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콩이였어. 아주 작은 씨앗.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된 너를 위한 짧은 이야기.

by 유연히

너는 콩이였어. 아주 작은 씨앗.


가끔 어둠 속에 섬광이 비췄어. 땅도 진동하고, 파도도 쳤지.

거대한 바닷속 무한의 우주 속에는 오직 너 하나였어.


때론 알 수 없는 울림이 사방을 매웠지. 하지만 너는 포근했고, 따뜻했고, 자유로웠어.

날마다 두둥실 떠다녔지.


기분 좋은 꿈을 꾸기도 하고, 무서운 꿈을 꾸기도 했지만 깨고 나면 늘 평안했어.


그러던 어느 날.

너의 땅의 흔들렸고, 바다가 사라졌어. 그리고 하늘이 무너져 버렸지.


마침내.. 드디어 너는 내게로 왔단다..

네 세상의 끝난 것 같아. 너는 크게 울부짖었지. 하지만 이건 또 다른 세상의 시작이었어.


사실 우린 가장 멀면서도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단다. 늘 함께였지만 서로를 볼 순 없었지.


비로소 우리가 만나게 된 거야.

너의 세상과 나의 세상이 충돌한 거지.


사랑하는 아가야. 우리의 세상이 어떠니?

너의 포근했던 세상과 다르지만 내가 또 다른 포근함으로 너를 채워줄 거야.

우리 또 멋진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