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날마다 나를 적시는 검은 빗 줄기 같아, 너는 화선지에 깊게 스미는 검은 물감, 지체 없이 하얀 세상을 구석구석 덮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나에게 떨구어 줄 때, 나의 아쉬웠던 구석까지 가득 채운다.
아침에 만나는 너는 밤새 막혀 있던 혈관을 뚫고 말초신경의 끝을 찌른다. 신이 창조한 모든 것 중에 최고의 선물, 너는 빛나는 열매! 나는 너를 이렇게 부른다.
나는 너를 즐긴다 마치 와인을 즐기 듯, 나는 너를 무심하게 꿀꺽! 넘겨 버릴 수 없다. 나는 항상 네가 아쉽고 한 방울도 놓치고 싶지 않다. 나는 너를 입안에 가득 넣고 건조해진 입안 구석구석을 적신다. 마치 와인을 시음하듯, 나는 커피를 그렇게 느낀다. 거친 물방울들이 폭포처럼 목젖을 지나고, 위장은 성급하게 마중을 나온다.
조여든 심장이 느슨 해지고 모든 긴장이 파괴될 때, 나는 너로 인해 흐드러지고 느슨해진다. 내가 세상을 멍하니 바라볼 때에도 너는 내 곁에 있었고, 깊은 한 숨에 회색 연기를 내뱉을 때에도 너는 나와 함께 했다. 많은 사람들이 너를 불면증의 원인 중에 하나로 치부할 때에도 나는 너를 단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네가 좋았던 것은, 너는 나의 시와 함께 했고 에세이와 함께 했으며 나의 사진 속 모텔이 수없이 되어 주었다. 이 세상 많은 음료 중에 딱!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난 당연히 "커피"라고 말할 것이다. -커피가 사랑스러운 이유- 공감의 커피 애찬론.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커피에 대한 많은 정보 들로 가득하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지 120년 만에, 세계 3위의 커피 소비하는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 2020년 기준이고 지금은 2년이란 시간이 지났으니 아마도 지금은 세계 1위가 아닐까.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뉴스에서 커피 소비량이 OECD 1위라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만 하더라도 커피숍이 무척이나 많다. 골목마다 적어도 2곳 이상이 커피를 팔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커피를 즐겨 마시거나 애찬론을 거론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대부분 다른 사람이 권하거나 또는 자판기 커피 뽑아주면 그렇게 마시는 것이 전부였다. 치솟는 커피 값을 보며, 자판기 커피는 얼마 안 하는데 뭐하러 저렇게 비싼 커피를 마시는지 이해도 되지 않는 부류였다.
내가 커피와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 그 이유 때문에 난! 커피를 "신이 내린 최고의 열매"라고 부르게 되었다. 나는 선교신학을 공부했다. 아침에 눈을 떠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성경을 펴고 깊게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그날은 어쩌다가 늦잠을 자게 되었고 아마도 10시 조금 넘어서 일어난 것 같다. 책상 위에 앉아 성경을 펼치고 묵상을 하다가 왠지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언젠가 SNS에서 머그잔에 담긴 검은 커피와 책 한 권이 놓인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굉장히 평온한 사진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마침 방학 때마다 봉사하던 외국인선교회 선교사님이 주신 "콜드 블루"가 있었다. 당연히 어떻게 해서 마시는 것인지 나는 모른다.
"커피니까" 일단은 뜨거워야겠지! 머그 겁을 찾아들고 커피를 잔에 부었다, 너무 진하면 잠을 못 잘 것 같아 조금만 넣었다. 물을 끄려 뜨거운 물을 커피가 담긴 머그잔에 부었다. 그리고는 닫아 놓은 커튼을 활짝 열어젖혔다.
코 끝을 자극하는 연한 커피 향과 쏟아지는 가을의 오전 햇살이 집안 전체를 휘감았다. 어느새 목구멍을 막 넘어간 커피는 내 몸 구석구석 신비로운 탐험을 시작했다.
너의 향기로
오늘도 너의 향기가 내게 드리운다 내 두 눈에 입김이 짖게 깊게 깔리고 내 무덤은 오늘도 너로 젖어 듣다 너는 나를 옷 입히는 붓 너의 향기가 나의 방안에 깊게 스민다
그날 이후, 나의 하루 평균 커피 섭취량은 5잔이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프림이 섞인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물론 지금도 커피에 대하여 잘 안다거나, 브랜드마다 커피맛이 다른 것을 구별한다거나 하지는 못 한다. 콜드 브루는 차게 마셔야 더 좋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여전히 난! 분위기로 마시는 커피를 가장 즐긴다.
일반인들이 커피 한잔을 마시며 성분을 분석하고 산미를 측정하고 어디에서 수입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런 것을 보면 분명히 커피는 분위기로 마신 다는 것이 어느 정도는 신빙ㅂ성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특별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는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는 것이다. 집에서든 공원이든 카페에서든 글을 쓸 때에는 항상 커피를 챙긴다.
가끔은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는 것인지, 글을 쓰기 위해 커 피를 마시는 것 인지 스스로도 정의 내 릴수 없을 때가 있다. 물론 굳이 정의 내릴 필요도 없다. 다만 커피에 대한 집착과 애정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며 만약에 누군가 세상에서 단 한 가지 음료만 취할 수 있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묻는 다면 나는 단연코 콜라보다 커피라고 말할 것이다.
커피는 나의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내가 쓰는 글들의 감성을 촉진시키며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 커피 가격이 점점 오르는 것이 아쉬움은 있지만 그렇다 해도 정말 분위기 좋은 커피는 그만큼 누군가의 하루를 풍요롭게 여유 있게 사색할 수 있게 이끌어 줄 것이다. 지금 내 옆에 놓여 있는 커피가 식어갈 때쯤, 나는 이 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잔의 커피를 기다리며 어떤 인생을 써내려 갈 것인지 생각하고 사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