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소셜미디어에 비슷한 유형의 게시물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필자가 알거나 업무적으로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에 대해 잇달아 이야기했다. 이 방식 덕분에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 중 누구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거나 AI 업계 종사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대부분이 글쓰기, 마케팅, 광고 등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몸담고 있었다.
마케팅 컨설팅 회사 Expression Capitale의 창업자 Vincent Touati-Tomas는 Anthropic의 Claude를 "나의 제2의 뇌"라고 표현한다. 그는 클로드와 노트 앱 Obsidian을 함께 활용하여 세금 신고서 작성부터 혈액 검사 결과 분석, 영국 시민권 신청 관련 정보 관리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모든 것을 체계화하는 스크립트를 만들어 쓴다.
"여행 기록, 출국 금지 기간 규정, 지난 5년치 일정표 등 모든 메모를 하나의 폴더에 넣으면 클로드가 나머지를 처리한다"고 그는 말한다. "친구들이 같은 일을 하는 데 몇 달이 걸렸는데, 나는 주말 하루 만에 끝냈다."
매우 생산적으로 들리지만, 그의 말은 동시에 묘한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필자는 풀타임 직장인인 동시에 19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만성 수면 부족 상태의 엄마다. 가까스로 확보한 45분의 여유 시간을 이런 식으로 써야 하는 걸까? 사이드 프로젝트로 앱을 만들고 싶어해야 하는 걸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AI 모델 신제품 출시,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디지털 분신'을 만들어 귀찮은 서류 업무와 단순 사고를 대신 처리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새로운 종류의 FOMO(기회 상실 공포, Fear of Missing Out)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FOMO란 지금 시간을 더 잘 쓰고 있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타인의 활동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소셜미디어가 이를 증폭시킨다. 그런데 AI는 이 감정을 한층 실존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지금 당장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Touati-Tomas 같은 얼리어답터들에게 영구히 뒤처질 수도 있다는 찜찜한 두려움이다. 온라인에서는 AI 후발 주자들이 미래의 과실에서 소외되는 '새로운 영구적 하층 계급'이 등장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반농담처럼 들리지만, 마냥 가볍게 웃어넘기기 어렵다.
두려움은 종종 강력한 동기가 되지만, 이 경우에는 낯익은 현실이 그 동기를 무력화한다. 디지털 기술이 삶 속으로 스며든다고 해서 우리가 보다 고차원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 것은 아니다. 삶이 편리해진다고 예술 창작이 늘어나지 않는다. 이메일이 등장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그저 더 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을 뿐이다. 스마트폰은 업무, 뉴스 피드 중독(doomscrolling), 메시지, 여행 예약, 소개팅 앱까지 모든 것을 단 하나의 스크린 위 끝없는 처리 목록으로 뭉개버렸다. 필자가 AI에 대해 느끼는 불안의 핵심에는 단순한 감정이 자리한다. 이런 것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음'은 피할 수 없는 방향이다. 특히 지난 다섯 달간 Anthropic의 출시 속도는 AI가 인간의 생산성을 어떻게 배가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폭발적으로 가속했다. 최신 도구와 모델들은 단순 질의응답형 챗봇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에이전트(agent)' 생태계로의 전환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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