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모도리 Jul 22. 2021

너는 왜 특수학교 선생님이 된 거야?

가족 에세이 준비 2_동생 1차 인터뷰

 20대 후반의 남동생 정훈이(가명)는, 지금 현재 지적장애 특수학교에서 기간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정규직 선생님이 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매년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기로, 오래전부터 동생의 목표는 특수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특별히 되고 싶은 것이 없었던 것 같은데, 동생에게 갑자기 확고한 목표가 생긴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동생에게는 언제 꿈이 생긴 걸까?

 너는, 왜 특수학교 선생님이 된 거야?


 

Q. 어릴 적 꿈은 뭐였어?

A. 그냥 뛰어노는  꿈이었어. 확고한 꿈은 없었던  같아. 엄마랑 아빠는 '너는 마음이 따뜻하니까, 의사가  거야.'라고 했는데, 그걸 듣고 ', 나는 마음이 따뜻하니까 의사를 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적은 있었어. 물론 마음 따뜻한 걸로 의사가   없다는  나중에 알았고.


 어릴  축구를 잘해서 축구선수를 할까도 생각해본  있는데, 그건 우리 학교에 있는 남자들 대부분이 그런 꿈을 꿨던  같고.


 ! 버스기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 그건 누나도 알지? 예전에는 사람들이 버스 타면  동전을 냈잖아.  그게  기사님 꺼인  알았거든. 그래서 버스기사 되면 동전을  가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기사님이 되고 싶었지.

 정말 확고하게 뭐가 되고 싶었다는 생각을 하진 못했던 것 같아.


Q. 그럼, 어쩌다가 특수학교 선생님을 꿈꾸게 된 거야?

A. 특수학교 선생님이라는  이전에, 그냥 선생님을 꿈꾸게  계기가 있어. 내가 1  선생님이, 나이가  많은 분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오래 교직 생활하면서 얼마나 시달리고 힘든 것들이 많았겠어. 그래서 그냥  무기력하시고, 우리에게 무관심하셨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셨는데, 그분이 나쁜 선생님이라서 그런  아니라 그냥 하나하나 대응하고 가르칠만한 에너지가 없으셨던  같아. 아마 처음에는  그러셨을 텐데...


 어쨌든, 그렇게 방치된 것처럼 지내다가, 2  담임 선생님을 만났지. 거의  부임한 젊은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엄청 젊은 분이었어. 20대 후반이었나? 열정이 넘치시더라고.


 그래서 우리  모든 애들을 끌고 가려고 했어. 우리가 잘못해서 체벌을 하더라도 절대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았어. 그래서 체벌당하면서도, 이게 선생님이 진짜 우리를 생각해서 이러는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선생님은 공부하고 싶은 애들도 도와주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애들도 다른 꿈이 뭐가 있을까 찾아봐줬어. 상담도 잘해주셨어. 아무래도 선생님은 우리보다  많은 것을 경험했을 테니까, 우리가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도, '이건, 이런 자격증이 있어.' 이러면서 알아봐 주고  비슷한 다른 길이 뭐가 있는지도 알아봐 주고.


 근데 신기한 게, 그 선생님이랑 있으면서, 진짜 말 안 들었던 애들이 점점 더 변해가는 거야.

 그러는 걸 보면서, '사람이 이렇게 사람을 변하게 하는구나. 대단하다.' 싶었어. 그 선생님을 보면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Q. 그 선생님이 다른 친구들을 변하게 하는 것을 보고 너도 그러고 싶었던 거야?

A. 어쩌면, 초중고 학창 시절은 평생 기억에 남는 경우도 많고, 인생에 영향도 많이 주잖아. 나도 그 선생님처럼 학생을 변화하게 하고, 더 좋은 길을 알려주고 그런 일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얘기를 선생님한테 하니까,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해주셨고.


Q. 그럼, 그중에서 특수교육으로 분야를 정한 이유는 뭐야?

A.  내가 다닌 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이 있었어. 근데 그거 알지? 진짜 나쁜 애들이 특수학급에 속해 있는 친구들 괴롭히고 놀리고 때리고 그러잖아.  그게 너무 싫었어. 그래서 특수학급에 있는 친구들을 많이 도와줬어.


 나는 학교 다닐  친구가 많은 편이었는데, 내가 특수학급 친구들을 도와주니까 다른 애들도 특수학급 친구들을 도와주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같이 놀기도 하고 점점 분위기가 바뀌었어.


 근데 그중에 내가 특별히 가깝게 지냈던 특수학급 친구가 하나 있어. 영광이(가명)라고. 영광이는 원래 사람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는 친구는 아니었어. 영광이네 부모님이 그러셨는데, 다른 사람 이름 아무것도 기억  하는데  이름만 기억한다고 하셨어.

 그렇게 특별하게 지내면서 자주 놀고 그랬는데 중학교 올라가면서 영광이는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 진학했어. 그렇게 헤어졌지.


  년이 지나고 학교에서 단체로 특수학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는데, 어떤 애가 멀리서  보고  이름을 부르면서  뛰어오는 거야. 처음엔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영광이었어.  학교가 영광이네 학교였더라고.


 근데 그런 상황을 모르는 다른 선생님들은 위험한 상황인 줄 알고, 영광이를  막아서고 그랬는데도, 영광이가  나한테 뛰어와서 "정훈이!" 하면서 인사하고 안고 그랬어. 나를 알아보기 힘든 거리였는데도 알아보고,뛰어오고, 이름도 기억해주고...


