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3 트렌디한 직원으로 살아남기
“어떻게 하면 트렌드를 빨리 읽을 수 있나요?”
바이어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였는데 사실 이렇다 할 뾰족한 답변을 하기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매 시즌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그 안에서 트렌드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트렌드 읽기>는 하나의 일과이자 루틴에 가까웠다. 그리고 사실 ’ 트렌디하다 ‘라는 표현이 얼마나 상대적인가.
다행인 건, 나는 상대적으로?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을 못 견디는 성격이었다.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어떤 브랜드, 아이템이 유행한다고 하면 어떻게든 내가 먼저 사고 착용해야 직성이 풀렸고, 새로 생긴 카페도 오픈런해서 먹어보곤 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나의 성격이 지금의 크리에이터 일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고.
“트렌디한 사람은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접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것이 어떻게 나의 일에, 나와 누군가의 일상에 접목할 수 있을지를 빨리 파악하는 사람이 아닐까”
사실 꼭 트렌디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게 잘 어울리고 즐거워하는지를 찾는게 당연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바이어였기 때문에 동 시대에 사람들이 좋아하고 흥미 있어하는 것을 찾는게 중요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많이 봐야 한다 가 나의 답이다. 입사 초기에는 사실 너무 바쁘기도 하고, 시장조사라고 하면 옆의 편집 매장은 어떤 브랜드의 어떤 스타일을 바잉 하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로 책정하는지 매주의 숙제처럼 정리하기 급급했다. 웬 남자가 여성복 매장에서 매번 구경을 하고 가격표를 보고 있으니 안 이상하게 보일리 없었다. 하지만 곧 멀티브랜드 스토어들이 온라인을 강화하면서 이런 정보는 온라인으로도 보기 쉬워졌고,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들고 눈치 보이는 경쟁사 위주 시장조사는 끝이 났다.
페퍼유는(3인칭화 하면 이 진지한 내용 속 좀 귀여워 보이나 싶어서) 이 시간에 계속 새로운 걸 보려고 노력했다. 새로 오픈한 팝업,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나 카페, 전시 그리고 클럽까지도 나에겐 <시장조사>의 영역이었다. 워낙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기도 하고, 계속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내가 동시대의 트렌드를 다른 사람들보다 잘 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이자 기준이었다.
출장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패션위크 기간 동안 볼 수 있는 런웨이 쇼와 전시, 애프터파티까지 나는 없는 체력을 어떻게든 끌어모아 최대한 참석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보고 만져본 것, 만난 사람들까지 모든 경험이 내가 얼마나 동시대적 트렌드를 잘 캐치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의 자신감이 된 것 같다.
뭐지 쓰고 보니 너무 트렌드 꼰대 같지만..
아래는 내가 참고하는&참고했던 계정들
(지금 다 생각이 안나서 추후에 더 업뎃할게요. 댓글로 저도 추천해주세요 팔로업하게!!)
<매거진&스토어>
https://www.instagram.com/voostore/
https://www.instagram.com/hommegirls/
https://www.instagram.com/culted/
<브랜드>
https://www.instagram.com/jacquemus/
https://www.instagram.com/tanner.fletcher/
https://www.instagram.com/maison_kimhekim/
<인물>
https://www.instagram.com/marcforne/
https://www.instagram.com/calumharper/
https://www.instagram.com/ly.as/
https://www.instagram.com/vivid/
<무드&아이디어&인터뷰>
https://www.instagram.com/pablo.ro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