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우리는 심장과 싸웠다 — 4
장비 정리를 마쳤을 때, 시술실 안은 조용했다.
조금 전까지 그 많은 사람이 그 많은 말을 주고받았는데, 환자가 나가고 나면 항상 이렇다. 썰물처럼 긴장이 빠져나가고, 남은 건 기구 냄새와 형광등 소리뿐이다. 나는 모니터 전원을 끄고, 케이블을 정리하고, 장갑을 벗었다.
손이 약간 떨렸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시술이 끝나고 나서, 혼자 손을 펴본다. 많이 떨리면 오늘 밤이 힘들었던 거고, 조금 떨리면 그나마 괜찮았던 거다. 오늘은 중간쯤이었다.
시술실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는 밝았다. 항상 그게 이상하다. 안에서는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데, 문 하나를 경계로 바깥세상은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가고 있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웃으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자판기가 윙윙거리고 있었다.
나는 잠깐 거기 서 있었다.
보호자 대기실 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60대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일어서며 이쪽을 봤다. 환자의 아내인 것 같았다. 눈이 빨갰다. 얼마나 오래 저기 앉아 있었을까.
의사 선생님이 곧 나오셔서 설명해 주실 거예요.
그 말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그 여자가 고맙다고 했다. 나한테.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은 나한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탈의실에 들어가 가운을 벗었다. 거울을 봤다. 피곤한 얼굴이었다. 오늘 새벽 몇 시에 잠들었더라.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오늘 밤 한 사람의 심장이 다시 뛰고 있다. 그 화면을 내가 잡았다. 그걸로 충분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오늘 거기 있었다.
내일도 나는 시술실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이다.
모니터를 켜고, 각도를 잡고, 기다릴 것이다. 누군가의 심장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화면 너머에서, 언제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