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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May 20. 2022

창작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쓴소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료 창작자들의 창작 노하우

여러분은 언제 영감이 떠오르나요? 얼마 전 밑줄 그은 문장을 소개드려요. “영감이란 것이 특별히 소중하거나 비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뭔가에 관심을 갖는 것과 영감을 받는 것은 다르지 않다. 둘 다 이 세상에 호기심을 갖는 동일한 경험일 뿐이다.” 1972년부터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는 열정으로 아직까지 창작을 이어나가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조앤 조나스의 말입니다. 메이슨 커리, 『예술하는 습관』, 걷는나무, 2020


창작의 영감은 번뜩하고 떠오르지만은 않기에 꾸준한 관심과 충분히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한다는 걸 이번 〈노하우 아카데미〉 기획전을 보면서도 느꼈습니다. 동료 창작자들이 조금 더 수월히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창작 가이드북을 만드는 베테랑 창작자들에게 창작 인사이트는 어디서 얻었는지, 또 나만의 창작 꿀팁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패브릭페인팅, 글쓰기, 사진 등 활동 분야는 각기 다르지만 답변에 공통점이 있다면 창작하며 직접 겪었던 시행착오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것이었어요. 창작을 실행으로 옮기고 싶지만 용기가 없거나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동료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1. 강제로 데드라인을 만들어라

〈5년차 프리랜서, N잡러로 살아남는 방법〉, 글지마  

'나만의 창작 꿀팁'

창작 꿀팁을 드리자면 저는 먼저 마감 기한을 설정합니다. ‘뚜렷한 완성 기준’이 없는 창작에서 강제된 데드라인은 무척 중요하거든요. 또한 아무리 못난 초안일지라도 절대 중간에 집필을 중단하지 않습니다. 어찌 됐든 이야기의 끝을 본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결말을 낸답니다. 아무리 좋은 글일지라도 공책에 남는다면 일기, 완성하지 못하면 습작일 뿐이거든요. 그리고 지인 10명, 모르는 사람 50명 이상에게 내가 어떤 창작을 준비하는지 떠벌립니다. 창작 활동을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나’라는 창작자가 존재하는지 모르더라고요. 저는 책 홍보의 일환으로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매회 진행해 왔답니다. 출판물 펀딩에 적극적인 후원자 분들 덕분에 저는 특히 전작 <달에서 내려온 전화>를 성공적으로 끝냈을 뿐만 아니라, 기성 출판과 계약을 맺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 열심히 자신을 홍보하고 다니세요. 지속 가능한 창작을 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5년 넘게 소설과 에세이 책을 번갈아 1인 출판해 왔는데요. 출판 강연을 진행할 때마다 프리랜서의 고충, 소설 쓰는 방법, 독립출판의 생태계 등과 관련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그래서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동료 창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책을 만들게 됐어요. 만년 지망생이었던 제가 기어이 프리랜서로 살아남고, 소설 쓰는 방법에 대한 고찰을 담았습니다. 오랜 꿈을 좇아 외로움을 홀로 견디고 있을, 모든 이들의 짝사랑을 응원합니다.


2. 혼자 수치심을 견디지 말고 일찍 독자를 모아라

〈인물 프로필부터 관계 설정까지, 캐릭터 설계서와 레이아웃〉, 픽글

'나만의 창작 꿀팁'

창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도 체력도 아닌 ‘자신의 창작물을 견뎌내는 능력’입니다. 내 감정과 경험의 찌꺼기들로 만든 인물, 또는 서사를 치열하게 애증하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은 창의력도 체력도 무너뜨리는 독이 될 때가 있죠. 내 창작물이 지닌 결핍, 그로 인한 수치심을 견뎌내고 오래 쓰기 위해 저는 꾸준히 ‘독자’를 모집합니다. 인터넷 공간에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고, 결과와 상관없이 꾸준히 공모전에 도전하고, 지인들에게 보내 읽어 주길 권하죠. 평가가 어떠하든, 타인에 의해 새롭게 비판받고 해석되는 순간 내 창작물의 가능성은 자꾸만 확장됩니다. 나의 창작물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되고, 그것의 결핍을 홀로 견뎌낼 필요가 없게 되는 거죠. ‘독자’를 찾으세요. 그것만이 오래 쓰는 방법입니다.  


창작자에게 캐릭터는 작품을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캐릭터의 작은 설정 하나하나는 서사에 연결되고, 다른 인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캐릭터 프로필은 어떻게 만드는지, 인물과의 복잡한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는지, 세계관과 캐릭터의 특성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 데 모아 알려주는 책이 있다면 창작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현업 작가의 노하우를 담은 설계서를 중심으로 레이아웃을 함께 구성하여 이론과 실습을 포괄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책의 가이드와 활동을 잘 따라가기만 하면 새로운 캐릭터를 충분히 창조할 수 있도록 쓰인 생생한 작법서입니다.


3. 똑같은 말을 최대한 다양하게 변주해 봐라

당신의 표현력을 책임질 60가지 퀘스트 〈말문이 막혔습니다〉,ooog


'나만의 창작 꿀팁'

자기표현의 방법은 무궁무진해요. 누군가는 춤으로, 누군가는 말로, 누군가는 영상으로 자신의 생각, 감정, 소망 등을 표현하곤 하죠. 저희는 그중에서도 ‘글’에 집중했습니다. 글이야말로 가장 가볍고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자기표현의 방식이기 때문이죠. 다만, 약간의 훈련은 필요합니다. ‘그냥’, ‘좋다’, ‘싫다’와 같은 단순한 표현에서 벗어나 매체로 다양한 어휘를 익히고, 글에 적용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내 안에 숨어 있는 나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출판사에서 일했을 당시 수많은 원고를 읽으며 작가들의 표현력과 어휘력에 작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때 ‘왜 성인을 위한 어휘력/표현력 학습서는 없지?’라는 물음을 갖게 되었어요. 이를 계기로 자기표현 글쓰기 키트 ‘말문이 막혔습니다’를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는 표현력, 어휘력, 상상력을 자극하는 60가지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질문에 답하다 보면 그동안 억눌렀던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공부가 될 수 있도록 부록으로 다이어리를 작성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어휘집과 감정분류카드를 함께 준비했어요.


