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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령 Jun 30. 2023

명리공간_2

오행과 공간

사주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사주를 본다’라는 말을 많이 하고 보통은 동양 철학관 또는 역학관, 역학소에서 본다라는 말로 많이 들었을 텐데 나도 명리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사주를 보는 것이 ‘점 본다’는 말과 같은 뜻인 줄 알았다. 무당이 보는 점과 사주를 같은 의미로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알아들을 것이다. 

사주란 인간이 태어나는 생시, 즉 년 월 일 시를 만세력으로 보면 총 여덟 글자로 쓸 수 있다. 여기서 여덟 글자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팔자(八字)’이다.

여덟 글자가 위아래로 네 글자씩 즉 년 월 일 시 네 간지干支로 쓰는데 이 네 간지를 기둥이라고 하고 기둥 주(柱) 자를 써서 사주(四柱)라고 하는 것이다.

네 개의 기둥, 여덟 개의 글자 그래서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사주를 ‘본다’라는 말보다 ‘읽는다’가 맞는 말인 거 같다. 본다 라는 말은 그냥 눈으로 본다, 보인다 라는 말로 이해가 되는데 글자를 그냥 보는 게 무슨 의미인지 마치 ‘점을 본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들리는 경향이 있어서 좀 구분해서 썼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사주를 본다’보다 ‘사주를 읽는다’로 쓰는 게 맞고 이 책에서는 그렇게 표기할 것이다.

만세력 앱에서 여덟 글자를 알려주고 사주 또한 알기 쉽게 써준다.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로 만세력 앱이 많이 나와있고 나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면 내 생년월일에 맞는 여덟 글자를 알려준다. 사람들이 어렵게 여기는 것이 이 여덟 글자를 한자로 표기해서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다. 물론 한자를 많이 알면 뜻을 이해하는데 훨씬 낫겠지만 우선 알아야 하는 한자의 개수는 27개이다.  생각보다 적지 않은가에 놀랄 것이다. 

우선 천간天干이라고 하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열 개와 지지地支라고 하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의 열두 글자, 그리고 오행이라고 하는 다섯 글자 총 스물일곱 글자를 한자로 알면 되고  이 중 천간 열 글자와 지지 열두 글자의 조합인 육십 간지를 알면 되는 것이다. 

사주를 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류 역사에서 농경문화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명리를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할 때 인류가 하늘의 때를 알기 위해 계속 천문을 기록하거나 자연 속에서 자연의 때를 기록해서 농경에 도움을 얻고자 했던 걸 설명한다. 지금 시대는 과학이 발달해서 날씨를 안다거나 농사를 위해 때를 아는 것은 쉬워졌다. 그러나 과학이 없고 인간이 그저 자연에 의존할 때를 생각해 보면 언제 파종을 해야 하는지, 언제 수확을 해야 하는지를 늘 자연의 시기에 의존하면서 기록해 왔고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분이고 자연의 시간에 놓여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의 흐름 속에 있는 시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세력은 이런 자연의 시기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기록해 왔고 이제는 달력처럼 사용하고 있는 기록이다. 예전에 어른들이 사용하시던 일력을 보면 한자로 그날이 무슨 일인지 숫자 말고 한자가 쓰여있는데 그 한자를 보고 날을 정하고 했다. 

그게 만세력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날이 2023년 3월 19일인데 만세력으로 쓰면 올해가 계묘癸卯 년이고 3월은 을묘乙卯 월이며 19일은 병자丙子 일이다. 이렇듯 그날그날 만세력으로 읽을 수 있고 사람이 태어난 그날의 만세력을 읽으면 여덟 개의 글자로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난 년은 연주, 월은 월주, 일은 일주, 시는 시주 이렇게 네 개의 기둥이라고 기록하고 이를 사주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왜 사주를 읽고 알아야 하는 가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사계절과 아침, 점심 저녁 중 새벽 12시부터 24시간을 기록하고 읽듯이 사주는 한 인간이 태어날 때의 계절과 시간의 기록이다. 근데 왜 사주를 읽으면서 한 사람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인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인간은 자연의 때를 알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고 그 만세력으로 농사를 짓고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만세력으로 자연의 때를 알 듯 인간의 때도 알 수 있다는 이치는 당연한 것이다. 

