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파헬벨의 카논은
반복되는 선율 속에서 조금씩 변한다.
처음엔 익숙하다.
하지만 들을수록, 그 익숙함이 낯설어지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겐 결혼식장의 눈물,
누군가에겐 이별의 밤 창가에서 흐르던 노래,
또 누군가에겐 단순한 일상의 배경음일 뿐이다.
그러나 이상하지 않나.
같은 선율이 반복되는데,
들을 때마다 다른 장면이 떠오른다는 게.
그건 음악이 변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기억이 변하기 때문이다.
파헬벨의 카논은 결국,
시간이 지나도 형태를 잃지 않는 기억의 구조다.
한 번 들은 마음이
다시 울릴 수 있다는, 그 기적의 리듬.
오늘도 충분히 웃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에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