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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y 08. 2024

'오늘 삶'에 집중하면

어제와 내일의 '나'도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삶'에 집중하면 어제와 내일의 '나'도 바꿀 수 있습니다. 

'내일' 관련은 그나마 수용하겠는데 과거를 바꾼다니.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고요? 저도 글을 쓰기 전에는 이렇게 반응했을 겁니다. 


어제 [글빛백작] 책쓰기 강의를 했습니다. 강의 중 제 사진 다섯 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동안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부모님의 불화, 가정 형편의 어려움이 주로 생각났습니다. 가급적 어린 시절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공부로 인정받는 학생이었습니다. 가정 상황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부모님이 죽니 사니 다투는 것도 겉으로 티 내지 않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한 달 다닌 영어학원 더 이상 다니지 못해도 돈 때문인지 몰랐을 겁니다. 저는 부모님 사이에 새우였습니다. 서로를 향한 두 분의 화살을 말을 제가 대신 들어야 했습니다. 한 번은 일이 터질 것 같아 112 신고까지 한 적 있었으니까요. 


강의를 준비하고 어린 시절 제 사진을 보니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던 일들도 떠오르더군요. 오이 장사하러 부산에 가셨던 부모님이 저와 동생을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에 간 기억도 나고요. 제가 부산 지하철 내리기 전에 문이 닫혀서 동생이 누나 부르면서 지하철 문 쪽으로 접근하니 지하철 문이 열려 내린 기억도 또렷합니다. 


부모님은 없는 살림에 공원에서 장난감 사주셨는데도 지금도 동생 로봇 하나 못 사준 것을 미안해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제가 챙겨야 하지만, 며칠 전에 저희 집 세 자매 용돈 못 줬다며 마음에 걸린다는 말도 엄마는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작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저는 제 삶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과거도 현재도 잘 살고 있는 척했겠지요.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제 마음속에는 한 번씩 불쑥 나타나는 게 있었으니 바로 감정 기복이 심한 모습이었습니다.


정당하다며 제 주장을 펼칩니다. 주변 사람들은 저를 상당히 강한 성격으로 봅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때부터 그렇게 저를 바꾸고자 했었거든요. 목표를 향해 추진하다가도 갑자기 멈추기도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해줘 뭐 하나" 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무기력한 모습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랬다저랬다 변덕스러운 감정은 어릴 적 부모의 양육 환경과 연결 지어, 남 탓하기 바빴습니다.


작가로 산 지 4년 차. 긴 경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매주 2시간씩 <이은대 자이언트 북 컨설팅> 책쓰기 정규과정 강의를 들으면서 강의 내용에 젖어들었지요. 시작은 잘하나 쉽게 포기하는 제가 지금껏 강의를 듣고 있고 라이팅 코치 역할도 하고 있으니까요. 제겐 인생이 바뀐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운 점 적용하기 위해 글을 쓰면서 과거의 제 모습도,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는 점 알게 되었습니다. "쓰면서" 제 과거도 바꿉니다. 


제 삶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고 어릴 적 고단한 삶 덕분에 지금 제가 할 역할에 애쓰고 있습니다. 동시에 챙길 일도 놓치지 않고 완수합니다.


예를 들면 어제 저는 오전 시간에는 1학년 담임선생님들, 학생들과 함께  스포츠 리그를 진행했습니다. 안전에 중점을 두어 2시간 30분 동안 잘 마무리했습니다. 학생들 점심 식사를 챙긴 후에 조퇴를 했습니다. 두 시간 수업은 미리 준비한 후 수업을 맡아줄 선생님들 두 분을 섭외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한두 번 새로운 선생님과 시간을 보내는 점도 좋은 경험으로 여길 테고요. 4교시과 5교시 사이에 10분 비는 쉬는 시간까지도 섭외한 선생님께서 안전을 챙겨주시도록 의논이 끝났습니다.


천안에 가서 이은대 대표 동기부여 특강을 들었습니다. 특강 들으러 천안까지 가다니 뭐 하는 짓이냐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요. 특강을 들으면 제 멘탈이 잡힙니다. 이 에너지는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과 나누기 마련입니다. 천안에서 대전으로 내려왔습니다. 대전 '스파크 플로우'에서 [글빛백작] 책쓰기 강의를 한 후 부산역으로 갑니다. 그리고 김해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더군요. 


천안 올라가는 열차 안에서 공저 출간 전자계약까지 완료했습니다. 밤에 부산으로 오는 길에는 자이언트 공저 8기 잠실 교보 사인회를 위한 미니 배너 디자인 수정 작업이 이어졌고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을 타이트하게 살아내는 이유는 지금 제 일상이 내일의 저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던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요. 제 삶에 집중하는 과정 덕분에 행복을 느낄 때 저는 주변까지도 웃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작가 삶 통해서 깨닫습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이 있습니다. [글빛백작] 공저 4기 초고 쓰는 기간입니다. 이분들 중엔 저보다 작가 경력(?)이 길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초고 쓰는 일이 때론 갑갑하겠지요.  쓰는 기간을 채운 덕분에 지금 행복하다는 점 밝히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작가는 오늘을 살아갑니다. 정진해야겠지만 과거보다는 감정 기복도 해결하고 다른 사람과의 약속뿐만 아니라 나와의 약속도 지키고자 오늘에 집중합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영화 OST "바람의 멜로디" 노래를 2월 한 달 동안 자주 들었습니다. 

곡이 마무리될 때 이러한 가사가 있습니다.


머물러 달라 해도 또 잡아봐도 

내 하루가 하루가 내게 주어지고

내 눈물은 사라져갈 어제 속에 있잖아.

난 날아올라 저 구름 위로 내가 먼저 가볼래 

기다려 받기만 했던 내일을 찾아갈래

돌아본 곳에 네가 있기를 바래.

바람의 멜로디 <마당을 나온 암탉>


내 눈물은 사라져갈 '어제'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하루가 주어지고 오늘을 살아갑니다. 노래가 영화 어느 장면에 흘러나왔는지 찾아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가사에만 집중해서 노래를 흥얼거려보았습니다. 


반복해서 듣고 부르니 노래 가사가 마치  제가 살아온, 살아갈 삶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제가 작가가 아니었다면 그저 좋은 가락쯤으로 여겼을 겁니다. 작가로서 노래를 들으니 가사를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제게 와닿았습니다. 


저의 눈물은 어제 있습니다. 비록 오늘 울 일이 생기더라도 밤 12시가 지나면 어제 일이 되는 것이지요. 제 삶은 지금에 집중합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은 어제의 눈물도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눈물 흘릴 수 있는 과거가 있어서 감사하기도 합니다. 지금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을 테니까요. 


어제, 오늘, 내일

모든 시간 놓치지 마십시오. 소중한 날들입니다. 혹시라도 과거의 저처럼 스스로에 대한 연민으로 누워 계시는 분 있나요? 아래의 노래가 조금이라도 기운을 내시는 데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욕심을 내자면, 산책, 도서관 나들이, 청소 등 한 가지라도 행동하시면 기분이 조금이라도 회복되실 거라는 점 알려드립니다.


https://youtu.be/A_IHfGJMdLE?si=8xT-2I9XoZ_kCzJv



https://blog.naver.com/giantbaekjak/223438319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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