사주에 대해 오해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나도 그런 게 어떻게 맞냐, 어떻게 그런 걸로 인간의 운명, 운세를 예측할 수 있냐고 생각했으나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과학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고 매우 수학적인 방식의 해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빅데이터(Big Data)에 비유할 수 있다. 인류가 수많은 세월을 기록하며 만들어온 데이터이며 이 데이터를 마치 수식처럼 풀이할 수 있게 기록해 온 것이 명리학이라고 이해하면 좀 쉽지 않을까 한다. 

명리학이 지금은 학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점’이나 보는 그런 잡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사실은 조선시대에는 과거에 시험으로 보는 과목이었다고 한다. 생활 철학과 같은 학문이었고 공부를 해서 알면 유익하게 생활에 접목해서 쓸 수 있는 학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왜 현대에는 학문이었다는 사실도 모르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이 명리학을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고 때를 알 수 있게 되어 사는데 매우 유리해진다. 그래서 양반들이나 권력자들이 평민들은 모르게 하고 뒤로 숨겨서 독점을 했던 것이다. 쉬쉬하고 몰래 뒤에서 명리학자에게 듣고 독점해서 차지하는 그런 구조였을 것이다. 역학자라고 약간 하대하고 음지화 했던 것이다. 

때를 미리 안다는 것이 얼마나 그 당시에는 힘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명리학이 뒤에 숨겨진 이유를 알 수 있다. 평민들은 명리학을 배울 수도 그런 이론을 아는 사람을 접할 수도 없었기에 무속신앙에 의존했을 것이고 무당이라는 무속에서 자연의 때를 미리 알고 싶었을 것이다. 무속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는 또 다른 세계인 것이라 생각이 든다.

명리학은 계절과 절기학이라고 한다. 자연의 때를 절기 별로 기록했고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를 기록해서 만세력을 만든 것이다. 

과학이 발달하는 시대가 올수록 인간은 스스로를 절대자, 신처럼 여기기 시작했고 자연을 지배하고 그 위에 군림하기 시작하면서 명리학은 점점 더 음지의 학문으로 숨겨져 왔다고 생각이 든다. 왜냐면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과학에 의존하고 논리와 이성이 과학적이라고 믿는 철학이 서양뿐 아니라 동양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에 음양을 논하고 자연의 때에 맞춰서 인간을 이해한다는 명리학은 비과학적이고 마치 미신이라고 치부한 것이다. 

그런데 왜 현대에 와서 명리학이 재조명되고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며 얘기되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만세력을 외울 수도, 가지고 있을 수도 없던 시대였고 명리학을 배우기가 참으로 어려워서 일부 학자들이나 만세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것이었는데 요즘에는 시대가 바뀌어서 스마트폰의 앱으로 만세력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나의 생년월일시만 알면 내 사주와 팔자를 바로 알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들이 공부를 하게 되었고 유튜브에서 많은 젊은 사람들이 명리학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 많이 하는 MBTI 검사처럼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물론 배우기는 쉽지 않다. 글자마다 뜻이 다르고 글자의 조합마다 뜻이 다르고 위치에 따라 다르고 성별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 해석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이 너무도 많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실 너무 어려운 공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끝까지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너무 매력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다.

사주팔자를 안다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 첫 단계이다. 내가 이 공부를 하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어서 너무도 좋았다. 나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의 시작은 나의 존재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철학자, 종교인들은 인간의 존재에 대해 연구하고 알려주고 해 왔다. 

명리학에서 얘기하고 있는 사주와 팔자를 정확히 읽을 줄 안다면 나를 정확히 알 수 있고 나를 위한 달력이 하나 생기는 것이며 때를 읽을 수 있고 알 수 있어서 나에게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럼 왜 공간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인간은 이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고 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것이다. 명리학은 절기학이라고 시간, 즉 때를 아는 것인데 공간이 무슨 상관인가 하겠지만 명리학은 인간의 시간과 공간과 몸에 대해 알 수 있는 학문인 것이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오행이 뭔지를 알아야 한다. 


