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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Nov 26. 2016

국가조직 설계를 위한
DAO 철학과 BSCM 플랫폼

국가조직 설계를 위한 
DAO 철학과 BSCM 플랫폼
     


2016-11-26(토) 김용민 브리핑 토요판에 실린 [최동석 칼럼]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1126토①] '순수모금'? 정호성 녹음파일이 뒤집는다


안녕하십니까? 최동석입니다.     


1.

지난 시간에는 국가경영을 위한 인간의 존엄성과 그에 근거한 분권화된 자율조직, 즉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DAO)의 조직철학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울러 이에 근거하여 세 가지 국가조직 설계원칙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한걸음 더 들어가 국가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DAO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것은 국가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패러다임은 모든 조직에 적용될 수 있는 개념체계이므로 가정이라는 아주 작은 조직에서부터 기업조직뿐만 아니라 국가조직에도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2.
요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종인, 박지원 같은 고희를 훌쩍 넘긴 노인들이 나서서 마치 당장 개헌을 해야 하는 것처럼 떠들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사람들이 DAO개념이 뭔지 이해하겠습니까? 한마디로 코미디입니다. 헌법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토대를 구축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인사조직론에서 플랫폼이란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정신적, 경제적, 물리적 토대를 말합니다. 모든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플랫폼인 헌법은, 조문 하나하나가 자신의 삶에서 무슨 의미를 갖는지 제대로 이해할 때까지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 개정되어야 합니다. 개헌은 삽시간에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와 같은 게 아닙니다. 모두 그렇게 하기로 합의할 때까지 오랜 시간 숙성시켜야 합니다. 87년 헌법이 부실한 이유는 오랜 기간 숙성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몇 달만에 뚝딱 개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김종인, 박지원 같은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에게 유리한 권력구조를 만드는 데에만 에너지를 쏟는 정치 모리배에 불과합니다. 시민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속아서는 안 됩니다.

3.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분권화된 자율조직인 DAO개념의 뿌리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상과 철학이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인간존중의 사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더욱 우리에게 인간존중의 DAO철학이 필요합니다. 이전 칼럼에서 몇 차례 언급했듯이 동양의 공맹 사상과 주자학에 근거한 조선 성리학은 사실상 인성론만 있었지 조직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처럼, 인간의 성품이란 교육을 통해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교육환경과 조건을 무시한 채 도덕적 성품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상 큰 효용이 없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조직론이 결핍된 인성론은 비리와 부패, 억압과 착취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선 성리학은 탁월한 인성론을 개척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구한말 지배층의 무능과 부패로 나라가 멸망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대선 후보의 인성론에만 매달려 있는 언론과 지식인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물론 공직자 후보들의 인성검증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정책 실현을 보장할 수 있는 조직설계가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DAO철학에 따른 조직설계입니다.

4.
일제강점기와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조선 성리학이 추구했던 인의예지가 발현되는 인간상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비굴하게 사는 것도 삶의 전략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명박과 박근혜에 부역했던 자들을 보십시오. 얼마나 비굴한 삶을 살았겠습니까? 그동안 조직론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파렴치한 자들이 판을 치는 것은 조직설계에서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5.
1980년대에는 독재자를 물리치고 민주화가 실현되는 듯했지만, 신자유주의적 승자독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을 만드는 바람에,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한 조직론은 사라졌습니다. 자본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그 자본권력에 정치권력이 빌붙어 먹는 자본의 독재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정치권력의 독재든, 자본권력의 독재든 모든 독재시대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지 않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6.
이제는,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탁월한 인성론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조직론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인간의 선한 본성을 발휘하도록 장려하고 악한 본성은 억제하도록 조직을 설계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7.

국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조직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재설계라고 했지만, 사실상 판을 완전히 바꿔서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도록 국가를 포맷해야 합니다. 모든 조직설계의 출발은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8.

이런 기초적인 이해를 전제로, 조직을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은 여섯 개의 개념이 원을 이루면서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비전전략조직성과역량인사. 이 여섯 개의 개념이 국가경영의 플랫폼을 구성합니다. 이런 여섯 가지 개념들이 원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모델을 The Basic Six Circles Model(BSCM)이라고 합니다. 이 모델을 그림을 보면 더 쉽게 이해됩니다. 저의 블로그 브런치에 이 칼럼을 매주 올려놓습니다. 여기서 BSCM의 그림을 보실 수 있습니다.      

8.1.

