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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Aug 18. 2023

실업급여 신청

18년의 교직생활을 일단 잠정적으로 그만둔 지 3일...

어제 개학을 했다는 소식과 2학기 시작으로 분주하게 돌아다녔다는 동생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고용공단을 찾아갔다. 

오전 10시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순간, 수많은 사람이 다 나와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만 보고 듣고 판단한다고... 

나의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은..

출근시간이 아닌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방향을 향해 가는 것을 보니 모두 나처럼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가나?

물론 얼마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됐지만 말이다.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18년을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해왔으니 수고했어. 이것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야. 까지것 안되면 내게 주는 안식년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고용공단을 마주하는 순간 갑자기 서글퍼지며 울컥함이 올라온다. 

곧바로 "왜 그래. 미쳤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건물안에 들어서있었다.


생각보다 실업급여 신청은 간단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는 복잡해보였는데 말이다.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니 해당 대상자가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직 학교에서 정보가 넘어온 것이 없으니 9월 1일 인터넷신청하거나 방문하여 신청하란다. 

2~3분만에 끝난 실업급여 신청에 약간은 허탈감이 밀려온다. 

그러면서 집에 도착하자 마자 달력에 9월 1일 '실업급여 인터넷 신청'이라고 기록해둔다. 


이제 실업급여도 신청했으니 조금씩 교단을 떠났다는 것이 와닿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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