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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MIN Oct 22. 2024

『Sound Renovates A Structure』

Part 5. X-60-45

  ‘잘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라는 문구는 이 앨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일 테다. 이 앨범은 정말 즐기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라이브 잼 세션을 방불케 하는 그들의 연주나, 「We don't stop」 같은 강력한 곡에서 「Dynamite」 같은 곡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들어있는 앨범의 에너지는 그들의 정말 그들의 음악을 즐기고 있다는 점을 톡톡히 증명한다.

     

  무겁지 않다고 해서 그들이 진지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사운드를 재구축’하겠다는 그들의 거대한 포부는 후반부에 이르는 맨 마지막 곡을 장식하는「A.U Theme」의 난장에 이르기까지 변함이 없었다. 녹음과 더빙까지도 직접 담당한 이 앨범은 블랙 뮤직이라는 장르에 대한 신념과 단결로 단단히 맺어졌다. 김문희의 강한 베이스 탭핑이 인트로를 장식하는「We don't stop」에서 그들이 들려주는 신념은 이한주의 멋들어진 트럼펫과 더불어 운치까지 획득한다.

      

  윤갑열의 기타와 임지훈의 키보드가 빛나는 「Make it Boogie (We've got Funky Jazz)」의 재즈의 성격이 강한 서정적인 정취 또한 이런 신념과 한데 얽혀서 독특한 질감을 획득한다. 단순하다면 단순할 수 있을(그러나「Blow ma mind」와 같은 곡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는) 김문희의 베이스나 김반장의 드럼은 이 앨범을 단단한 결집으로 이끄는 하나의 축으로 작용한다. 급진적인 어프로치를 지향하지만, 그들이 만든 결과물은 격조 또한 갖췄다.

 

  「Liquid」에 이르기까지 정취를 유지하던 곡은 결국 「Think About Chu’」에 이른다. 특별한 테크닉을 내세우지 않아도, 단지 제 역할을 다하는 멤버들의 역량만으로 훌륭한 곡이 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깨닫는다. 김반장의 보컬 또한 이 곡의 전체 무드를 살리는 이 곡을 듣는 순간이면 그 사실은 이 곡의 무드에 힘입어 새로운 느낌의 깨달음으로 발전한다. 그 와중에 (특히 「Dynamite」에 등장하는) 장난기도 잃지 않는다. 

  

  소울이나, 훵크에 자주 등장하는 혼 섹션도 이들은 실질적인 첫 곡인 「We don't stop」의 트럼펫과 마지막 곡인 「A.U. Theme」에 쓰인 색소폰을 제외하면 하나도 쓰지 않았다. 이 영리한 선택으로 인해 밴드로 연주하는 훵크의 그루브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윤미래의 훌륭한 보컬을 인상적인 「Blow Ma Mind」와 「Smood Feelin」를 채우는 임지훈의 빛나는 키보드는 곡을 더욱 세련되게 만든다. 그렇게 질감과 그루브를 중시하던 그들의 작업은 「Mad Funk Camp All Starz」를 피처링한 최자와 개코의 랩과 더불어 요동치며 「A.U. Theme」이라는 난장으로 치닫는다.


  앨범에 히든 트랙으로 나온 레게를 따라 윤갑열과 김반장은 윈디 시티로 가고, 임지훈과 김문희는 펑카프릭 부스터를 결성했다. 이제는 제각각 뿔뿔이 흩어져 다들 어엿한 뮤지션으로 거듭났지만, 그 사실이 이 앨범을 듣는 일을 망설이게 하지 않는다. 「Think About Chu’」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노래’처럼, 우리 또한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그들을 추억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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