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스템을 이해하는데까지 3년이 걸렸다.
통장 하나 만들었는데 미국, 일본, 싱가포르에서 주문강남 동물병원에서 첫 주문을 받았을 때, 저는 이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국내가 아니라, 해외.
아마존에서 제품을 팔고 싶었습니다. 국내 동물병원 영업도 하고 있었지만, 더 큰 시장이 보였어요. 아마존 셀러 계정을 만들려면 Paygos라는 게 필요했어요. 해외 정산을 받기 위한 가상 계좌 같은 건데, 기업은행에서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행에 갔어요. 통장 하나 만들러.
아마존 가입을 진행하고 기다리던 중, 기업은행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아마존 셀러 교육을 진행한다고. 서울에서, 약 12주 과정으로.
반신반의했어요. 스팸이 아닐까? 지점에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진짜 교육이 맞냐고, 어떻게 진행되는 거냐고. 정식 교육이었어요. 게다가 교육비는 기업은행에서 전액 부담한다고 했습니다.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바로 신청했습니다.
2015년이었어요. 첫날, 아마존 관련 영상을 틀어줬습니다. 물류창고 영상이었는데,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어요. 로봇이었습니다. 거대한 창고 안을 로봇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며 물건을 옮기고 있었어요.
그때 한국은 쿠팡이 막 성장하기 시작하던 시절이었어요. 온라인 쇼핑은 G마켓, 11번가, 네이버가 전부였고요. 그런데 책만 팔던 아마존이 이미 로봇으로 물류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다른 세계구나.
아마존 셀러 센트럴, 리스팅, FBA, FBM, Buy Box… 처음 듣는 단어들이 쏟아졌습니다. 강사는 능숙하게 설명했지만, 머릿속은 점점 하얘졌어요. 업무 끝나고 저녁 7시부터 듣는 교육이다 보니 피곤하기도 했고요. 시스템 자체가 너무 복잡했거든요. 뭐가 먼저고 뭐가 나중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머리가 뒤죽박죽이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쿠팡이 아마존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거였습니다. 지금은 익숙한 개념들이지만, 당시 한국엔 그런 시스템 자체가 없었어요. 용어 하나하나가 전부 낯설었습니다.그래도 교육이 끝날 무렵, 한 가지는 분명해졌어요.
'이거다.'
복잡하고 어렵고 뭔지 모르겠지만, 우키우키가 가야 할 방향이 확실히 여기라는 확신. 이상하게도 그건 명확했습니다. 내 제품이 지구 반대편 어딘가의 고양이한테 닿을 수 있다는 것. 그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신났어요.
저는 그 교육을 3년 동안, 3번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처음엔 뭔지 몰라서, 두 번째엔 알 것 같은데 이해가 안 돼서, 세 번째엔 실제로 해보면서 생긴 질문들을 들고 갔습니다. 그러다 강사님이 말씀해주셨어요.
"아마존도 큰 시장이지만, 알리바바도 봐보세요. 거기도 교육 있어요."
그래서 알리바바 교육도 들었습니다. 아마존이랑은 또 다른 세계였어요. 알리바바, 알리익스프레스, 큐텐, 라쿠텐… 다 온라인 쇼핑몰 같지만 시스템이 다 달랐어요. 들을 때마다 해외 온라인 시장이 얼마나 크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였습니다. 플랫폼 하나만으로 해외 진출이 된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배운 대로 되는 게 없었습니다 교육에서 배운 대로 하면 될 줄 알았어요. 아니었습니다. 플랫폼마다 양식이 다 달랐어요.
올려야 하는 썸네일 이미지 사이즈도 다르고, 상품 설명 형식도 다르고, 카테고리 분류 방식도 달랐습니다. 하나 올리고 나면 다른 곳은 또 처음부터 공부해야 했어요.
회원가입부터 막히는 곳들도 있었고 해외 플랫폼이다 보니 번역이 매끄럽지 않았어요. 번역기를 돌려도 뭔 말인지 모르겠는 문장들이 있었고, 해외 인증 관련 서류는 또 다른 벽이었어요. 하나 해결하면 또 다른 게 막혔습니다.
그래도 재밌었어요. 각각의 나라에, 플랫폼 하나로 제 제품을 직접 가지도 않고 알릴수 있다는 것. 일본 사람도, 미국 사람도, 싱가포르 사람도 우키우키를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올려두고 공부하면 한곳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아직 뭐 광고도 하지 않는데 찾는다는건 이미 승산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메일이나 문자가 오면 행복해졌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온 주문인지도 몰랐습니다. 누가 샀는지도 모르고요. 그냥 지구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우키우키를 선택했다는 것.
어떤 날은 아마존 미국에서. 어떤 날은 큐텐 싱가포르에서. 어떤 날은 일본 라쿠텐에서. 나라가 다 달랐어요. 언어도, 시간대도, 화폐도 달랐지만 주문이라는 알림 하나는 똑같았습니다. 직접 만든 우키우키 간식이, 미국으로, 싱가포르로, 일본으로 날아갔어요.
그게 너무 신기한 일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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