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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비 Nov 11. 2024

팀워크의 부활

책 <팀워크의 부활>을 읽고 워크숍을 한 건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iOS 개발하는 토비입니다.


바야흐로 올해 4월, 브런치의 조직 개편이 있었는데요.

도메인별로 분리되어 있던 조직에서 APP / SERVER / FE 가 한 데 모이면서 팀으로서 도약하기 위해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은 책 <팀워크의 부활>을 읽고 그 내용대로 팀원들과 함께 따라 해 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요, 어떤 순서로 진행했고 무슨 내용을 다뤘는지 그 여정을 기록해서 공유하려 합니다.


주제가 팀워크인 만큼 20명(!!)의 팀원이 모두 참여해야 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했기 때문에 모두가 책을 읽는 것이 준비물이었습니다. 미리 워크숍이 있을 것이란 소식을 9월에 알리고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딱 한 달 뒤인 10월에 세 차례에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1단계: 책 읽기


책에서는 뛰어난 인재가 모였는데 기대보다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문제는 바로 팀워크라고 정의합니다. 팀워크를 해치는 5가지 함정과 이를 극복하고 팀워크를 부활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소개하는데요, 5가지 함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뢰의 결핍 - 완전무결
신뢰가 부족한 팀원들은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감추려고 하며, 동료의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자신의 책임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서로 도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충돌의 두려움 - 인위적인 융화감
중요한 제안에 대해 솔직한 논쟁과 충돌을 꺼릴 때 사람들은 자기 방어적인 수사법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점점 뒤에서 정치적 알력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헌신의 결핍 - 애매성
치열한 충돌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기에, 주어진 결정사항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모든 결정들이 ‘그들의 일’이고 ‘나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의 회피 - 낮은 기준
자기 자신이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팀의 목표에 어긋나는 결과를 불러일으킨 동료에게도 책임을 추궁하지 않습니다.


결과에 대한 무관심 - 지위와 자아
서로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하기에 결과에 대해서도 무관심해집니다. 그 결과 팀원들은 자신의 경력이나 대외 인지도 등 개인의 욕구를 공동 목표보다 우위에 놓게 됩니다.


표현이 거칠거나 지나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팀워크가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만큼은 분명한 것 같죠? 팀원이 많아질수록 조금만 방심하면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도록 첫 번째 단계인 신뢰부터 잘 쌓아야 했습니다.




2단계: 설계하기


신뢰는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실수와 약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에서 기반합니다.

신뢰를 쌓기 위한 방법으로 (1) 개인사 알기와 (2) 장점과 약점 드러내기가 나오는데요,

개인사 알기는 자신의 성장 배경과 관련하여 다섯 가지의 사적인 질문을 받고 그에 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처럼 워크숍도 '개인사 알기'와 '장점과 약점 드러내기'로 시작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향은?

형제 관계는?

어린 시절 즐겼던 취미는?

자라면서 겪은 가장 큰 시련은?

처음 가졌던 직업은?


위 질문에 대해 각자 5분간 생각하여 종이에 적고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가 끝나면 서로 가볍게 꼬리 질문하며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이 다섯 가지의 질문에 묻고 답한다고 하여 단시간에 신뢰가 쌓이기엔 어렵겠지요. 오랜 시간 함께 경험을 나누고 여러 번에 걸쳐 맡은 업무를 완수하면서 상호 신용을 얻어야 합니다. 또, 서로의 독특한 성향과 버릇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죠. 그 시작으로 서로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의 장점은?

나의 단점은?


위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도 5분간 생각해서 종이에 작성하고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만약 자신의 장점을 얼버무리는 팀원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발견한 장점을 더 말해주도록 독려했습니다. 단점을 어물쩍 넘어가도 마찬가지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팀원들을 모으고 서로의 취약점을 묻는다면 답하기 어려워하거나 어색해하는 팀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컷 개인사를 공유했는데 다른 팀원이 건성으로 답변하여 뻘쭘해하는 팀원이 생겨서도 안 되겠지요.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몇 가지 장치를 설계했습니다.


첫 번째로 워크숍의 규칙(그라운드룰)을 정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세요.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는 있지만, 대충 참석해도 되는 회의는 없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휴대폰, 노트북 사용하지 마세요. 급한 용무는 회의실 밖에서 처리하고 들어와 주세요.
모든 대답에는 이유를 덧붙이고 단답 하지 않고 성의껏 답변해 주세요. 팀과 동료에게 관심을 보여주세요.


두 번째로 회의실의 자리를 원형으로 배치하여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아래 퍼실리테이션 관련 영상(6'14'')에서 미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Place, 자리 배치가 중요하다는 점이 소개됩니다. 실제로, 휴대폰과 노트북을 덮어두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니 경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자연스레 워크숍 참여도와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Erya9DkpjU




3단계: 진행하기


책도 모두 읽었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이제 워크숍의 하이라이트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먼저, 팀의 컨센서스를 맞출 필요가 있었습니다. 프로덕트가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조직구조도가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같은 OS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팀일 수도 있습니다. 광범위하게는 우리 회사가 팀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평소에 어디까지를 팀이라고 생각하며 일하는가'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팀의 범위를 일치시켜야 이후의 논의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뤄야 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1. (모두가 동의하는) 팀의 범위

2. (모두가 동의하는) 팀의 목표

3. (모두가 동의하는) 팀의 전광판이 될 지표

4. (모두가 동의하는) 팀의 내년도 기술 과제

5. (모두가 동의하는) 팀의 과제를 담당할 팀원


워크숍이 끝났을 때 위 5가지 안건에 대한 정의가 도출되어있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다수결 투표나 권위를 따르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치열하게 논의하여 팀원 모두가 공감하는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회의 시간을 충분히 잡고 시간에 쫓기듯이 논의를 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진행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긴 시간 워크숍을 진행하는 만큼 논의에 집중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가져 리프레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여유가 된다면 하루에 끝내기보다 장기적인 과제로 설정하고 주기적인 텀을 두어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팀워크가 어떻게 향상되는지 직접 체감해 볼 수 있고 팀원들의 피드백을 받고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4단계: 회고하기


워크숍을 진행하기 전, 어쩌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팀의 범위, 팀의 목표와 과제에 대해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워크숍을 진행하고 가장 많이 언급이 되었던 회고가 우리는 생각보다 너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두가 동의하는 팀의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논의하는 과정

조직 개편을 하고 난 시점에 팀워크 향상을 도모하는 워크숍을 진행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컸습니다. 협업을 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많이 있지만 그에 비해 서로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개인사와 장단점을 오픈하는 대화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진솔한 의견 교환을 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도 직접 체감했습니다.


옆자리에 있는 동료와 함께 오랜 시간 같이 일했다고 하더라도 서로 생각하는 팀의 범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팀의 목표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과제를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더 다를 것입니다. 애초에 각자가 규정하는 팀의 범위가 다르니까요.


따라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을 위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컨센서스를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브런치는 조직 개편을 계기로 이번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팀워크를 부활시키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비슷한 고민이나 상황을 겪고 있는 팀이 있다면 책 <팀워크의 부활>을 팀원들과 함께 읽고 '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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