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는 최강의, 그러니까 성형 없이도 타고난 미녀 배우들이 대거 활약한 시대다. 지금 봐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미인들인데, 어떻게 이런 헤어 스타일을 하고도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는지 감탄만 나올 뿐이다.
먼저 1980년대 한국 여성들의 단발머리 스타일은 부모님의 옛날 앨범 속에 낯설지 않은 헤어스타일이다. 방상방상하다고 해야 하나, 머리를 볼륨감 있게 띄운 풍성한 단발 스타일이지만 뭔가 자다 일어난 강아지 같은 모습이 연상된다.
80년대 유행한 뱅헤어 스타일도 인상적이다. 이때는 헤어 케어 제품이 부족했던 건 말 안 해도 알 것 같지만, 그래도 타고난 곱슬머리들이 참 많이 보인다. 어째 다 불에 그슬린 것처럼 푸석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래도 예뻐 보이기 위해서는 머리가 붕붕 떠 있어야 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나 보다. 딱 붙는 스타일, 특히 요즘 유행하는 사이드 스윕 스타일은 전혀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앞머리는 김을 덮은 것인지, 비에 젖은 것인지 체계 없이 마구 흩어진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활약한 배우들은 엄청 예뻤는데 일반 여성들도 저렇게 예뻤는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얼굴 예쁜 배우들은 그 시대 기준으로 최대한 얌전한 스타일을 유지하려 했던 것 같고, 개성 강한 가수들은 사방팔방 뻗힌 칼머리를 추구한 경향이 다분해 보인다. 그러나 분명 일상에서도 비슷한 트렌드로 갔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유행한, 어깨 길이의 펌 헤어 스타일은 천연 곱슬인지 미용실에서 하고 온 머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푸석함이 도를 넘었다. 펌을 하고 빗질을 심하게 한 것인지 정말 트리트먼트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솜사탕 같은 머리가 유행했다니 이런 스타일이 다시 유행할 날이 올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80년대 헤어 스타일은 예쁜 구석이 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어찌나 저토록 아름다웠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1980년대는 화장품 광고나 화보라고 헤어스타일이 특별한 것 같지는 않다. 머리를 하나로 묶는다 해도 정돈되지 않은 이마라인하며 잔머리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황신혜처럼 웨이브진 앞머리도 특별한 날에 하는 업스타일이었다. 하긴 이런 식의 업스타일 헤어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혼주 헤어 스타일로 성행한 스타일이긴 하다. 그리고 1980년대 2:8 가르마 단발 헤어 스타일을 2012년 김남주가 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시전 했었지만 유행을 선도하는 데는 실패했던 걸로 기억된다. 좀처럼 어울리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다.
1980년대 유행했던 인상적인 헤어스타일로는 옆으로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게 핀을 꽂거나 스타일링하는 방법이 있다. 80년대 팝 아이콘 보이조지 스타일처럼 보이는 그런 헤어가 유행했었다. 마돈나도 한 그 스타일이다. 소라 머리 업스타일 같으면서도 파마 한 앞머리를 흩날리면서 스타일리시함을 뽐내던 멋쟁이 스타일이다.
북한의 현송월과 김여정도 이런 헤어 스타일을 했던데 한국에서는 1980년대 유행한 스타일이다.
1980년대 유행했던 헤어 스타일 중 유일하게 따라 해 보고 싶은 스타일이 있다면 바로 옆머리핀 꽂기다. 뭔가 이색적이면서도 복고 분위기가 나고 여성스러우면서도 개성도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작 '폭싹 속았어요'에서 아이유와 문소리도 앙증맞게 핀을 꽂고 등장했던데 이내 유행하려는지 두고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