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 28일, 메타퀘스트3 발표 키노트 때부터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매한지 3년이 되었다. (첫 구매 21년 10월)
사용하는데 있어 불편감은 전혀 없었으나, 23년 10월 메타퀘스트 3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새벽에 애플 키노트 보던 감성으로 메타퀘스트 3 발표 키노트까지 챙겨서 봤었다.
23년 9월 28일이었군.....
키노트 품질은 무척 구렸다. 애플의 칼같은 시간 맞춤 키노트랑 다르게 어설프게 제품발표회를 기획한것에 굉장히 기가막혔었는데 (한국에서 이거 보려면 새벽 2시까지 깨어 있어야 했는데, 미국 시간으로 30분이나 키노트가 늦춰진것부터 화가 나긴 했었음)
메타퀘스트3 발표전 알려졌던 이야기는 MR컨텐츠의 시대가 열리게 될것을 예측하는 장미빛 기사들이었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섞이면서 어떤 콘텐츠들을 만들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치가 무척 높기도 했었다.
메타는 퀘스트3 발표전에 '퀘스트 프로' 라는 라인업을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었는데, 그때 힘주어 이야기 했던것은 다양한 업무 환경에서 비지니스 차원에서 VR헤드셋을 활용할수 있을것이란 예측이었다.
그러나 이 VR헤드셋을 이용한 비지니스 라인에서의 활용도는 메타가 기대했던것 만큼 높지 않았다.
비지니스 차원에서 퀘스트 프로를 활용하는 마켓플레이스는 지금-*24년 4월- 도 요원한 수준. 걍 호기심으로 ' 이런것을 이렇게도 할수 있습니다' 차원에서 광고용으로나 쓰이지, 범용으로 쓰이는 기계는 아닌것 같다.
(이런 소리 하면 산업 현장에서는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 어쩌고, 하는데 그거 말고는 응용해서 일반 사업장등에서 활발하게 사용하는데가 없다, 이 말입니다)
아무튼, 이날 메타의 키노트에서 주요하게 부각된점은 AI관련한 사업에 박차를 가할것이란 소식이었고, VR시장 점유이 무척 높은 퀘스트2의 후속작에 대한 제품 발표 자체는 조촐한 느낌이었다.
MR콘텐츠 시장이 부각될것이란 이야기가 있긴했는데, 발표회에서 공개된 영상은 실제 기계 사용자들도 경험해볼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제공된게 아니라 그저 동영상 자료로 화면 프리젠테이션 되는거로 끝이었고, 언제 이러한 영상 자료와 같은 제품이 실제로 구현될지에 대한 계획조차 없었다.
게다가 MR콘텐츠들은 헤드셋 착용자한테만 보여지는 세계라 VR의 근본적인 문제점, 현실 세계와 개인을 유리시키고 미착용자와 공감하거나 상호작용하는게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지점에 있어서 달라진게 없었다. 물론 지금은 그게 당연한거고 그게 콘텐츠의 몰입도와 엔터테인경험의 극대화를 위해 꼭 필요하단 입장임.
내가 이거 보자고 새벽 2시30분까지 잠도 안자고 버텼던가?..... -현타-
처음 발표된 메타퀘스트3의 MR콘텐츠 시장에 대한 기대를 보면서 느꼈던 나의 감상은 '아. 이거 정신병자가 경험하는 환시를 구현하고 있는거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였다.
게다가 이때쯤 해서 애플 비전프로 발표에 대한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IT긱들고 관련 매체들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가진 애플의 VR헤드셋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었기에 기존부터 일반 소비자 대상 HMD 팔던 메타의 퀘스트3에 대한 관심이 쏠려있었는데
형편없는 제품 발표회 이후 허망하게 흐지부지 되버린게 참 유감스럽기도 했다. 당일 발표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선글라스 브랜드에 렌즈 넣어서 안경으로 보고 있는 장면을 촬영하여 쉽게 sns에 업로드 할수 있다, 뭐 이런걸 광고하는 제품이었는데, 사실 이 제품을 구매하신 분들의 후기에 따르면 주변광량 부족으로 쓸모있는 사진을 촬영해 나는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그저 긱테크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해라. 정도였으니, 참고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한국에선 구매자체가 안될걸? 되도 안 사시는걸 추천합니다.. 뭐 근데 패션템으로 사고 싶은 사람 있을수도 있겠지)
키노트 이후, 한달 뒤에 10월에 퀘스트3 발매가 될 것이니, 예약구매를 하라는 소식에 얼리어답터 라고 쓰고 오타쿠라고 읽는다 선생님들께서는 냅다 새 기계로 갈아타실 준비를 하시고 예약구매를 넣으시는 분들도 꽤 있었다.
근데 난 그렇게 까지 하기에 매력적인 기계는 아니것 같다는 판단에 구매를 보류했었다.
키노트에 크게 실망한것은 둘째치고 메타퀘스트 2의 가격은 구매당시 기준 36.4 (여기다 난 서드파티 악세사리 구매하느라 15를 추가로 태움) 였는데, 새로 발표된 메타퀘스트 2는 컬러패스 쓰루와 깊이 감지 센서추가, 거기에 고급형 VR렌즈라고 알려진 '팬케이크 렌즈' 탑재로 가격이 두배가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환율의 영향도 있음)
128GB기본 모델이 69만원? 그리고 이전에 퀘스트2를 구매했을때의 경험에 비추어보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악세사리 (헤드스트랩과 페이셜 인터페이서-안면폼이라고 부르는 그것-)의 분명한 교체가 필요할텐데,
신제품 출시 이후 불편함을 감수해 가면서 드문드문 출시되는 서드파티 제품군의 악세사리 시도해보느라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발매와 함께 공식에서 판매하는 악세사리들도 몇종류 있었지만, 공식에서 판매되는 악세사리의 품질에 크게 실망했던 퀘스트2 사용자 그룹의 경험으로 인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잘한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