오행五行이란

오행은 다섯 가지 기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음양오행陰陽五行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음양이 자연을 이루고 그 안의 에너지를 오행이라고 나눠서 구분하고 있다. 오행은 음양을 좀 더 세분화시켜놓은 것이고 행이라는 것은 진행한다는 의미이며 음양이 펼쳐진 목화토금수를 오행이라고 한다. 

태극을 보면 위아래에 붉은색과 푸른색 음양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은 위아래 구분이 없으며 하나의 기운으로 본다는 동양의 철학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쉽게 양은 하늘이고 음은 바다다, 또는 양은 남자이고 음은 여자다 이런 구분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명리학에서는 음양의 구분도 하지만 천간과 지지로 구분을 한다. 천간은 하늘의 때, 기운이라고 하고 지지는 땅의 때, 기운이라고 하며 천간의 글자는 열 개, 지지의 글자는 열두 개로 기록하고 있다. 쉽게 들어봤을 갑, 을, 병, 정… 이 글자가 천간을 이루는 열 개의 글자이고 우리가 동양 문화에서 쓰는 띠가 열두 개의 지지이다.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이 열두 개의 글자는 각각 띠에 해당한다. 

자子는 쥐, 축丑은 소, 인卯은 호랑이, 묘卯는 토끼, 진辰은 용, 사巳는 뱀, 오午는 말, 미未는 양, 신申은 원숭이, 유酉는 닭, 술戌은 개, 해亥는 돼지이다. 이렇게 들어보니 늘 들어오던 띠가 사주에도 연관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거고 그래서 띠 별 운세라는 말도 들어봤을 거다. 요즘에는 사주를 일간 위주로 해석을 하는데 예전에는 연주, 즉 태어난 해를 위주로 읽어서 띠가 중요했고 띠 별 궁합이니 띠가 어때서 어떻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본 경험이 있을 거다. 이런 열두 개의 글자로 지지를 이루고 있는데 이 천간 열 글자와 지지 열두 글자에도 음양이 구분되어 있다.

오행五行은 말 그대로 다섯 개의 에너지인데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천간과 지지를 이룬다.

                                                                            

일주라고 쓰여있고 붉은 점선의 테두리로 표시한 게 일간이다. 윗 칸의 네 글자가 천간이며, 밑 칸의 네 글자가 지지이다.

목木

     나무 목木 자를 한자로 쓰는데 나무라고 해서 말 그대로의 나무를 한정 지어서 생각하면 안 되고 자연의 에너지 중에 가장 유사한 것으로 이해시키기 위해서 나무라고 정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도 처음에 배울 때는 목을 나무로만 생각해서 오류가 많았는데 절대 한 가지로 정의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무의 특성을 생각해 보자. 나무는 봄에 새싹을 틔우고 하늘로 뻗어 자라는 형상을 하고 있다. 봄은 어떠한지 계절과 절기를 생각하면 시작의 힘이 강하고 상승의 계절, 젊음 등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나무는 어떤 색인가? 물론 한 가지 색으로만 말할 수 없지만 대표적인 색, 녹색(청색)이 떠오를 것이다. 그래서 나무의 오행 색은 녹색(청색)이다. 그리고 명리학에서는 방위도 매우 중요한데 띠를 말하고 있는 십이 지지는 방위를 나타내고 있고 오행 중의 나무는 동쪽이다.

오행을 설명하면서 계속적으로 계절과 방위를 알려줄 텐데 자연의 때를 구분해서 인간의 때를 알려했던 학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방위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계절도 너무 중요한 요소인 게 언제 태어났는지 계절을 보면 그 특성이 다 다르고 자연의 때를 구분한 것이 계절과 절기이기 때문에 사주팔자에서 오행을 이해하려면 머릿속으로 계속 계절과 방위를 떠올려야 한다.

오행 중의 나무는 천간 열 글자 중에 갑甲과 을乙, 지지 중에 인寅, 묘卯가 있다. 이 네 개의 글자가 나무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또 다른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천간의 글자는 방위와 상관없는데 지지의 열두 글자가 방위와 관계가 있다. 지지의 열두 글자는 십이지지라고 하고 띠라고 한다고 했는데 각각 1월부터 12월을 의미하고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가 순서대로 12월, 1월, …11월을 의미하기에 이는 계절과 절기를 의미한다.  

