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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Oct 19. 2023

발볼 넓은 사람의 작은 소원

널널함이 어색하다

발볼이 넓으면 발 길이가 작아도 5-10 치수 큰 신발을 신어야 한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알면서도 작은 신발을 신어야 예쁘다는 생각에 230을 고수했다. 여유롭게 신어야 하는 사이즈는 240이었는데도 말이다. 발가락을 조금 접어 230을 신었다. 덕분에 발이 쉽게 까지기도 하고 물집도 많이 났다.


이번에 오빠랑 서울둘레길과 지리산을 다니며 알게 된 사실. 그의 발걸음은 유독 가볍다는 것. 발가락양말을 신고 발볼이 넓어 보이는 운동화를 신었을 뿐인데 나완 확연히 달랐다. 같은 거리를 걸었는데도 오빠는 물집 하나 없이 편했달까.


그래서 엄마와 난 오빠의 신발을 따라사기로 했다. 단순히 이번 경험뿐만은 아니었다. 그간 허리디스크 때문에 한동안 걷는 방법과 신발, 깔창을 많이 알아본 오빠였기에 신뢰도가 두터웠다.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은 11번가 아마존코너에서 우주패스를 사용해서 할인받는 거더라. 같은 신발인데도 아마존보다 11번가의 아마존이 더 저렴해서 신기했다. 주문하고 일주일이면 미국에서 비행기 타고 날아오는 좋은 세상이다.


엄마도 나처럼 발볼이 넓다. 엄마는 245, 나는 240이라 7 사이즈(240~245) 신발을 시키고 주인을 기다렸다. 신어보니 엄마한텐 작아서 신발이 내 것이 되었다.


여태까지 신어본 신발 중에 가장 발볼이 넉넉했다. 매번 발에 딱 맞거나 작은 신발들만 신어서 오히려 신발 안에 공간이 남는 게 어색하더라. 진작 큰 신발 신을걸.


발볼 넓은 신발도 유행이 왔으면 좋겠다. 그럼 발볼 넓으면서도 예쁜 신발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발볼 때문에 예쁜 신발을 못 신는 일이 줄어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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