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24. 목, 두려움에 떠는 뇌.
7시에 일어났다. 명상을 하고 운동을 했다. 팔 굽혀 펴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덤벨운동도 근육의 자극점을 찾는다. 어제 요가원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했는데 어깨를 힘차게 밀 수 있었다. 어깨를 잘 쓰니 머리가 살짝 바닥에서 떨어졌다. 벽에서 발을 떼면 1초 정도 유지할 수 있었다.
동네 뒷산은 아늑하고 조용한데 안 간지 한참 되었다. 십여 년 전에 집단폭행을 당한 여성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있는 산인데 그 당시 이 동네에 살지 않아서 그냥 올랐다. 동네 언니들이 혼자 가지 말라고 해도 다녔다. 그런데... 서울의 그녀가 산에서 변을 당한 뉴스.. 등등을 보고 산에 가지 않는다. 산에서 만나는 남자들이 잠재적 위험인물로 보이는 건... 과잉반응이지... 그렇지만 두려움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조절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하늘로 돌아간 시가 사촌이 떠오른다. 왜냐면... 젊은 나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왠지 그가 살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자꾸 작은 어머니가 미워져서 그렇다. 가족이 사랑과 안전의 공간이면 좋지만 아닌 경우도 종종 있다. 여기 지역 부모들은 자식에 대한 집착이 심한 편이다. 좀 편하게 해 주면 좋을 텐데... 끊임없는 요구와 침범은 가족의 끈끈함이라는 명제 아래 정당화된다. 왜 그래야 할까... 아마도 너의 이번 생은 나로부터 시작되었으니 내 것이라는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로 추측된다. 달리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그 시절 형성된 가치와 정서의 원인을 내가 알 수 없지만 괴로움의 시작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공기가 형성되는 처음이 이미 아름답지 않으니 그 과정은 더 묘하다. 자식이라도 성질과 재능이 다르니 차별과 부당함이 따른다. 너는 딸이니까... 너는 둘째니까...로 시작된 가정 내 차별은 확장된다. 너는 공부를 못하니까... 너는 돈을 못 버니까,,, 등등으로 이어진다. 사촌은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작은 어머니가 원하는 아들아이가 없었다. 아마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명절날 작은 목소리로 그렇지만 잘 들을 수 있게 나에게 '대학 나오면 뭐 하노... 직장도 없는데...'라는 말로 확실한 발차기를 하셨다. 왜 저러시나 생각해 보니 당신 며느리 둘이 모두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황당했지만 어쩌겠냐... 그 말 말고도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잠자기 전에 생각나는 찝찝한 말들이었다.
밖에서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은 집 안에서는 더 강력하다. 아무도 못 말린다. 부모라서 듣고는 있지만 참 고약하다. 말이 칼로 찌르는 것과 똑같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의 시아버지가 날린 말은 망치로 때리는 것 같았고 작은 어머니의 화법은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 두 분 다 집안에서 기피인물이었다. 장례식장에서 술을 먹다가 들었다. 다른 사촌이 내 시아버지에게 30여 년 전에 들어내야 했던 말들은 참 고약하고 잔인했다.
내가 어쩌다가 이 집안이랑 인연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은 20년 동안 나를 힘들게 했다. 답은 내가 멍청해서.. 였는데 참 미칠 노릇이었다.
가족 안에서 이렇게 찔리고 세상에 나가서 또 겪어야 한다면 참... 어렵고 긴 시간이다. 우리 뇌가 챔팬지의 그것과 같아서 그런가... 그의 편도체 안에 두려움이 가득하고 나의 편도체도 그 두려움에 공명해서 그런가... 가족 갈등은 해결의 길이 지난하다.
찾아낸 방법은 대상이 뿜어내는 화의 얼굴을 한 두려움에 말려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외부로 화를 표출하는 사람의 에너지는 강력해서 블랙홀 같다. 빨려 들어가지 않으면서, 동시에 '화'로 맞서지 않는 일은 참 힘들었다. 이런 길을 찾지 못하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사촌은 그 길을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