이 중 목을 뜻하는 인과 묘는 호랑이와 토끼를 뜻하고 띠도 의미한다. 호랑이인 인목은 계절로는 봄인데 달로는 2월이고 토끼인 묘목은 3월이다. 

다시 정리하면 천간의 갑과 을, 갑목과 을목이라 부른다. 지지의 인, 묘, 인목과 묘목이라 부른다. 오행의 목은 색은 녹색이며 방위는 동쪽이다. 그래서 만일 갑인년이라고 하면 푸른 호랑이라고 하고 을묘년이라고 하면 푸른 토끼라고 말하는 것이다. 올해는 계묘년으로 오행 중 계는 수水이고 수는 색이 검정이라 계묘년은 검정 토끼의 해라고 한다. 

나무인 목을 의미하는 오행은 지향력, 분발력, 새로움, 시작, 젊음, 성장 등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천간의 갑목과 을목, 인목과 묘목도 각각 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 발달된 사람들은 시작을 잘하고 도전을 잘하며, 밖으로 잘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 맺는 것을 잘한다. 

갑목은 그야말로 시작이고 양陽의 글자이다. 천간 글자 중에서 첫 글자이고 육십 간지 중에서도 첫 번째 글자다. 그래서 뭔가 크고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을목은 같은 목이라 시작이긴 한데 음陰의 글자라 갑목보다는 여리고 작은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물상으로 떠올리면 갑목은 푸른 소나무라고 하고 을목은 작은 과실수, 또는 풀 등을 떠올리면 된다. 

지지의 인목은 천간의 갑목과 같고, 묘목은 을목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로 나는 을목일간이다. 일간은 무엇이냐면 태어난 년 월 일 시 중에 일을 만세력에서 천간으로 보면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의 열 글자 중에 한 글자가 나의 일간이 된다. 내가 태어난 년 월의 일을 만세력으로 보면 ‘을’ 일간으로 태어난 것이다. 일간이 매우 중요한데 사주를 읽을 때 요즘은 일간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나의 개인적인 성향, 특성을 알려주는 중요한 글자다. 예전에는 일간이 아니라 년간, 즉 태어난 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띠 별로 해석을 했었다고 하는데 시대의 흐름이 개인이 중요한 시대라 사주를 해석하는 방법도 시대의 흐름 따라 바뀐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나의 일간인 을목은 어떤 성향을 띠고 있냐면 봄의 글자라 시작을 잘하고 음의 글자이기에 섬세하고 디테일하며 적응을 잘한다고 해석을 한다. 물론 이 한 글자로만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글자도 더 조합해서 해석을 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사주 해석을 위한 책이 아니기에 오행을 간단히만 설명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화 火

     화를 한자로 불화 火 자를 쓴다. 말 그대로 화의 물성을 가장 유사하게 가지고 있는 오행이기 때문이다. 불은 빛과 열로 나눈다. 불이라고 해서 활 활 타오르는 불만 떠올릴 게 아니라 하늘에 떠있는 태양도 불이고 밤에 뜨는 달도 불이라고 본다. 

화의 에너지는 사방으로 분산되는 에너지이다. 분산력, 팽창력, 확장력이며 현대 시대의 네트워크로 관계를 맺고 빠르게 번져가면서 확장되는 것을 말한다.

화를 빛으로 볼 때 태양과 달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태양이 정오에 떠있거나 한 여름에 작열하는 태양은 열로도 본다. 다른 글자 랑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를 보고 빛인지 열이지를 구분해야 한다. 나의 팔자 중에 화를 의미하는 글자가 있다고 다 불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천간에는 병丙 화와 정丁 화가 있고 지지에는 사巳 화와 오午 화가 있다. 여기서 병화를 주로 태양이라고 보고 정화를 달이라고 하며 지지의 사화를 정화에 가깝게 오화를 병화에 가깝게 해석한다. 물론 명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정해진 것이 없고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가 없기 때문에 병화가 무조건 태양이라서 빛이다라고 할 수는 없다. 그냥 물상적으로 오행 중의 화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요소 중에 가장 유사한 것으로 비유해서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화를 생각하면 색상은 당연히 붉은색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방위는 천간에서는 의미가 없고 지지에서 화는 남쪽을 의미한다. 계절로는 여름이다. 

