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술 주, 사랑스러울 사)

by 아빠

by typed thoughts

우리 애는 한 잔만 들어가면 얼굴이 발그스레해진다

그게 참 예쁘다

그보다 더 예쁜 건 텐션이다

목소리 볼륨부터 달라진다

나 지금 기분 좋아요를 온몸으로 발산한다

신기한 건 이 모습이

술을 마시기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는 거다

항상 같다


얼마 전에 페이스톡이 왔다

자기 생일이라 직접 축하를 받고 싶단다

처음 있는 일이라 의외였다

화면 속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나도 덩달아 웃었다

한 잔 했다는 건 숨길 생각도 안 한 얼굴이었다

커지는 동작과 목소리, 함박웃음, 핑크빛 볼

역시나 변함없다


앞으로는

이렇게 생일에

얼굴 보고 축하해 주는 일

매년 했으면 좋겠다


사람이 변해야 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변하지 않는 것이 고마울 때도 있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

월, 목 연재
이전 23화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