국가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모든 조직은 비전에서 출발합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 직무가 적절히 배치되도록 조직을 설계해야 합니다. 그런 조직은 비전을 향하여 한 걸음씩 나아가도록 각 직무에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런 성과를 창출하려면 당연히 각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구성원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구성원들이 제대로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맘껏 발휘하려면 인사기능이 지원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BSCM이라고 합니다.     


9.

제가 가끔 경영개념들을 영어나 독일어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영어나 독일어를 잘 못합니다만, 청취하시는 분들의 넓으신 아량으로 용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인사, 조직, 경영은 대부분 서양에서 진화된 개념이라서 우리 고유한 언어체계로 편입된 단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대한 우리말로 번역해보려고 하지만, 번역한 것이 오히려 더 생경하고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원어를 가끔 그대로 쓴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경영학은 특히 그 역사가 짧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10.

아무튼, 조직은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어디론가를 향하여 움직여야 합니다. 그 목적지가 바로 비전입니다. 대한민국의 비전은 뭔가요? 없습니다. 이 ‘비전 없음’이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박근혜 개인의 비전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 전체가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비전은 시대정신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데, 오늘날 우리의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고작해야 자본권력의 독재체제에 자신을 편입시키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참혹한 비전입니다.     


10.1.

비전은 공동체가 기대하는 바람직한 미래상이어야 합니다. 이 미래상은 공동체 전체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도달해 있어야 할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큰 조직일수록 비전은 도전적이고 명확하고 매력적이어야 하며 그 결과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11.

우리는 과연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의해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비전은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국가권력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12.

여기서,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누릴 수 있으려면 스스로 독립된 상태여야 합니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칸트의 철학적 성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 후의 많은 인문학자들은 칸트의 이 견해가 영원한 진리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모든 인간이 독립된 자율적 주체로서 존재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13.

그러니까, 조직이라는 공동체가 만들어지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자율적 주체로서 존재하도록 조직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때 위에서 언급한 비전전략조직성과역량인사라는 6가지 개념들, BSCM의 여섯 개의 원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앞으로 굴러가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조직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살펴보겠습니다.      


14.

오늘은 우선 비전과 전략입니다. 비전이란 눈을 뜨고 있으면 보이지 않지만, 눈을 감으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 대부분이 눈 감으면 보이는 것이 비전이 되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아주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15.

매력적인 비전이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도전적이어야 합니다. 둘째, 명확해야 합니다. 셋째, 그 결과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① 도전적이라는 말은, 일상적으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서 평소에 하던 방식으로는 다다를 수 없고 별도의 전략을 짜서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② 명확하다는 말은, 맞추려는 과녁이나 이루려는 목표가 도전적이어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지만, 그 전략을 실행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눈을 감아도 보일 정도로 강렬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③ 결과를 알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국민행복시대를 열겠습니다와 같은 헛된 구호가 아니라 백두산을 등반하겠습니다와 같이 누가 보더라도 그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등반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 결과를 누구나 알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16.

이런 세 가지 조건에 잘 부합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을 실천해온 국가들이 바로 DAO철학으로 운영되는 게르만 모형과 스칸디나비아 모형을 채택한 나라들입니다.      

               

그러나 영미식 앵글로색슨 모형이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라틴 모형은 DAO조직이 아니라 피라미드형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기업조직 중에서 DAO철학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현상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17.

이제, DAO철학으로 운영되는 비전과 전략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폐허 속에서 독일인들은 망연자실하고 있었습니다. 1949년에 기민당이 서독이라는 국가를 운영할 수 있도록 미군정으로부터 정부를 넘겨받았습니다. 당시 콘라트 아데나워가 총리로 선출되었습니다. 기민당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18.

기민당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파악했습니다. 그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나치정부의 만행과 그 부역자들로부터 국가를 구해내야 한다는 것과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 전략을 펼쳤습니다. 한편으로는 탈나치화 작업의 일환으로 나치정부에 부역했던 자들을 5등급으로 분류해서 처벌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는 독재정부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DAO철학에 근거한 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19.

DAO철학에 근거한 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한다는 뜻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기본법 제1조 1항을 다음과 같은 두 문장으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될 수 없다. 이것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권력의 의무다.”      


국가의 존재목적을 아주 명확하게 정의했습니다. 국민이 국가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습니다.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은 칸트의 철학적 사유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이에 근거하여 초대총리였던 아데나워와 기민당 정부는, 모든 인간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맘껏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독립된 자율적 주체로서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러한 비전으로부터 국가운영전략을 도출했습니다. 이 전략은 세 가지 정책으로 실천되었습니다. 첫째, (거의) 무상교육, 둘째, (거의) 무상의료, 셋째, (거의) 무상주택 정책이었습니다.      


20.