화를 사주팔자 중에 타고 난 사람들의 특성은 발산적이다, 밝다, 다정다감하다, 급하다, 숨김이 없다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나는 글자 중에 화에 해당하는 글자가 한 글자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드러나는 것이 참 부족하다. 화는 태양을 떠올리면 어디서든 모두가 쳐다볼 수 있고 가만히 있어도 있다는 것을 그냥 알 수 있는 존재임을 느낀다. 그런데 나는 화에 해당하는 글자가 없고 또 나는 일간이 을목이라 화는 십성으로 식신, 상관이기에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능력이 참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행위가 바로 나를 드러내는 것인데 나는 화의 기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글쓰기 등의 표현을 하는 것을 참 민망해하고 창피해했다. 나의 사주를 모르기 전엔 이런 내가 참 왜 그런지 몰랐고 나를 드러내는 기운이 그렇게 부족한 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부족한 기운을 채우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지금은 왜 책을 쓰려 하고, 나를 드러내려고 하냐면 나의 부족한 식상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나의 대운, 세운에 인성운이 강하게 들어왔었고 이런 책을 쓰는 것이 가치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이 기운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명리학을 공부하면서 좋은 점은 이런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돼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너무 과한 것은 덜어주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일단 내가 누구인지를 안다는 게 선행이 되어야 하는데, 많은 철학과 인문학, 종교를 공부하고 깨닫고자 노력했지만 명리학만 한 게 없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화의 속성은 내가 없는 식상의 역할도 하지만 다른 일간에게는 또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실은 이렇게 단순하게 얘기할 수는 없다. 일단은 간단히 오행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걸 어떻게 공간에 적용하고 나에게 적용하는 걸 알고 싶은 게 이 책의 목적이기에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자. 

태과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앞에서 언급함과 같이 많은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채운다는 뜻이고, 명리학에서는 이를 억 부라고도 이야기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해석을 한다.

내가 이 책에서 쓰고 싶은 이야기도 사실 요점은 태과불급에 있다고 보면 된다. 나의 사주를 알고 내가 뭐가 부족한지, 뭐가 너무 과한지를 알면 억 부적으로 더하고, 덜하면서 나의 균형을 찾고 조화를 찾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를 개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내가 타고난 것은 어쩔 수 없이 써야 하지만 좀 더 낫게 할 수 있다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명리학에서 이런 개운법도 이야기해 주는데, 나를 이를 공간적으로 개운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 책을 써야 하는 맘이 든 것이다.

물론 공간을 개운을 위해 또는 나에게 가장 맞게 디자인만 한다고 나의 운이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도움은 줄 수 있고 나의 에너지 맞는 조화로운 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화의 기운이 너무 많이 타고 날 수도 나처럼 아예 없게 타고 나 사람도 있는 게 사주인데 화의 특성을 알고 공간에 잘 적용할 수 있다면 매우 나의 운에, 또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풍수도 같은 논리이며 예로부터 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론으로 전해져 왔었고 지금도 대기업의 총수들이나 정치인들은 풍수를 적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게 당연한 것이 어디도 막힌 기운이 없이 뚫려야 하던 일도 잘되고 막힘 없이 잘 될 수 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한다. 과거에 경복궁을 건축할 때 터의 화기가 너무 강해서 풍수적으로 물을 관장하는 해태를 같이 디자인하고 건축하고 했다는 이야기는 다 들어보았을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건축물은 목조건축물이고 화재에 취약했으니 터까지 화기가 강하다는 이야기에 풍수적인 요소로 해태를 중요한 요소에 같이 건축한 것이다. 

각각 오행의 의미를 이해하고 어떤 오행이 부족하고 많은지를 파악한 후에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간에 적용하면 멀리서 어려운 풍수를 배우거나 적용할 필요 없이 내게 개운이 될 것이다.


