로 공략한 곳이 바로 가전 시장이었는데요. 가전은 사실상 인테리어/가구와 거의 고객층이 겹치는 카테고리입니다. 다만 사치재 성격이 강해, 불황이 찾아오면 수요가 급감하기도 하는데요.  한때는 팬데믹 수혜로 급성장하던 가전 시장은 최근 12개월 연속으로 역성장할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빈틈 덕분에, 오늘의집은 가장 많은 잠재 고객을 거느린 플랫폼으로 융숭한 대접받을 수 있었고요. 좋은 가격과 행사들을 제안받아, 빠르게 가전 카테고리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작년 오늘의집에서 10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 수는 24%, 50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 수는 무려 62%나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가전 카테고리 확장과 이에 따른 객단가 상승효과를 통해, 오늘의집은 엔데믹 여파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진짜 위기는 올해? PB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오늘의집은 우선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소비 수요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흑자 전환을 위해선 거래액 규모의 추가적인 성장이 절실한데, 현재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니 자칫하다가는 아예 역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사실 작년의 높은 성장률은  그나마 팬데믹 여파가 남아 있던 상반기 덕분이고요. 혁신의숲이 제공하는 데이터 기준으로, 오늘의집 거래액은 작년 4분기와 올해 1,2월 모두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입니다.


 가구는 물론, 가전 시장마저 전체적으로 침체되는 가운데, 아무리 오늘의집이 1위 플랫폼이라도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직매입이나 자체 배송 상품을 늘리는 것도, 적자가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한 지라 선택하기 어려울 거고요. 마지막으로 오늘의집은 최근 일본에 이어 미국으로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성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따라서 오늘의집은 다른 것보다 올해는 PB 확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지 않나 싶은데요. 우선 거래액이 줄더라도, 자체 상품 판매 비중이 늘면 매출액 자체는 성장시킬 수 있는 데다가, 수익성 강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작년 1월 오하우스 명칭의 상표를 다수 출원하며 PB 출시설이 잠시 나오긴 했지만, 이후 진척된 것은 없었는데요. 올해는 오늘의집이 과감히 도전하여, 무신사 스탠다드 효과를 보는 무신사처럼 보다 더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기를 바라봅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뉴스레터 무료 구독하기


카카오 톡채널 무료 구독하기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 보러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트렌비, 적자 해치웠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