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글자 사전 3” 메솔로그* by 엄마랑 아빠랑 딸이랑
“한두 글자 사전 3” 편집 회의 중.
엄마: 이번에도 메솔로그* 쓸까? 각자 써야 되나?
딸: 나는 요즘 너무 정신없어서 그것까지 하기는 힘들 것 같아.
아빠: 나도. 회사 일이 너무 많아.
엄마: 그럼 나라도 써볼까?
딸: 그래, 그럼 다음 주는 엄마 메솔로그 합평하자.
일주일 후.
아빠: 엄마 어제 글 쓴 거 다 날렸대.
딸: 아이고.
엄마: 그래도 대충 기억나. 그동안 편집 회의하면서 있었던 일들 위주로 쓰는 컨셉이었어. 연재하면서 생긴 변화나 글이 막히면 셋이서 했던 일들 그런 거….
딸: 아, 한 번은 엄마가 뱅쇼 끓이면서 맛보다가 취했잖아. 그때 합평 제일 잘 됐고.
엄마: '맛보다'가 한 단언가?
딸: ….
아빠: ….
엄마: 합평이 잘 안 될 때면 썼던 글들을 다시 살피는 재미가 있었다는 걸 담고 싶었어. 이미지가 제일 맘에 드는 거, 글이 제일 맘에 드는 거, 독자 반응이 좋은 거,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거….
아빠: 다 맘에 드는 거. 참, 뱅쇼는 남아 있나?
엄마: 남아 있어. 아, 우리 그거 먹자 비타민 D.
아빠: 나 다른 것도 먹어야 돼.
딸: 이제 우리 고만해.
* 메솔로그[mesologue]: 중간을 뜻하는 'meso-'와 이야기를 뜻하는 '-logue'를 결합하여 우리 가족이 새로 만든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