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증인>, 관찰예능 <굿피플>, 검경공조 추적물 <비밀의 숲>
드라마 <로스쿨>이 지난 6월 1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서병주 (안내상 분) 검사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배드 파더, 시험지 해킹 사건, 데이트 폭력 재판까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현실감 넘치는 재판신과 함께 정의로움에 대한 진지한 고찰까지 담아낸 드라마 <로스쿨>, 방영 초기에는 복잡한 전개와 과한 연출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차근히 맞춰지는 사건의 조각과 배우들 특유의 케미로 점차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하더니 JTBC 역대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로스쿨>의 인기는 비단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데, <로스쿨>은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 순위 9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팬들의 사랑 역시 듬뿍 받고 있는 중이다. 로스쿨 학생들의 성장과 정의로움에 대한 고찰, 그리고 서병주 검사 살인사건의 전말의 진실과 반전까지. 명작 반열에 오르며 <로스쿨> 팬들은 그야 말로 '로스쿨앓이' 중. 아직까지 <로스쿨>을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당신! 당신의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로스쿨>과 유사한 OTT 콘텐츠 3편을 소개한다.
▶ 영화 <증인> :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영화 <증인>은 정의로움에 관한 이야기다. 사회운동가 출신 변호사 순호 (정우성 분)은 대형로펌의 스카웃 미션으로 한 살인사건 변호를 맡게 되고, 유일한 목격자가 자폐 아동, 지우 (김향기 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호는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담당 검사 희중 (이규형 분)과 묘한 신경전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재판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증인으로 지우를 신청하는 순호, 그리고 지우의 장래희망이 변호사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재판 당일, 증인석에 앉은 지우를 향해 순호는 심문을 시작하는데...
─ 정의로움에 감명받고 쫄깃한 추리를 즐겨봤던 당신에게
<로스쿨>에서 강솔A (류혜영 분)은 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성범죄자의 변호를 맡으며 이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변호가 필요없다는 것. 그러나 양종훈 (김명민 분)교수는 "범죄자는 변호를 하면 안된다?"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강솔A를 추궁한다. 변호사 선임권은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 그 누구나 변호를 받을 수 있다. 단순히 나쁜 놈을 잡기 위해, 억울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로스쿨에 입학한 이들에게 이는 곧 딜레마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질문은 <증인>에서 수차례에 걸쳐 반복되고, 순호는 이를 극명히 드러내는 키 캐릭터로 움직인다. 이와 함께 서사를 움직이는 추리와 법정공방은 2시간의 러닝타임을 알뜰히 채워나간다. 충격적인 반전과 정의로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고픈 당신에게 <증인>을 추천한다.
▶ 예능 <굿피플> :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로스쿨생의 고군분투기 (왓챠, 티빙, 웨이브)
<증인>이 변호사가 된 순호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 내용이라면, <굿피플>은 조금 더 이전의 상태를 다룬 관찰예능이다. 실제 로스쿨생의 변호사 인턴 실습 과정을 담은 이 예능은 우리 모두의 처음과 시작에 관한 이야기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새내기 변호사들의 성장일기다. 여덟 명의 인턴은 법무법인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과제 점수가 가장 높은 두 사람이 해당 법무법인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하트시그널> 제작진이 만든 이 관찰예능은 흔한 러브라인 드라마가 아닌, 따스한 연민의 시선으로 여덟 새싹들을 그려낸다. 그들은 짧은 인턴 기간 동안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 <로스쿨> 속 학생과 교수님을 애정하는 당신에게
<로스쿨>에는 다양한 학생과 교수님들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남는 건 깡하나밖에 없는 로스쿨생 강솔A, 경찰대 출신 엘리트 로스쿨생 한준휘 (김범 분), 목표를 위해서라면 피눈물 가리지 않는 강솔B(이수경 분), 서지호(이다윗 분)... 수많은 학생들은 16부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나름의 정답을 찾고, 또 좌절하게 된다. 그들의 성장엔 너그러운 시선의 김은숙 (이정은 분) 교수, 교수계의 소크라테스 양종훈 교수를 비롯한 수많은 어른들이 손길을 내밀고 있다. 우연의 일치일까? <굿피플>과 <로스쿨> 속 조명받는 로스쿨생은 모두 8명으로 그 숫자가 같다. <로스쿨>이 정말 새내기 로스쿨생들의 이야기라면, <굿피플> 속 3학년 선배들은 조금 더 어른처럼 보인다. 법전을 찾고 의뢰인과의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동료들과의 꿀같은 케미와 함께 그들을 돌봐주는 진정어린 선배 변호사들의 조언까지! <로스쿨> 학생과 교수들의 케미를 애정했던 당신, <굿피플> 감상은 그야 말로 굿초이스가 될 것이다.
▶ 드라마 <비밀의 숲> : 시작과 끝, 그 험난한 여정의 결말은? (넷플릭스, 티빙)
감정을 잃은 검사, 황시목 (조승우 분)은 업무를 수행하던 중 동료 검사들의 스폰서 박무성 (엄효섭 분)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그는 제보할 것이 있다며 황시목을 집으로 불렀으나, 황시목이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황시목은 범인이 남긴 단서를 바탕으로 추리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경찰 한여진 (배두나 분)과 마주하게 된다. 박무성이 남긴 메세지는 무엇일까? 황시목은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나가게 될까?
─ 하나로 이어지는 배후, 짜릿한 추리의 끝을 알고 싶은 당신에게
<비밀의 숲>은 방영 이후 백상예술대상 TV 대상, 남우주연상, 극본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탄탄한 대본과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인 드라마다. 무수한 비밀의 숲속에서, 이를 헤쳐나갈 캐릭터, 시작의 나무 황시목은 차근히 검찰조직과 사건을 수사하며 숲의 출구를 탐색한다. 한여진과의 든든한 케미는 덤. 충격적인 진실과 범인의 정체는 마치 <로스쿨>의 전개방식과도 유사하다. 서병주 검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한 공판이 끝까지 이어졌던 것처럼, <비밀의 숲>에서도 하나의 사건이 맞물리며 서사를 전개하기 때문. <로스쿨> 특유의 전개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당신, <비밀의 숲>을 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아쉽게도 <로스쿨>의 시즌제는 계획된 바가 없다고 한다. 박수칠 때 떠나는 것도 좋지만 이토록 다채로운 캐릭터성과 훌륭한 이야깃거리를 남겨놓고 가는 것도 아쉽다. '로스쿨앓이' 중인 필자 역시 <로스쿨>의 시즌제를 강력히 소망하는 바다. 그러니 시즌 2 제작 발표가 나오기까지, <로스쿨>과 닮은 콘텐츠를 보내며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영화 <증인>은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에서 예능 <굿피플>은 왓챠와 티빙, 웨이브에서 마지막으로 드라마 <비밀의 숲>은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다.
본 리뷰를 포함한 필자의 더 다양한 리뷰는 OTT 뉴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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