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다이몬과 푸른악령들과의 마지막 일전

by 미운오리새끼 민

강태석 소장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 사실을 지구방위기사단에게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됐다. 지구방위기사단은 이미 전사로 변해 있었다. 얼굴에는 결전에 임하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눈은 목표물을 바라보는 맹수의 눈빛처럼 이글거렸다. 이제 그들 앞에는 어떤 두려움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하람에게 갔다.

“하람아, 큰 문제가 생겼어.”
지구방위기사단을 보며 웃고 있던 하람의 얼굴이 변했다.
“왜요? 무슨 일인데요?”
“무 대륙에 사람들이 있어. 그것도 엄청 많이.”
“네? 거기에 왜 사람들이 있죠?”
강태석 소장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인간의 호기심이지. 새로운 대륙이 솟았으니 연구를 위해 간 거야.”
하람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나 있는데요? 빨리 대피시켜야죠?”
“김찬민 부장에게 말은 했어. 하지만 일출 전에 그 인원이 다 대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강태석 소장이 먼 하늘을 보며 말했다. 하람이 대간에게 갔다.

“소장님, 그게 사실인가요? 무 대륙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대간이 상기된 얼굴로 다가왔다.
“네, 저도 지금 확인했어요.”
강태석 소장이 풀이 죽어 말했다.
“빨리 대피시켜야 해요! 사람들을 놔두고 다이몬과 싸울 수 없어요.”
“김찬민 부장에게 얘기는 했어요.”
대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다이몬과 푸른악령들을 단숨에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체될 거 같아 불안했다. 대간이 지구방위기사단을 불렀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어.”
“뭐가 문젠데?”
백호가 말했다.
“무 대륙에 사람들이 있어.”
모두들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거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인데?”
“사람이 살 수는 없지만 관심은 있는 곳이지.”
토리의 말에 대간이 답했다.
“관심이 있는 곳은 또 뭐야?”

“인간은 호기심 동물이야. 그래서 자신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무 대륙으로 갔을 거야.”
잔나비의 말에 이든이 설명했다.
“사람들이 있다면 무 대륙에서 다이몬을 상대로 싸울 수 없잖아?”
도담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방법이 없는 거야?”
“그래서 함께 고민해 보자는 거야. 사람들 스스로 철수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해뜨기 전까지 모두 빠져나가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악도리의 말에 대간이 말했다.

“근데 어쩐 일로 그 악당들이 자신들 머리 위에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그냥 놔뒀을까?”
솔찬이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처음부터 사람들을 방패로 삼은 거야. 사람들이 있으면 우리가 공격하지 못할 걸 안 거지.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임무잖아.”
푸르미르의 말에 모두들 공감했다.
“나쁜 놈들! 자기들 유리할 때만 사람을 이용하는 군.”
수리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진정해.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방법을 찾아보자.”
매디가 말했다.
“시간이 얼마나 있는 거지?”
알찬이 태양을 보며 물었다.
“여기 하고 무 대륙하고의 시차는 길게는 13시간, 짧게는 8시간입니다. 그 중간쯤이라고 하면 10시간 내외이니, 현재 해가 뜬 시간까지 감안하면 길면 8시간 짧으면 6시간 정도 남은 거죠.”

강태석 소장이 세계 시차 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럼, 사람들이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요. 그냥 몸만 빠져나온다면 몰라도 거기에 들어간 장비와 자료들을 함께 빼내려면 그 시간 안에는 불가능해요. 또 이쪽에서 비행기를 보내야 하니 그 시간도 감안한다면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요.”
솔찬의 말에 강태석 소장이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거기에 사람들은 몇 명이나 있죠?”
“아직 파악이 안 됐어요. 그리고 정부 허가 없이 개인적으로 들어간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모든 사람들을 다 찾아 대피시키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매디의 말에 강태석 소장이 대답했다.
“제시간에 사람들을 무 대륙에서 대피시키는 건 처음부터 힘든 거네요.”
대간이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매디가 사람들을 다 옮기면 어떨까?”
“그것은 하늘의 법칙에 위배되는 일이야. 사람에게 마법을 쓸 수는 없어.”
잔나비의 말에 대간이 단호히 말했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쓸 수 있잖아?”
“물론 그렇지. 하지만 그것도 우리 때문에 사람들이 위험해졌을 때야.”
수리의 말에 푸르미르가 대답했다.

