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by 아빠

by typed thoughts

아침에 집사람 머리 말리는 드라이어 소리에

코를 더 고는 편안함 주시고

샤워 후 바지 입다 발을 잘못 끼워 휘청거리게 해

평소 하지도 않던 스트레칭 도와주시고

집사람 화장품 죄다 얼굴에 바르는

무모함 길러 주시고

가까운 거리도

택시 부르는 사치 주시고

드라이버 비거리보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돈 나가는 줄 모르게 하시고

후배 재미없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너그러움 주시고

힘든 사람의 의자가 되고 싶다는

금방 까먹을 희망도 주시고

집안일하다 힘들어 내일 하자

계획적으로 살게 하시고

친구 딸아이 결혼식에 혼자 눈물 펑펑 흘리는

따뜻한 감성 채워 주시고

남 잘되는 일에

배아픔보단 박수 보내는 여유 주시고

남은 생은 어떻게 살아보겠다는

개똥철학 하사하시고

이렇게 글재주 없는 나에게

글 쓸 기회까지도 주시고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생각하는

나이기에

괜찮다 생각하는

이 나이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