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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Jun 22. 2023

에이피알은 미디어커머스를 극복했을까?

아직은 완전히 피보팅 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2023년 06월 2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했습니다


 에이피알이 CJ온스타일로부터 기업 가치 1조 원으로 산정된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에이피알이라는 이름이 낯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에이피알은 패션 브랜드 널디,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등으로 유명한 1세대 미디어커머스 회사입니다. 그리고 매년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기업이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영업이익까지 유지하는 걸로도 유명하고요.


 특히 최근에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고속성장을 견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최근에는 스스로를 더 이상 미디어커머스 기업이 아닌,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정의 내리고 있기도 한데요. 이들이 탈 미디어커머스를 선언한 건, 이미 미디어커머스 기반의 사업 모델이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에이피알은 정말 뷰티테크 기업으로 완전한 피보팅에 성공했을까요?



아직은 완전히 극복하진 못했습니다

     

 한때 유행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던 미디어커머스 기업들. 이들이 롱런하지 못했던 건, 높은 광고선전비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경쟁의 심화와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고객획득비용은 계속 치솟았고요. 특히 SNS 광고 등에서 접하는 신기한 상품에 머물러, 한번 혹해서 사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에이피알은 애초에 접근법 자체가 달랐습니다. 한 번 쓰면 다시 쓸 수밖에 없는 '비가역적 제품'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세웠고요. 그래서 패션과 뷰티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상품군과 달리, 이 둘은 한번 충성고객이 되면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웠으니까요.


 안타깝게도 1차와 2차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납니다. 왜냐하면 에이피알이 만든 패션 브랜드 널디와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쳤기 때문인데요. 화장품은 재작년, 의류는 작년에 매출 성장이 꺾이면서, 결국 비가역적 브랜드로 거듭나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내놓은 카드가 바로 뷰티 디바이스 기기, 에이지알입니다. 이는 작년 1분기 김희선 배우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가 대박 나면서, 현재 고속 성장 중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로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되고 있고요.


광고선전비는 줄어들었지만, 동시에 판매수수료는 증가하여 효과가 반감되었습니다


 다만 역으로 에이피알은 오히려 자사몰보다 외부 채널 판매를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한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TV광고를 진행한 22년 1분기 이후부터 광고선전비 비용 비중은 꾸준히 낮아졌는데요. 반면에 판매수수료 비중은 작년 4분기부터 증가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에이피알의 자사몰 비중도, 전년도 1분기 68.3%에서 올해 1분기에는 63%까지 하락하였고요.


 따라서 아직은 에이피알이 광고선전비의 늪에서 벗어나 미디어커머스의 굴레를 벗어던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결국 비용 계정이 바뀐 것이지, 성장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 지불이라는 것 자체는 같으니까요. 하지만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의 합 또한 꾸준히 줄고 있긴 해서, 당장의 수익성은 조금이나마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품질


 그럼 앞으로 에이피알은 어떻게 '비가역적 제품'을 만들 생각인 걸까요?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에 답이 숨겨져 있습니다. 에이피알은 에이지알과 자사의 화장품이 연계되도록 연결하여, 지속적인 구매 확장에도 열심히 참여 중인 상황인데요. 일단 디바이스를 뿌리기만 하면, 이용하면서 자연스레 다른 상품의 연계 구매로 이어질 테니, 전략 방향 자체는 훌륭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다면, 바로 뷰티 디바이스의 품질 문제입니다. 아예 R&D 전문 조직을 운영하는 등, 에이프릴은 향후에도 품질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아직은 초기 단계인지라, 기술력 자체를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더욱이 관련하여 부정적 이용 후기가 꽤나 보이는 상황이고요. 때문에 향후 기술 역량 기반의 무언가를 새롭게 보여주지 않는 이상, 뷰티 디바이스 만으로는 중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아마 내부적으론 기업 공개 이후 추가적으로 확보한 자본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이러한 역량을 확보할 계획으로 보이고요. 이미 좋은 숫자를 만들어낸 곳이다 보니, 앞으로도 더 진보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해 봅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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