토 土

     오행의 순서를 목, 화, 토, 금, 수라고 말하는데 다섯 개인 오행 중에 토의 글자는 가장 가운데 있으며 중앙이라고 한다. 내가 볼 때 오행 중에 가장 어려운 의미이고 해석하기 모호한 글자이다. 오행의 글자 중에 지지에 있는 글자들은 다 방위가 있는데 토는 방위를 말하기 어렵다. 물론 굳이 말하라고 하면 하겠지만 지지의 토는 진辰, 미未, 술戌, 축丑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중간중간 간절기, 환절기의 글자로 굳이 방위로 따지면 진辰 토는 동남, 미未 토는 남서, 술戌 토는 북서, 축丑 토는 북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각 오행의 특성이 나무, 불, 금, 물이기에 서로의 특성이 강하고 각 계절이 뚜렷하니 한 오행에서 다른 오행으로 변화할 때 토 같은 중재자 역할을 하는 오행이 필요해서 토를 중재자, 중간자라고도 한다. 내가 배우는 선생님은 토를 설명하기 가장 어렵다고 하셨고 비유할 때 변속기, 기어라고 말씀하셨다. 자동차를 달릴 때 기어, 변속기가 없으면 자동차의 속도를 바꿀 수 없고 얼마나 위험한지를 비유해서 설명해 주셨다. 

토의 특성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만물의 어머니, 자연에서는 하늘이 중요하듯, 땅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인간을 비롯해서 만물의 생명은 땅에서 시작한다 해서 과언이 아니며, 땅에서 나오는 많은 수확물들이 없으면 인간이고 동물이고 이 지구상에서 존재할 수 없지 아니한가.  토라는 것은 우리 생활에서 바탕이 되는 영역이고 땅을 밟아야 안정감을 느낀다. 나무도 땅이 있어야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으며 아이들은 목기운이 강한데 고층 아파트보다 저층 아파트에 사는 것이 낫고 가능하면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사는 것이 더 좋다.

강헌 선생은 명리라는 책에서 토에 대해 중화의 기운이라고 설명하고, 오행 중 불은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물은 흘러가면 없어지지만, 땅은 그 자리 그대로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참으로 여러 해석이 가능한 오행이라고 생각된다.

토의 색은 황색, 노란색이며, 방위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사실 중앙에 가까운데 계절의 간절기로 생각하면 동서남북의 중간중간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토의 특성은 멈춤, 신뢰, 보관,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천간의 무戊토와 기己토, 지지의 진辰, 술戌, 축丑, 미未 토로 다른 오행보다는 두 글자가 더 많다. 

나의 여덟 글자 중 다섯 개가 토이다. 무戊토, 기己토 두 개, 진辰토, 축丑토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실 십성으로 보면 정재, 편재의 혼잡으로 토가 너무 과다한 것이다.

내가 사주를 왜 공부했는지를 인트로에서 길게 설명을 했는데 지금처럼 명리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나의 삶이 왜 그렇게 답답하고 안 풀리는지 이해가 안 됐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나의 명식 구조를 알고 해석이 되니 너무도 이유를 알겠고 나처럼 토가 과다한 사주 명식은 억 부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좀 덜어주어야 한다.

또는 토가 없는 사주도 있고 너무 약한 사주도 있다. 사주 구조상 토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는 명식도 있다. 그럴 때는 토의 기운을 더해줄 수 있는 공간디자인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금金

     목, 화, 토, 금, 수木火土金水 중에 금金은 숙살肅殺과 포양包陽의 작용을 한다. 숙살은 엄숙하게 죽인다의 뜻이 있는데 열매를 위해서는 껍질을 단단하게 해서 과육을 익힌다는 의미이다. 금의 절기는 봄, 여름을 지나 온 나무에 열린 열매가 익는 시기를 의미한다. 포장한다, 정리한다, 구분한다의 뜻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서 구분한다의 의미도 있고 내부에 있는 내용들을 또 구분해서 정리한다의 뜻도 내포하고 있다. 

