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족이었을까?
이 포스팅은 리프레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변신>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소외, 부조리를 다룬 대표적인 실존주의·초현실주의 소설이다. 직접 읽어보진 않았다고 해도 벌레로 변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소외와 정체성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프란츠 카프카는 20세기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체코 프라하에서 유대계 독일인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어로 작품을 썼다. 그는 실존주의를 비롯해 부조리 문학, 초현실주의, 실험적 문학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소외, 비합리적이고 기괴한 상황을 깊이 탐구하고 있는데, <변신>은 사회에서의 역할과 존재 의미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공포 소설에 머물지 않고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갇힌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묘사했는 점에서 지금도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어느 날 아침, 평범한 여행 판매원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자신의 몸이 거대한 벌레로 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사로잡혀 출근을 걱정한다. 하지만, 점점 더 인간으로서의 삶에서 소외된다.
가족들은 처음에 그를 도우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레고르를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기고 그를 방에 가둔다. 특히 아버지는 그에게 적대적이며, 어머니와 여동생조차 점점 멀어져 간다. 결국, 그레고르는 극도의 외로움과 무관심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들은 그의 죽음을 하나의 해방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데...
카프카는 이 작품을 통해 소외와 인간 존재의 불안, 그리고 가족과 사회 속에서의 역할에 대해 조명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것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사회와 가족 속에서 점점 소외되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한 여성이 조금의 온기에도 쉽게 녹는 취약한 존재인 눈사람으로 변해 버린 이야기를 담은 한강 작가의 단편소설 <작별>.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삶의 무상함을 눈사람으로 변한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냈는데, 어느 날 아침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의 이야기 <변신>과 닮아 있지 않은가?
그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왔지만 막상 자신의 존재가 가족에게 짐이 되자 가혹하게 배척당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효율성을 기준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비정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하는 과정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사회에서 도태되거나 쓸모 없어지는 상황과 닮아 있다.
카프카는 존재의 불확실성과 인간이 처한 부조리한 상황을 <변신>을 통해 냉혹하게 보여준다. 가족은 보호와 사랑의 울타리로 통한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잔인한 배척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레고르의 가족은 그의 희생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가 더 이상 그들을 도울 수 없다고 판단하자 매몰차가 버린다.
이는 인간관계가 조건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데 현대사회에서 노동 의미는 물론 가족 관계와, 사회 구조 등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볼 때, <변신>은 다양한 토론의 주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https://blog.naver.com/twinkaka/223744803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