독립된 자율적 주체로서 살아가려면, 즉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려면, 최소한의 삶의 조건인 교육, 의료, 주택을 무상에 가깝도록 제공할 수 있는 국가운영조직을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비전과 거기서 파생된 국가운영전략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인들의 과거 잘못에 대한 철저한 반성적 성찰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비전과 그것을 실천하는 전략은 오늘날까지 흐트러짐이 없이 실천되었습니다. 독일은 이렇게 DAO철학을 실천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21.

다른 한 예는 들어보겠습니다. 1969년, 독일인들은 빌리 브란트를 총리로 맞아들였습니다. 독일인들이 기민당에서 사민당으로 정부를 넘겨주었기 때문입니다. 빌리 브란트는 독일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는 가난한 어머니에게서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태어났습니다. 청년시절에는 나치정부에 저항하느라 대학을 다니지 못했습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망명생활을 하면서 나치에 저항했습니다. 우리식으로는, 고졸 출신이지만 서독 총리가 되어 세계사에 길이 남을 비전과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는 독일인들에게 통일의 비전을 뚜렷하게 심어주었습니다. 독일인들이 눈을 감으면 동서독이 통일되는 순간을 염원할 수 있도록 가슴에 뜨거운 소망을 불러일으켜 주었습니다.      


22.

그 이전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와 기민당 정부시절에는 동독뿐만 아니라 동구권 전체를 적으로 생각하도록 친서방 정책을 펼쳤었는데, 빌리 브란트 정부는 이것을 180도 돌려놓았습니다. 통일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인 동방정책을 추진한 것입니다. 어느 날 느닷없이 통일대박이라는 헛소리 같은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뚜렷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통일이 되리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한 발씩 나아갔습니다. 적국으로 여겨졌던 동독을 품어 안았습니다. 동독의 총리를 만나서 서로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습니다. 폴란드에 가서는 사죄하고 배상하면서 동구권 국가들을 안심시켰습니다. 통일문제전문가(인제대 김현철 교수)의 표현에 의하면, 마치 털신을 신은 사람이 소리 나지 않게 통일을 향하여 작은 걸음으로 나아갔다고 했습니다.   


23.

이런 독일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이유는, 모든 전략은 그들의 매력적인 비전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략을 실천한 지 20년 만에 극적으로 동서독이 통일했습니다.           

               

24.
박근혜 정부는 도대체 무슨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명박 정부에서는 어떤 비전으로 나라를 운영했습니까? 구약성경 잠언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
- 잠언 29장 18절

여기서 묵시란 비전을 말합니다. 비전이 없기 때문에 공직자들이 방자히 행동합니다. 매력적인 비전이 없으니 공직자들이 각자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할 뿐입니다. 청와대의 방자한 행태를 보십시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비전도 없고, 통일에 대한 비전도 없이, 즉흥적으로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비전이 없었기 때문에 온갖 지저분한 약물 파티가 청와대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겉으로는 고운 말과 우아한 의복으로 마치 온화한 태도를 가진 것 보이지만, 그 속마음에는 사악한 기운으로 가득 차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25.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예를 더 보겠습니다. 2005년이 되었습니다. 독일인들은 다시 정부를 기민당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이 총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사민당과 함께 연합정부를 구성했습니다. 이 정부는 21세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독일인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인간을 위한 기술혁신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죠. 인더스트리 4.0은 기본적으로 분권화된 자율조직, 즉 DAO라는 조직철학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에 불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론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보도하는 것을 보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보틱스와 같은 기술요소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단순히 기술이슈가 아닙니다. 그런 기술을 가능케 하는 배경에는 DAO철학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정치인들도 기업인들도 기술자들도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26.

그러므로 2016년 11월 광화문 광장에서 일어나는 시민혁명이 만들어낼 새로운 민주공화국은 철저하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뿌리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분권화된 자율조직, 즉 DAO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시민들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오랜 토론의 숙성과정이 필요합니다.     


27.

그렇게 합의된 내용이 새로운 헌법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런 위대한 시민혁명의 와중에 김종인, 박지원 같은 몇몇 정치모리배들은 마치 당장 개헌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떠들고 있습니다. 헌법은 시민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신적, 경제적, 물리적 토대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굴러가는 플랫폼이나 마찬가지인데, 자신들의 정치적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그것을 몇 달 안에 빨리 개정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시민사회는 이들을 엄중히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광장에서 촛불을 들어 박근혜 퇴진을 외쳐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런 모리배들도 정치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분권화된 자율조직, 즉 DAO의 조직철학을 넘어 DAO플랫폼인 BSCM의 조직구조와 그 설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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