금金이라는 글자가 한자로 보면 금속의 느낌이 많이 나서 그런 물상으로 표현도 많이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주글자 중에 금이 많다 그러면 왠지 좋은 거처럼 느껴지는데 그런 건 아니고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런 물상적 이미지로 가장 근접한 해석을 돕기 위한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금에는 경庚 금과 신辛 금으로 나뉘는데 경庚 금은 원석, 신辛 금은보석이라고 많이들 표현한다. 원석이고 보석이라고 원석은 나쁜 거고 보석은 좋은 거고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면 명리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다. 원석은 가공의 가능성이 아직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무엇으로 바뀔지가 무궁무진한 상황인 거고 신 금은보석이라 이미 완성된 상태라고 해서 다른 외부의 터치가 불편한 물상으로 이해한다. 그러니 매우 예민하고 다루기가 어려운 금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지지에서의 금은 신申 금과 유酉 금으로 나뉜다. 신 금은 천간의 경 금과 같고, 유 금은 신 금과 같이 이해하면 된다. 신 금은 생지에 있는 금이라 아직 시작의 힘이 강하고 열매가 막 익어가고 있는 상태이고 유 금은 다 익어서 상품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상적인 해석은 그렇고 지지의 방위는 서쪽이며 계절로는 가을을 의미한다.

가을을 의미한다고 보면 칼라는 황색 같은데 금을 대표하는 색상은 화이트, 백색이고 방위는 서쪽이다. 


수水

     물, 수水의 수는 말 그대로 수와 같은 의미로 해석해서 이해하는 게 가장 빠를 것 같다. 

수는 안으로 응집하는 힘, 우리가 상상하기 쉽게 유리컵에 찬물을 담으면 컵에 송골송골 맺히는 물방울의 모습, 차가운 금속에 맺히는 물방울 등 아니면 쉽게 강, 바다, 시냇물,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 안개… 등등 물에 대한 물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물의 물상뿐만 아니라 씨앗도 수로 본다. 열매 과육에 싸여 있는 씨앗, 생명이 응집되어 있는 모습도 수의 물상으로 본다. 물이라고 해서 물만 수가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인 세계도 수의 세계로 해석한다. 수는 목, 화, 토, 금으로 인해 가시적인 것으로 드러난다. 

수 水는 흐르는 것(유流)과 적시는 것(윤潤)으로 나눠서 구분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이 모여서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는데 이렇게 커다랗게 모여 있는 물은 겉으로 보이기는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에서는 흐름이 있는데 이런 물을 흐르는 유流 하는 물이라고 하고 산속의 계곡에서 졸졸 흐르는 물, 흐르면서 소리를 내는 계곡물을 윤潤 하는 물이라고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윤 하는 물은 나무를 통해서, 다른 대상을 통해서 드러내기 때문에 스스로의 존재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또한 수 水이다. 

수는 정신적인 세계를 주로 의미하며, 지 智적인 상태 즉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본인의 삶에 녹여내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천간의 수는 임 壬수와 계 癸수가 있고 임수는 바다, 강같이 크고 모여있는 수를 의미하고 계수는 계곡에 흐르는 물, 또는 시냇물과  같은 물상으로 의미하면 된다. 

계수를 주로 윤하는 물로 보고 변화무쌍하며 옆의 대상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가랑비가 내리는 소나무를 떠올리면 비에 푹 젖은 물상을 계수라도 상상하면 된다. 촉촉한 이슬, 사람들이 바로 마실 수 있고 쓸 수 있는 물이다. 또한 계수는 60 간지 중에 마지막이며 음陰 중의 음이라고도 한다.

지지에서 수는 자수와 해수를 말하는데 자수는 12 지지 중에 쥐를 뜻하고 정북방향이며 시간으로는 밤 12시, 가장 응집되어 있는 수를 의미하며 해수는 돼지이고 흐르는 수이다. 

해수는 계속 모으는 수이고 많은 것들을 모으는 상태라고 보며 음의 기운으로 가장 세다고 한다. 

수를 의미하는 색은 검정, 흑 黑이며 방위는 북쪽을 의미한다. 올해가 계묘년인데 계癸 는 수 중의 음 陰 수이고 묘卯는 토이며 나무이다. 그래서 올해 계묘년 마스코트들을 잘 살펴보면 검은 토끼를 귀엽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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