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 Mar 09. 2020

전염병은 사회를 어떻게 바꿀까?

학교는 안 가도 PC방은 가고, 화상과외를 하고, 이혼율은 오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발원지 중국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신규 사망자와 확진 환자, 의심 환자 등 3대 수치가 3일 연속으로 100명 이하를 기록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이혼이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실상 가택 연금에 해당할 자가 격리 생활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서 부부간 트러블이 폭증한 게 주요 이유로 꼽힌다.


 지난 6일 중국 화상보(華商報)가 전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17개 혼인등기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이런 세태를 잘 보여준다. 화상보에 따르면 시안의 혼인등기소는 지난 2일부터 정상적인 근무에 들어갔다.시안의 베이린(碑林)구 경우엔 신종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먼저 전화로 결혼 등기 예약을 받는다. 혼인 등기 방문자가 서로 부딪쳐 감염되는 경우를 피하게 하기 위해 평소보다는 예약 건수를 적게 받고 있다.


한데 지난 5일의 경우 결혼 등기 예약은 28쌍이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이혼 등기가 14쌍이나 됐다. 베이린구 혼인등기소의 왕(王)모 씨는 “14쌍은 당일 처리 가능한 최대 건수”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이혼이 많아지는 때는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설) 직후와 자녀가 대학시험을 치르고 난 뒤인 6월 이후 두 경우다. 왕씨는 “신종 코로나로 부부가 장장 한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생활하면서 각종 트러블이 생긴 게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안의 옌타(雁塔)구 혼인등기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곳에서 일하는 한(韓)모씨는 “하루에 처리하는 22건의 혼인 및 이혼 업무 중 이혼 최대 처리 건수를 5건으로 설정했는데 이미 18일까지 이혼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가오신(高新)구 혼인등기소의 쑨(孫)모씨에 따르면 “하루에 결혼 11건, 이혼 4건 처리 방침을 정했는데 이혼 예약은 매일 만원 사례”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정지되며 부부가 온종일 집에 붙어 있다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옌타구의 한씨는 “인터넷으로 이혼 예약을 받은 뒤 날짜가 닥쳐 전화로 문의하면 취소하겠다고 말하는 부부도 많다”고 밝혔다. 베이린구의 왕씨는 하루에 이혼과 재혼을 진행하는 희한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젊은 부부가 찾아와 이혼하겠다고 해 서류 절차가 다 진행됐는데 이들이 갑자기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이혼을 취소할 수는 없고 해서 바로 재혼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혼인등기소에서 일하는 이들은 결혼 및 이혼 문제는 인생의 대사(大事)라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문제로 신종 코로나 기간 생긴 잠시의 불화로 가벼이 이혼을 결정하지 말 것을 시민들에게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화상보는 전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2982275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PC방. PC방 내 흡연실에서 고등학교 남학생 두 명이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흡연 후 자리로 돌아온 이들 옆자리엔 10대 남학생 4명과 여학생 1명이 무리 지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서현동에 산다는 한 남학생(19)은 “코로나19에도 상관없이 매일 PC방에 왔다”며 “낮에 인터넷으로 학교 수업을 들은 후 PC방으로 오고 있다. 집에만 있기엔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산다는 또 다른 남학생(19)은 “코로나19 안 무섭다. 난 안 걸릴 것”이라며 “나오지 말라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교육 당국이 초·중·고 개학 연기를 결정하고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일부 청소년들은 PC방 등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전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연 합동 기자회견에서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학원·교습소·PC방·노래방·독서실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도록 지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역시 방역 사각지로 꼽히는 PC방 등의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분당구 서현역에서 만난 10대들은 이 같은 교육 당국의 권고를 모르고 있었다. 분당 AK백화점에서 만난 고등학생 2명은 “권고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PC방으로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가고 있다고 했다. 교복을 입고 이날 서현역을 찾은 여중생 2명은 “안내를 들은 적 없다”며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현역의 한 PC방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학부모 통제가 잘 되는 중학생들은 코로나19 이후 PC방에 잘 오지 않지만, 고등학생들은 아니다. 매일 오는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https://mnews.joins.com/article/23724527?cloc=joongang-mhome-Group4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커지자 대학생들이 주로 하는 과외 아르바이트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과외 수업을 해오던 대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거나 잠시 쉬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면 접촉을 피하는 분위기 속에서 과외 강사가 학생을 직접 방문하는 수업 방식이 줄어든 반면, 온라인 화상과외 수요는 이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이달 23일로 3주 미루고, 학원들도 휴업에 들어가자 학부모와 과외 강사들이 온라인 수업에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학부모 류모(42)씨는 "중학생 자녀가 수학 내신 과외를 받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화상 과외로 바꿔 달라고 부탁했다"며 "아이가 공부는 해야 하는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대학생 선생님과 대면하기는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여러 중·고교생을 상대로 수학 과외를 해온 30대 A씨는 최근 방문 과외를 받던 학생들에게 화상수업을 먼저 제안했다.


A씨는 "이런 시국에 대구에서 오프라인 과외를 한다고 하면 주변 시선이 안 좋을 것 같았다"며 "개학이 이달 말로 연기된 상황에서 학부모들도 과외를 마냥 쉬기를 원하지는 않아 흔쾌히 응하더라"고 했다.실제로 한 과외 중개 사이트에 올라온 대학생 강사들의 소개 글에는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꺼려진다면 화상 수업도 진행할 수 있다", "당분간 모든 수업을 화상으로 진행한다"는 문구가 종종 눈에 띈다. 이 때문에 화상과외 업체들도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 온라인 화상과외 사이트 관계자는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사이트를 찾는 고객들이 1월보다 50% 이상 늘었다"며 "다른 업체에서 과외를 하던 선생님들도 우리 업체로 여럿 넘어왔다"고 말했다.

14년간 화상과외 업체를 운영해온 강모(62)씨는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강사 모집도 한 달에 한 번 하던 것을 매주 하고 있다"며 "물론 일시적 현상이겠지만, 14년간 이렇게 고객이 많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항상 새로운, 신기한 어떤 현상을 찾으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작은 게 크게, 큰 게 작게 보도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중 어떤 현상은 우리 사회의 습관을 바꿔 놓을 수도 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까지 바꿀지도 모른다. 지금은 아직 시작일 뿐이니까. 코로나19확진자수의 증가가 조금씩 둔화되면서 '이젠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란 기사도 가끔 눈에 띈다. 그러나 사람들의 공포가 안도심으로 바뀌려면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지자체에서 배포한 폰트들과 그 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