 그 순간이 너무 벅차고 좋아서 그게 자주 떠올랐거든. 선생님이 되기로 마음먹으면서는 그 생각이 더 자주 떠올라서, 특수학교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Q. 정규직은 아니지만, 지금 꿈꾸던 일을 하고 있는 거잖아. 일은 어때? 주로 어떤 일을 해?

A. 우리  학생은 6명이야. 6명이 얼핏 적은 숫자 같지만, 애들 대부분이 1:1 케어가 필요할 때가 많아서 6명도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있어. 갑자기 자해를 하거나, 나를 때리거나, 친구를 때리려고 하거나 이럴 때도 많아.


 그래서 등교할 때도 픽업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쉬는 시간에도  같이 있어야 .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보고 있어야 하거든. 그렇다고 쉬는 시간에 가만히 앉아있는  아니라서, 나는 차라리 음악을 들으면서 학생들이랑  같이 따라 부르면서 시간을 보내. 애들이 좋아해.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화장실도 함께 가서 뒷처리를 도와줘야 . 식사도 혼자 못하는 경우가  있고. 그래서 나는 일과시간에 화장실도 가기 힘들 때가 많아. 화장실 가고 싶으면 다른 사회복무요원에게 잠깐 부탁을 해야 . 일과 시간 내내  수가 없고  긴장하고 있어야 . 혹시 애들한테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 외에 사무적인 업무로는 알림장, 가정통신문, 학부모 상담, 특별활동, 행정처리, 교육계획 뭐 이런 일들이 있어.


Q. 일하면서 뿌듯했던 순간은 있어?

A. 나는 애들이 좋고 너무 귀엽긴 한데, 애들이 뭔가  알아가고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랐어. 그럼 엄청 뿌듯할  같은데, 그런 변화를 많이 느끼기는 어려워서 속상하기도 . 그래서 처음   동안 엄청 지치더라고. 나로 인해 애들이 뭔가  알아갔으면 좋겠는데, 다른 학생들과 달리 우리 학생들은 그게 어려우니까. 근데 애들 자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우니까 이제는 그것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일하는  같아.     


Q. 가끔 너를 때리거나, 일이 힘들 때면 학생들에게 화나지는 않아?

A. 절대 화나진 않아. 혹시나 자해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라도, 그건 애들이 어떻게   있는  아니야. 내가 그때  일은, 애들이 다치지 않게 잡고 있으면서 보호해주는 거야. 힘들기도 하고 맞으면 엄청 아플 때도 있는데 화나진 않아.


 오히려 다른 애들한테는 미안해.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하는 애가 나타나면  애한테   집중하게 되거든. 그 때는 골고루 신경 써주지 못하니까 미안하지.


 나 말고 다른 선생님들도 그럴 것 같아. 그런 걸로 감정적인 생각이 들면 안 되지. 감정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절대 안 되는 거고.

 근데 난 마음속으로도 애들한테 화나거나 하지 않아. 다만, 너무 제압하기가 힘들면 조금 더 세게 잡는다거나 하는 정도야. 그래서 어느 날엔 어떤 애가 팔 쪽에 멍이 들었더라고. 자해를 심하게 해서 내가 세게 잡고 있느라고 그런 건데, 학생 어머니께 말씀드렸어. 너무 자해가 심하고, 다른 친구들도 때리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그러면 어머니도 이해하셔.     


Q. 만약에 네가 자해하고 있는 학생 보호하고 있는데, 다른 학생도 그렇게 행동하면 어떡해?

A. 모두가 그렇게 되면 다른 교과 선생님이나 사회복무요원에게 도움 요청해야 되는데, 보통  명이 심하게 그런 행동을 하면 나머지가 그런 상황을 아는  같더라고. 선생님이 뭔가 지금 힘든  같고, 친구가 지금 뭔가  좋은 상황인  같다는 ? 그게  신기해. 그래서  명이 심하면 나머지는 조용히 놀고 있어.


 아마도, 그런 상황일 때는 내가 나머지 애들 통제하느라고 입으로는 계속 '얘들아,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이건 안돼!' 이러면서 계속 말을 하거든. 그래서 나머지 학생들은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아.


Q.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것 같아. 

A. 지금은 초등학생 담당이어서 그래도 힘으로 통제가 어느 정도 되는데, 고등학생 담당했을 때는 정말 진짜 힘센 애들이 많아서, 가끔 목숨 걸고 해야 되는 느낌이었어.


 애들은 본인이 누굴 때리면 상대방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하는 건데, 나는 애들이 다치지 않게, 진정시키는  목적이니까   있는 힘이 다르기도 하고.

 여자 선생님들은 진짜 힘들 것 같아. 초등학교 6학년만 돼도 여자 선생님들보다는 훨씬 힘이 세서 고생을 많이 하시더라고.


 정훈이는, 일을 처음 시작하고   만에 몸무게가 8kg이나 빠졌다. 원래 몸무게도 75kg 정도로  날씬한 편이었던 동생이 갑자기 그렇게나 살이 빠져서 나도  놀랐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지, 한동안은  8~9시만 되면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자기 바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아빠 말고 남자친구 없었어?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시작하기

카카오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좋은 글과 작가를 만나보세요

카카오계정으로 시작하기
페이스북·트위터로 가입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