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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Aug 11. 2022

제자, 신규발령받다.

아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다.

"선생님 김해 OO초 발령 났습니다." 제자 발령 소식에 기뻐서 춤이라도 추고 싶다. 내일 교육지원청 갈 텐데 내가 떨린다.

친구가 있는 학교다. 그리고 교감선생님과 식사도 할 만큼 친분이 있다. 교감선생님께 전화를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고3 때 교대 진학에 대하여 물어볼 것이 있다고 전화 왔었다. 교대 생활과 교사 생활에 대한 질문이었다.

"선생님은 만족해. 그런데 교대 생활은 좀 힘들었어."

제자는 교대 후배로 입학하고 4년 과정을 마쳤다. 기간제 교사를 6개월 한 후 군대를 갔다. 지금쯤 제대할 때 되었을 텐데.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3월 초, 우리 반 학생들이 그림편지를 써서 훈련소에 보낸 기억이 난다. 제대 날짜가 다가온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진로 선택할 때, 임용 칠 때, 기간제 구할 때, 군대 갈 때 소식을 전해준 제자가 고맙다. 아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다.

나는 올해 5학년을 맡고 있다. 우리 반을 보고 있으면 발령받은 제자의 5학년 모습이 떠오른다. 책상에 앉아 나를 보고 있는 학생들에게 나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고민한다.

"우리 선생님은 책을 좋아하셨고 책을 읽어주셨어. 우리 선생님은 같이 책쓰자고 했어. 나의 말과 글에 귀 기울이셨어." 이렇게 기억해주면 좋겠는데.

그럼 지금 나는 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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