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y_공감
좋았을 텐데
난 그냥 멍하니 서 있었어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다른 아이들은 뛰어놀았어
난 그저 속만 태웠지
섞이고 싶고 뛰어들고팠어
무서워하지도 않았다고
다른 아이 들은 흠뻑 졌었어
즐거워만 보였지
난 뿌리치고 싶었어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어
이제 해는 뉘었 뉘었 해지고
미련만 남겨졌어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물줄기가 춤을 멈추기 전에
한 번만 놓아주지 그랬어
그랬더라면 놓았더라면
어린아이 하나가 엄마 손에 이끌려 분수대 앞으로 왔어요.
아이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고 금방이라도 뛰어들고 싶어 답니다. 아이는 엄마의 손이 언제나 풀릴까 조급하게 기다렸지요. 아무리 기다려도 손을 놓아주지 않는 엄마의 얼굴을 성난 눈빛으로 흘겨보았답니다.
점차 아이들의 뛰어노는 소리로 잦아들고 분수의 물줄기도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았어요. 아이는 생각했어요, 이쯤 되면 엄마의 손이 풀어지겠지! 그렇게 얼마가 더 지나고 나서야 엄마는 꼭 쥐고 있던 아이의 손을 놓아주었어요.
그러나 아이는 좀 전과 똑 같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답니다.
또래의 친구들도 분수의 힘찬 물줄기도 다 사라져 거든요.
- 아들! 이제 가서 놀아도 된 단다
/......
- 애야! 지금은 놀아도 괜찮아
/ 엄마! 아이들도 없고 분수는 더 이상 물을 뿜지 않아요
실망한 아이는 금세 토라졌고, 획~ 하고 뒤돌아 섰지요.
그런 아이의 손을 엄마는 다시금 꼭 쥐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답니다.
- 아들! 벌써 몇 일째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있지!
지금도 콧물을 흘리고 있잖니!
분수에서 신나게 또래들과 뛰어 놓았으면 좋았을 겁니다.
그러나 며칠을 더 감기로 고생을 했겠지요.
감기로 힘들어하는 아들의 손을 엄마는 차마 놓아줄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체온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주려고 아이의 손을 꼭 쥐고 놓지 않았어요.
그리고 며칠이 지나 아이는 신나게 분수대에서 뛰어놀 수 있었답니다.
어른이 된 다는 것은 인내를 배워가는 시간인 듯합니다.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나는 여전히 엄마의 따뜻한 손을 그리워합니다.
이제는 많이 주름지고 거칠어지셨지만 그래도, 그런 손이라도 오래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블로그 Bridemask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