“지금 상황이 우리 때문에 위험해 진거 아닌가?”
“그렇지 않아. 우리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이 위험해져야 하는데 우린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어.”
토리의 말에 백호가 반대했다.
“뭐가 그리 복잡해. 그럼, 사람들 다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이몬과 푸른악령들을 공격할 거야?”
악도리의 말에 모두들 침묵했다.

“다이몬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지구의 절반은 사라져. 그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
“사람들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야. 우리가 잘 못 사용한 마법은 스스로 책임져야 해. 사람들의 인생에 우리가 개입할 수 없는 거 잘 알잖아?”
이든의 말에 이어 대간이 말했다.
“답답한 소리 하고 있네. 지금도 우리는 충분히 사람들의 삶에 개입하고 있어.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왜 다이몬을 막아야 하는 거지? 그리고 사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우리 임무라면, 무 대륙에 있는 사람들을 무사히 빠져나오게 하는 것도 우리 임무야.”
알찬의 목소리가 커졌다. 결론 없이 얘기만 오고 가자 도담이 나섰다.

“무 대륙 진척상황을 알 수 있나요?”
강태석 소장이 김찬민 부장에게 전화를 했다. 강태석 소장이 물었다.
“사람들이 빠져나오고 있나요?”
“일단, 각국 지도자, 그리고 유엔에 상황을 설명했어요. 그런데 도무지 믿질 않아요.”
김찬민 부장의 얼굴이 울상이 됐다.

“뭘, 안 믿는다는 거죠?”
솔찬이 물었다.
“무 대륙 아래에 다이몬이 있다는 걸 안 믿어요. 신이란 존재를 믿지 않으니 그들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납득이 안 되는 거죠. 설령 신을 믿는 사람들조차 그것은 허구라고 생각해요. 자신들이 믿는 신이 아니라는 거죠.”
김찬민 부장이 하소연하듯 말했다.

“무 대륙을 나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네요?”
대간이 화면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네.”
김찬민 부장의 말에 힘이 빠졌다. 지구방위기사단도 멍하니 듣고 있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해!”
악도리가 말했다. 모두들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이렇게 계속 눈치만 살필 거야?”
알찬도 나서며 말했다.

“시간이 없어. 무 대륙에 해가 뜨려면 얼마 남지 않았어. 다이몬이 태양에너지를 얻으면 우리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그렇게 되면 지구뿐만이 아니라 우주 전체가 위험해질 거야.”
이든이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말했다.
“난,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잔나비가 장비를 챙기며 말했다.
“그럼, 각자 생각들을 말해봐.”
푸르미르가 말했다.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야. 우리가 나서서 사람들을 대피시킨 후 다이몬과 싸워야 해.”
수리가 먼저 말했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백호가 지구방위기사단을 천천히 훑었다.

“반대 의견 없지?”
백호가 대간을 보며 말했다. 대간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더 이상 의견들 없으면 손을 들어 결정 하자. 매디가 나서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데 찬성하면 손을 들어.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할 수 없어.”

푸르미르의 말에 제일 먼저 악도리가 몸짓으로 표현을 했다. 그리고 알찬, 이든, 수리, 잔나비, 매디가 차례로 손을 들었다. 백호가 손을 들자 이번에는 토리, 도담, 솔찬이 들었다. 이제 푸르미르와 대간만 남았다. 백호의 눈을 바라보던 푸르미르가 손을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대간에게 쏠렸다. 대간도 손을 들었다. 모두들 웃으며 서로 얼싸안았다.

“시간 없으니 어서 무 대륙으로 가자!”
백호가 서둘러 지구방위기사단을 모았다.
“소장님과 하람은 김찬민 부장님과 함께 있어요. 필요하면 저희가 하람을 통해서 연락드릴게요.”

푸르미르가 매디를 불렀다. 대간이 하람과 강태석 소장 앞으로 왔다.
“하람아, 별일 없을 거야. 소장님, 하람이를 부탁드립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따랐다. 매디가 그들을 붙잡고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뒤 나타나 이번에는 지구방위기사단을 모두 무 대륙으로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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