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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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ple Music의 아티스트 홈(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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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9월 1주차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더위가 한풀 꺾인 것 같네요. 9월이 되자마자 이렇게 되다니 계절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이제 계절이 바뀔 텐데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가을맞이 새로운 곡 또는 아티스트를 찾는 $%name%$님에게 오늘은 ‘박태욱’이라는 아티스트를 소개해볼까 해요.
박태욱은 제가 올해 발견한 아티스트 중 단연 최고! 라고 할 수 있는 아티스트에요(최근에 앨범도 새로 나왔답니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쓰는 지금 숨겨놨던 보물을 슬쩍 보여주는 기분이 드네요(더위 꺾인 기념으로 드리는 특별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박태욱의 음악은 독특해요. 나쁘게 말하면 낯설고 좋게 말하면 자신만의 색깔이 있달까요.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어느 부분은 너드(일본풍 너드랄까요) 같다가 또 어느 부분은 인디 밴드 같은 느낌이 나요. 그래서 앨범을 듣는 내내 긴장을 풀 수 없었어요. 새로운 느낌이 계속해서 귀를 두드렸거든요.
저는 박태욱의 음악을 눈물 냄새와 무기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그 이유는 곡에 슬픔이 슬쩍 묻어있고 보컬은 축 처지는 느낌이기 때문이죠. 마치 눈물 냄새나는 덜 마른빨래를 얼굴에 대는 기분이랄까요. 이런 설명을 들으면 ‘뭐야 별로야..‘ 싶을 수도 있지만 들어보시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어요. 무기력함을 뚫고 나오는 강한 개성과 독특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죠(헤이 츄라이 츄라이~).
아 그리고 박태욱의 음악에서는 슈게이징의 느낌도 나요(다만 슈게이징만큼 Noisy 하거나 몽롱하진 않지만요). 요즘 슈게이징에 대한 관심이 많이 올라왔던데 슈게이징 좋아하시는 분들은 취향에 맞으실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인디, 독특한 사운드, 노이지, 무기력, 너드가 들어있는 곡이니 새로운 감성과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강력추천 드려요.
이제 박태욱의 곡을 소개해볼까 하는데요. 최근의 발매한 2개의 앨범 중 각각 1곡, 총 2곡을 뽑아봤어요. 이 곡들은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고 가능하다면 2개의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보시는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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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곡은 ‘만사가 귀찮다’에요. 이 곡은 <Hmm> 앨범의 10번째 트랙으로 제목처럼 귀찮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곡이죠. “만사가 다 귀찮다~”로 시작하는 가사를 들으면 다 때려치우고 침대에 눕고 싶어져요.
하지만 곡 분위기에 비해 사운드는 매우 성실해요. 특히 기타 솔로가 아주 끝장나죠. 기타 연주를 들으면 할 일은 산더미지만 머릿속으로만 일어나야 하는데 하며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떠오르고요. 방은 조용하지만 머릿속은 시끄러운 그런 느낌이랄까요?
가사를 살펴보면 누가 내 사생활을 염탐한 것처럼 공감이 200% 되는 내용이 적혀있어요. 침대가 너무 좋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가사, 심지어 의자에도 앉기 싫은 그 마음이 적혀있죠. 그리고 정말 만사가 귀찮은 것 같은 박태욱의 목소리가 분위기를 완성하고요.
가사를 좀 더 살펴보면 사랑에 대한 고민이 나와있는데요. 그 사람이 날 좋아하기는 하는 건지, 노력하면 되긴 하는 건지 고민하는 내용이 담겨있죠. 결국 귀찮음의 근원에 슬픔과 무기력이 있는 느낌. 그래서 이 곡을 들으시면 제가 박태욱의 음악을 왜 눈물 냄새나는 덜 마른빨래 같다고 했는지 이해하실 수도 있어요.
혹시 $%name%$님도 알 수 없는 무기력으로 만사가 다 귀찮으신가요? 그럴 때는 나와 비슷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좀 나아질 수도 있어요. 침대에 널브러져 천장만 멍하니 쳐다보고 계시다면 박태욱의 ‘만사가 귀찮다’를 들으며 가사를 따라 불러 보세요. 왜인지 모르게 힘이 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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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곡은 ‘발자국’이에요. 이 곡은 <사랑은 또> 앨범의 7번째 트랙으로 잔잔한 곡이죠. 따뜻한 멜로디가 앞서 소개한 ‘만사가 귀찮다’와는 대조적인 느낌을 주고요.
<사랑은 또> 앨범은 <Hmm>에 비해 밝고 따뜻한 앨범이에요. 그래서 <사랑은 또>에서 가장 눈물 냄새가 많이 느껴지는 ‘발자국’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지죠. 이 곡을 들으면 덜 말랐던 빨래가 햇빛을 받아 뽀송해져 가는 느낌이랄까요? 상처가 아무는 기분이에요.
가사를 보면 낭만적이에요. 사랑하는 이에게 담담히 말하는 느낌이죠. 상대방을 햇빛에 비유하고 빚을 많이 졌으니 갚을 기회를 달라고 하는 초반 가사는 덜 마른 빨래가 말라가는 느낌을 강하게 줘요. 그리고 손을 잡다가 괜찮으면 안아주고 또 괜찮으면 입을 맞춰달라는 가사, 영화관도 박물관도 들리자는 가사가 서정적인 기타와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를 높여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들으면 작은 자취방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들려주는 장면이 떠올라요. 풋풋함과 사랑이 느껴진달까요? 그리고 박태욱의 힘빠진 목소리를 들으면 옥상에서 마르고 있는 빨래도 보이는 것 같고요.
그런데 어째서인지 곡에는 아직도 슬픔이 묻어있어요. 끝이 보이는 연애이거나 슬픔을 딛고 사랑을 확인한 느낌이 든달까요. 그래서 더 낭만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지죠. 힘빠진 사람의 사랑이지만 진심이 담긴 고백. 저는 ‘발자국’을 이렇게 설명하고 싶네요.
자 어떠셨나요? 새로운 취향을 탐방할 준비가 되셨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음악 어플에 박태욱을 쳐보세요. 듣는 순간 $%name%$님의 취향을 저격할지도 모르니까요. 제겐 보물 같은 곡들이라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추천드린 2곡은 뉴스레터 하단 추천곡 버튼에 링크를 달아놓을게요.
이렇게 취향 탐방기를 마쳐볼까 합니다. 혹시 제게 궁금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DM으로 연락 주세요. 다양한 세계와 영역을 같이 탐색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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