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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리 Jul 13. 2021

엄마, 아빠 말고남자친구없었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엄마는 아빠 말고 남자친구 없었어? 딱 한 명만 사귀고 결혼한 건 아닐 거 아니야?"


 저 질문을 들은 엄마는 갑자기 어이없다는 듯이, 급발진하며 대화 주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쓸데없는 소리 한다."는 한 마디와 함께.


 사실, 어렸을 때는 내가 저런 질문을, 감히 엄마한테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엄마와 나는 가깝고 편하게 지내는 사이긴 했지만, 그래도 부모와 자식 간에는 뭔가 보이지 않는 선 같은 것들이 존재하기 마련이지 않는가? 내 기준에 그 선을 넘지 못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이성교제에 대한 이야기였다.


 뼛속까지 유교걸인 엄마에게는 자식과 이성교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내가 누구를 만나는지는 언제나 궁금해했다.) 어쨌든, 저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했을 거라는 상상 자체를 하지 못했다. 꼬맹이였던 나에게, 그런 것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였다. 


 엄마랑 아빠는 영원히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했고, 과거에도 그랬어야만 했다. 그들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세상의 웬만한 것들은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어린 나이였던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부모님이 나를 낳았을 때보다도 나이가 들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해하지 못할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도 많이 사라졌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서야 저런 질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엄마, 아빠 말고 남자친구 없었어?"라고.


 대답을 피하는 엄마를 보며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모르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어땠을지.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모르긴 몰라도, 분명 두 분에게도 본인만을 위한 삶을 살던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고, 나와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알콩달콩 연애하던 시간들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 때문에 속상해서 눈물을 흘리던 시간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난 두 분의 삶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엄마와 아빠의 삶을 인터뷰하기로 결심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일이 생각보다 커졌다.


 결국 나는, 우리 가족 모두를 인터뷰하고 가족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사실, 부모님이 환갑이 되었을 때 책을 발간하여 선물하고 싶다는 꿈도 있다. 근데 두 분의 환갑은 얼마 남지 않았다. 초조하다.)


 그럼, 인터뷰부터 시작!


 PS. 여러분은 가족들에게 무슨 질문을 하고 싶나요?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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