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부족보다 더 두려운 모멘텀 상실의 함정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결국 자금이 바닥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돈이 충분히 남아 있음에도 사업을 접게 되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습니다. 겉보기엔 모든 게 순조로워 보이는데도, 창업자와 팀이 지치고 무기력해지며 끝내 손을 놓아버리는 경우입니다.
그 이유는 스타트업이 “돈이 아니라 모멘텀을 잃었을 때” 정말로 무너진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모멘텀은 곧 “앞으로 나아간다는 실감”입니다. 초기에는 작은 성취만 있어도 큰 자극이 됩니다. 첫 사용자를 확보하거나, 첫 투자 유치 기회를 얻거나, 제품 사용 후기에 열광하는 고객을 볼 때 우리는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렇지만 회사가 성장해도 모멘텀은 쉽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올라가도 문제와 책임이 함께 늘어나며 전진의 속도가 더디게 느껴집니다.
투자를 받았어도 투자자들의 압박과 대외적 비난이 커져, 도리어 모든 게 더 복잡하게만 느껴집니다.
구성원 간에 정치적 갈등이 생기고 예전처럼 함께 달리는 분위기가 깨져 갑니다.
점점 그 누구도 즐거워하지 않고, 창업자는 물론 팀원들이 “이게 정말 내가 바라던 모습이었나?”라며 의구심을 품기 시작합니다.
한 번 모멘텀이 떨어지면 회사에 벌어지는 문제들은 더욱 과장되어 보입니다. 작은 위기도 치명적으로 다가옵니다. 고객의 사소한 불만도 크게 느껴져서 팀 전체의 사기를 꺾어버릴 수 있습니다.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실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힘이 빠집니다.
1시간 더 일하는 게 아깝게 느껴지고, 새로운 시도도 두려워집니다.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고, 팀의 열정도 사그라듭니다.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진짜 이유는 그래서 단순히 “통장 잔액이 0원이 됐기 때문”이 아니라 “달릴 힘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초기(도전과 실험) : 첫 번째 고객, 첫 투자 미팅, 첫 언론 기사 등 작은 승리도 큰 성취감이 됩니다. ‘이제 곧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열정과 유대감이 강력한 추진력이 됩니다.
확장기(외부 인정과 경쟁) : 언론 보도, 투자사 관심, 경쟁사 대비 우위 같은 외부적 승인이 모멘텀에 불을 붙입니다. 성공 가능성을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을 때 “정말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안정기(의미 있는 전진) : 이미 상당한 규모와 고객을 확보한 상태에서는 숫자상의 성장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진정한 믿음이 모멘텀의 핵심이 됩니다.
1) 작은 성취 다시 보기
매출·투자처럼 눈에 띄는 지표만 쫓지 말고, 초창기 즐거웠던 “사소한 승리”들을 재발견해 보세요.
첫 고객의 피드백, 팀의 유대감 같은 것들이 의외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2) 장기적 비전 재점검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지”를 주기적으로 돌아보세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의미와 목적이 모멘텀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입니다.
3) 팀 내 커뮤니케이션 강화
내부 갈등을 방치하면 모멘텀은 더욱 빨리 식습니다. 투명한 소통과 목표 공유로 “함께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세요.
4) 외부의 비판을 건강하게 받아들이기
회사가 성장하면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비판 속에서 학습 기회를 찾고, 필요한 변화를 빠르게 수용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자금은 분명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금이 많아도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팀 전체가 지치고 무너집니다. 스타트업의 진정한 생존 비결은 재무제표가 아니라 모멘텀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창업자와 팀이 “계속 달려나갈 이유”를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스타트업이 다음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