4. 망쳤다고 생각할 때 기회를 발견해라

내가 만드는 패브릭 이야기, 콜라주 키트&프린팅 가이드북, 호호패브릭스튜디오


'나만의 창작 꿀팁'

패브릭 프린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밌게 창작할 수 있는 도구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콜라주 조각으로 패턴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내가 늘 사용하던 소재에 적용했을 때 그 기분이란…! 얼마 전에는 아끼던 셔츠에 뭔가가 묻었는데 지워지지 않아서 속상했던 적이 있었어요. 차마 버리지 못해 가지고 있었는데 셔츠 위에 패턴 조각을 올려 프레싱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옷이 되었죠!  


온갖 잡기에 능한 제가 프린팅 공방인 '호호 패브릭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시도했던 재미있고 실용적인 소품 제작기를 담은 패브릭 프린팅 가이드북입니다. 보다 창조적인 방식으로 나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하고 집에서 쉽게 풍부한 조형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시를 소개하고자 했어요.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를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는 ‘체험’으로 잡았습니다. 촉각과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패브릭프린팅의 세계에서 정서적 기쁨을 얻길 바라며 준비했어요.  



5. 국내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해외 사례를 찾아라

18세기, 운명을 점치는 하나의 점술 카드 〈쁘띠 에띨라〉, 모도리 

‘나만의 창작 꿀팁’

<쁘띠 에띨라>는 170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점술 카드로 간단하고 명료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해외에서는 많은 타로 리더들이 사용하고 있는 반면, 아직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았기에 본 프로젝트로 <쁘띠 에띨라>를 알리고 누구나 쉽게 이 카드를 사용하여 점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포인트였어요. 각 카드의 해설과 해석방법뿐 아니라 <쁘띠 에띨라>를 공부하는 순서도 함께 실어 이 책 한권으로 카드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카드에 적힌 단어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쉬운 리딩과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쁘띠 에띨라>는 저에게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 흥미로운 카드를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고, 책 내용의 구성부터 카드의 디자인까지 1년간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6. 나의 길을 먼저 가본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어라

취미에서 프로로 〈비전공자가 사진으로 생업을 삼는 방법〉, 김진주  

나만의 창작 꿀팁’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취미 삼아 사진을 찍어왔는데,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그러다가 문득 취미를 업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지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찾았습니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게 돕는 기술 관련 책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취미인 사진을 통해서, 돈을 벌고, 또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사진 전공자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사회초년생도 아니었기에 기초부터 사진을 공부한다고 해도 스튜디오 직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어떻게 사진작가가 되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사진 전공은 아니지만 필드에서 활동하는 사진 작가를 대상으로 인터뷰 했습니다. 그 분들이 어떻게 사진으로 돈을 벌고, 더 나아가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는지 비전공자 출신 사진작가 8명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7. 다른 사람들의 성공 프로젝트를 집요하게 분석하라

〈한 장의 메모가 창작물이 되기까지, 기획자의 창작노트〉 정현빈  

‘나만의 창작 꿀팁’

경영학과를 졸업한 저는 창작도 약간 경영학과스럽게 운영하는 것 같아요. 예상 후원자 수를 예측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한다거나, 리워드의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원가를 분석한다거나, 효율적인 일정운영과 CS에 초점을 맞추는 등 프로젝트/리워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의사결정이 동반되기에 다양한 요인들까지 디테일하게 신경써야 비로소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리워드로 거듭나는 것 같아요. <대담한카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을 맞닥뜨렸고,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왔는지 창작활동에 있어서 다양한 노하우와 꿀팁들을 담았습니다.

영화 속 이스터에그나 비하인드를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듯 펀딩한 프로젝트의 비하인드를 알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작자로서 첫 창작활동을 준비할 당시 창작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봤지만 전부 이론적인 내용들 뿐이더라고요. 이론이 아닌 실제 사례를 들어야 공부가 더 잘 됐던 것처럼, 창작 활동에도 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창작한 프로젝트 <대담한 카드>의 펀딩 Story & Behind를 공개하고자 가이드북을 기획했어요.


8.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목차부터 만들어라.

〈영끌은 늦었고 청약이 답이다〉, 문돌이


저만의 창작 꿀팁은 '목차 만들기'입니다. 창작자는 콘텐츠를 통해 후원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거예요. 저 역시도 아파트 청약에 대해 알리고 싶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쓰다 보니 내용이 산만하고 정리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잠시 작업을 멈추고 목차부터 정했어요. 목차를 정하고 나니 한결 내용도 간결해지고 핵심이 무엇인지 눈에 보였습니다. 텀블벅에서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창작자라면 우선 목차를 구성해 보세요. 콘텐츠를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넓은 시각으로 볼 기회를 가지게 되실 거예요.


저는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을 담당했던 IT 개발자이고, 경기도 과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어요. 아파트 청약은 나와는 상관없는 영역이라 생각하는 20~30대가 많습니다. 저의 실제 아파트 청약 당첨 이야기와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20, 30대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어떤 플랜을 세워야 하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청약 초보자도 부담이 되지 않도록 청약 통장 만드는 방법부터 실제 21~22년도 청약 경쟁률 정보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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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홍비

디자인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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