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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단상 1

아이야! 그동안 미안했어.

"엄마가 직장 다니기전에는

성격이 더 좋았는데......"


말끝을 흐리는 아이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립니다.


"예전에는 엄마가 요리도 잘 해주었는데....."


금방이라도 울음을 쏟아낼 것처럼 촉촉해진 아이의 눈망울을 엄마는 차마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엄마의 갑작스런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아이에게 직장을 그만 두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합니다.


언젠가 아이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날이 있겠지요. 그때까지만이라도 아이가 꿋꿋하게 견디어가도록엄마는 요리를 해주기로 약속합니다.


"아이야! 요리책 가져오렴. 네가 먹고 싶은거 일주일에 한 개씩 꼭 해줄께."


어느새 아이는 해맑은 표정으로 요리책을 들고와서 펼치기 시작합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먹고싶은 음식을 쉼 없이 나열하는 아이의

목소리에서 생기가 흘러넘칩니다.


그동안 엄마의 정성이 무척 그리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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