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디서 보세요?

나만의 영화관 아카이브.

by 땅콩빵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영화관을 사랑하게 된 건 당연한 일이다.

이름부터 영화관인 이 곳은 오직 영화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다. 어두컴컴한 네모난 공간엔 시야에 꽉 차는 스크린만이 빛을 내고 들리는 소리들 모두 영화 속 대사, 영화 속 음악들이다. 그마저도 없을 땐 고요하다. 잠시 다른 세상으로 떠날 수 있는, 다른 곳에선 느끼기 힘든 체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극장이 작년에 터진 코로나로 피해를 크게 입었다. 코로나 이전 대비 관객수 73% 하락이라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받았다. 많은 이들이 OTT의 등장과 함께 코로나로 인해 극장의 끝이 몇십년 앞당겨졌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전문가가 아닌 나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극장의 미래가 걱정됐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어제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씨리얼 채널의 "코로나 이후 영화관이 만약 다 사라진다면?"이란 영상이 떴다. 영상엔 현재 독립예술영화관을 운영하시는 대표님과 독립영화를 만드시는 감독님들이 나오셨다. 그 중 강유가람 감독님께서 "극장을 경험하지 못하는 세대들도 나오는 거 아닌가?"라는 말씀을 하셨다. 아, 마음이 쓰렸다.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많은 것들을 못한다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것을 받아드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마 (이러면 정말, 정말 슬프겠지만) 영화관을 경험하지 못하는 세대들에겐 그 변화로 인한 영화관의 부재가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나도 지나온 것들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 것처럼.) 이렇게 생각하니 영화관이 더 그리워졌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이 혼란스러운 시점에 나는 나만의 영화관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어졌다. 소중한 것들을 남겨두고 기억하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더불어 앞으로 계속 추가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