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나면 무작정 걷는다

부정적인 정서와 감정에 대하여

by 차준택 Spirit Care

에스키모인들이 화를 푸는 방법 (정균승 '내가 나로 살아갈 자유' 中 )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나면 무작정 걷는다고 합니다.

화난 마음 그대로 하염없이 걷는 것입니다.

한참을 걷다 화가 풀리면 그 자리에 막대기로 표시를 해둔 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왜 그토록 화가 났는지 분노의 이유를 돌이켜 봅니다.


화가 난 이유를 알게 되면 마음은 다시 평정심을 되찾습니다.

이것이 에스키모인들이 화를 다스리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또 화가 치미는 일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다시 길을 나섭니다. 아무 생각 없이 또 무작정 그냥 걷습니다. 그렇게 가다가 예전에 자기가 꽂아 두었던 막대기를 발견합니다. 그것을 보고 지금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진단하게 됩니다.

‘아, 지금 내 마음이 예전보다 더 힘들어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곤 계속해서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다시 걷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무엇 때문에 그리 분노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말이지요.


어떤 때는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걸어도

막대기가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아, 내 마음이 전보다 견뎌낼 만한가 보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상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말이지요.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났을 때 싸우거나 회피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화를 다스리려 합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 현상보다는 왜 화가 났는지 본질을 보려고 합니다.


걷는다는 것은 끓는 냄비의 불을 끄는 것과 같다. 화와 친해지자.


나는 종종 주변에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는 성격상 화를 잘 내지 못한다. 화를 내면 나 자신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현장에서 화를 내지 않는 리더로 유명하다. 그의 동료들은 한결같이 “감독님이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배우 이병헌은 그를 “선비 같다”라고 했고, 이영애는 “영화계의 신사”라 불렀다. 하지만 그 평정심은 타고난 것이 아니었다. 젊은 시절, 한 번은 촬영 중 감정이 폭발할 뻔한 순간이 있었다. 그때 한 조명감독이 그의 팔을 붙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 이렇게 말했다.


“감독이 화를 내면, 스태프의 존경이 사라집니다.”


그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그 이후 그는 결심했다. “다시는 현장에서 화를 내지 않겠다.”

그의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 화를 억누르는 대신, 생각하고 기다리고 바라보는 시간으로 바꿨다. 그의 조용한 리더십은 오히려 스태프들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영화 현장은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했다.


리더가 화를 낸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통쾌할 수는 있어도 결국 팀의 존경을 잃고 신뢰를 흔드는 일이다. 리더가 평정을 잃지 않을 때, 조직은 리더의 감정을 거울삼아 안정감을 배운다. 박찬욱 감독의 태도는 단순한 인내가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다스리는 품격 있는 리더십의 본보기다. 진정한 리더는 감정을 다스릴 줄 알고, 그 침묵 속에서 조직의 신뢰를 키운다.


화를 내고 안 내고 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화를 내면서도 성과를 만드는 리더도 있을 수 있으니까. 다만, 같은 조건에서 같은 성과를 냈다고 했을 때 화를 내지 않고도 성과를 만든 사람이 더 고수일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참으로 박찬욱 감독 같은 경우는 드문 사례일 것이다.

에스키모인.JPG AI생성 이미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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