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해도 아무리 되짚어 봐도, 되돌릴 수 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 되짚어 보게 된다.
어쩌면 청춘이란 건 희귀병인 것 같다. 아무리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고 거부하고 싶어도 언젠가 찾아오게 되는 늙음.고칠 수 없고 치료약도 없는 누구나 겪게 되는 고질병.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피 끓는 젊음이 세월이란 빙하를 타고 녹아져 내린다. 주워 담을 수 없는 세월에 흔적만 남긴 채, 그렇게 유유히 흐르고 또 흐른다.
나에게서 너로 또 누군가 에게로,세발자전거를 타는 법을 배우고 두 발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돌리던 젊음은, 다시 세발자전거에 올라탔다.
깨어지고 부서진 피 흐르던 무릎도 신경 쓰이지 않던 그 시절에는, 너와 나 할 것 없이 무척이나 뜨거웠지.
나의 옆에서 세 발자 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던 많은 젊음을 부러워했고,그렇게 너 와나 우리는 모두가 젊음이 되었다.어느새 내 옆을 굳게 지키던 그 새파랗던 젊음이 희뜩 희뜩해지고 우리는 또 누군가의 옆에서 세발자전거를 꼭! 쥐여주고 있다.
이제 청춘은 아빠가 되고 아버지가 되고 두 발로 뛰고 날던 젊음은 세발이 되어 허리 굽어진 늙은이가 된다.
늙는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버지의 거친 손이 어머니의 깊은 주름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세월의 흔적을 담은 그릇이 되고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그릇 하나씩을 소유하게 된다.
젊다는 것은 무척이나 달콤한 것 같다. 나이가 들고 젊음을 회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만큼 소중하게 그리워한다는 것은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간절함의 반증은 아닐까.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을 살기 위해, 젊게 살고 젊은 생각으로 살려고 한다. 아마도 지금 살고 있는 모든 삶이 어쩌면 청춘의 때에 그토록 살고 싶었던 그 모습이 아닐까 싶다.그러니까!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제2의 청춘을 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