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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술사

사주 명리학 연대기

by 무체

사주 명리학은 고대 중국 하·은·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 사람들은 천문의 운행과 자연의 계절 현상 사이의 대응을 통해, 하늘의 뜻을 읽고자 했다. 이러한 인식은 "모든 것은 하늘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고를 형성하며, 명리학의 근간이 된다.

초기 중국에서는 주역(周易)을 바탕으로 한 음양사상이 먼저 정립되었으며, 이후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며 메소포타미아 문명과의 접촉을 통해 오행설이 확산되기 시작한다.


오행(五行)이란, 만물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원소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의미하며, 이후 인간사와 우주의 흐름을 해석하는 주요 원리가 된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추연(鄒衍)이 음양오행설을 정립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오행을 기(氣)의 순환으로 보고, 계절 변화의 원리와 연결지었다.


명리학의 이론은 크게 천인상응(天人相應), 음양오행론, 천문학에 기초한다. 인간의 '명(命)'과 '운(運)'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전국시대 낙녹자(洛鄰子), 귀록자(歸祿子) 등에서 비롯되며, 이후 한대의 동중서, 사마의, 동방삭, 엄군평 등에 의해 이론적 기반이 확립된다.


특히 송나라 시대, 서자평(徐子平)이 '일간'을 중심으로 한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을 창시하며, 사주 명리학은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학문 체계를 갖추게 된다.


소길(蕭吉)은 수나라의 인물로, 양 무제의 형 소의 손자다. 그는 음양론과 오행론에 능통했으며, 관련 서적을 다수 편찬하였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본격적인 명리학보다는 점술에 가까운 면이 있었다.


원천강(袁天綱)은 당나라 초기의 관상가이자 풍수지리사로, 『원천강오성삼명지남』을 통해 명리학의 이론 체계를 구축했다. 그의 명리학은 황도 12궁, 오성(五星), 28수, 육요(六曜) 등 천문학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시대 과거 시험에서도 이 책이 사용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송대에는 서자평이 『낙녹자삼명초식부주』를 통해 체계적인 사주 분석법을 정립한다. 이후 명대의 서대승(徐大升)은 『자평삼명통변연원』, 『연해자평』 등을 저술하여 격국론(格局論)을 정비하고, 적천수(滴天髓)의 이론을 보완한다.


이 시기 명리학은 단순한 점술이 아니라, 인간 운명의 구조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로 발전한다. 특히 일주(日柱)를 중심으로 육친(六親)을 나누는 방식은 이후 사주 해석의 핵심이 된다.


청대에는 심효첨(沈孝瞻)이 『자평진전』과 『음양오행론』을 편찬하여 격국론을 더욱 체계화한다. 『자평진전』은 적천수와 함께 사주 명리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며, 『궁통보감』은 특히 조후(調候)와 십간론에 대해 상세히 정리된 책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진소암의 『명리약언』과 『적천수집요』, 임철초의 『적천수천미』 등은 이후 수많은 명리학 서적의 모태가 되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명리학은 보다 실용적이고 해설 중심의 형태로 재편된다. 서락오는 『자평진전평주』를 편찬하며 기존 자평 체계를 재정립하였고, 원수산은 『명리탐원』을 통해 기존 주석을 종합한다.

특히 위천리(魏天禮)는 『팔자제요』, 『정선명리약언』, 『고고집』 등의 저서를 남겼으며, 장제스(장개석)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현대 자평명리학의 권위자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는 도계 박재완이 『명리요강』을 편찬하였으며, 가장 대중적인 책으로는 최영철 변호사가 '백영관'이라는 필명으로 집필한 『사주정설』이 있다. 이 책은 일본의 아부태산의 『전집』을 바탕으로 한 발췌본이며, 신육천의 실전 감정 기법을 담은 『천고비전』 역시 같은 계열에 속한다.

한국 명리학계에서 고전으로 평가받는 서적으로는 이석영의 『사주첩경』이 있으며, 이는 '명리학계의 동의보감'으로 불릴 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늘날 명리학의 3대 고전은 다음과 같다.


『적천수』: 명리의 철학과 원리, 부귀빈천과 질병, 출신, 성정 등을 포괄한 종합서다.


『자평진전』: 격국과 용신론 중심의 해석법을 정립했다. 십성별로 육친관계와 오행 이치를 정리했다.


『궁통보감』: 조후론을 중심으로 십간론 체계를 정립했다. 학습용 자료로 활용도가 높다.


이외에도 『사주정설』은 입문자에게 접근성이 높지만, 보다 정밀한 해석을 위해서는 『연해자평』이나 『사주첩경』 등 심화서가 필요하다.


한동석의 우주 변화의 원리는 한의학자들이 필수로 읽는다고 하는데, 음양오행 등 전반적인 동양철학의 세계관 혹은 우주관에 대해 공부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조후론을 중심으로 다룬 궁통보감도 음양 오행을 공부하는 데 추천할 만한 책이다.


강헌의 명리는 입문자들이 읽기에는 괜찮으나 다소 특이한 이론을 내세워서 집중 공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사주 명리학의 기원과 사주 입문책 추천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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