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무질서에 대하여

[Essay] 다음 세대와 함께 보좌 앞으로 : To throne

by 한은

[Prolog] 무질서에 대하여


글로 남긴다는 것이 과연 힘이 있을까 의심을 많이 했었다. 사람들 앞에서 목이 쉬어라 부르짖어도 나의 이야기를 한 명이라도 들어준다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를 위해 전심으로 기도하는 지체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다음 세대를 보길 정말 소망한다면 그들의 다음 세대도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글을 남겨라” 말씀해 주셨는데 나의 다음 세대를 넘어 그다음 세대를 위해 글을 남기라는 그 말이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나의 세대와 나의 다음 세대가 연합하여 하나님 나라를 외치는 것에 가슴 뛰는 일이었지만 그들의 다음 세대도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다음 세대를 꾸준하게 만나는 일을 하면서 내가 배웠던 학문 속에 분명하게 나타내신 하나님의 의미들을 이들도 함께 배웠으면 했다. 특히 수학, 과학을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하나님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운 과정들과 미스터리가 존재했다. 생화학을 주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수학도 접할 수 있었는데 고등학생 때와 차원이 다른 수학의 접근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계속 숫자를 읽고 그려야 하는 상황 속에 있어서 어느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무작정 과정과 수식들을 외우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원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누구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제 접근 방식을 나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문제가 어떻게 꼬여 있는지 먼저 관찰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정답만을 원했던 학생 때와 다르게 정답을 위한 과정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대학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졌다.

대학생 1학년은 이론으로만 배워왔던 실험들을 직접 실험하여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고 고찰을 통해 기초 실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적는다. 1학년 때는 보고서 작성하는 일이 너무 귀찮았고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한 가지의 방법이 아닌 여러 방법들을 도전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고, 그 실험 보고서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보고서가 될 수 있겠지만 옳게 가는 것이 무엇인지 차례대로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step by step을 배우게 되었다.


현재 한국과 교회의 다음 세대는 알고 있는 것이 정말 많다. 나는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관련된 서적과 제목만 보고 혹시 관련된 서적일지 몰라서 골라오며 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정보들이 들어오는 만큼 정확한 정보도 굉장히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는데 무작정 모든 정보를 흡수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갑자기 찾아오는 어려운 환경과 상황에 대해서 개인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헤쳐나가게 되었다. 사춘기, 사랑, 여러 감정들을 배워야 하는 시기가 있는 것처럼 때로는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모든 상황을 직접 해결해 보려는 우리 생각이 가장 먼저이며, 중심이 되는 삶이 되어버렸다. COVID-19로 인해 갑작스럽게 개인의 환경, 상황, 감정이 더 중요하게 되었는데 개인의 수단과 방법이 옳다고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에게 맞는 상황과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지금 당장 느끼고 있는 감정에 대해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니 어려움이 찾아오면 바로 숨어버리고,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불과 10년 - 15년 전만 하더라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부딪히고, 싸우기도 했었다. 하지만 COVID-19 이후 우리 모든 사람의 생활과 삶의 방식이 많이 변했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을 수 있지만 필요 없는 상황에 힘을 빼앗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 시간이 지속되면서 옳은 것을 틀렸다 말하고, 절대 아닌 것이 절대적인 것이며 옳은 것이라 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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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배우는 ENFP, 가끔은 INFJ 괴짜 생화학 전공자. 하지만 지금은 교회 아이들 가르치는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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