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랜드, 경영자의 공부가 필요하다.

브랜드의 탄생

by 권민

브랜드, 경영자의 공부가 필요하다


브랜드에 관한 책을 단 한 권만 읽고 브랜드를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마치 손에 망치를 든 세 살 아이와 같다. 대상에 대한 구별 없이 모든 것을 못으로 보고 망치질을 하는 아이처럼, 브랜드를 얼핏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브랜드를 망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특히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경영자가 이렇다면, 브랜드의 붕괴는 순식간이다.


대부분의 브랜드 관련 서적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 위주로 서술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브랜드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한다. 브랜드 전략과 기획을 논하는 전문가들이 ‘브랜드 에쿼티(Brand Equity)’, ‘브랜드 포트폴리오’, ‘브랜드 연관성’ 등의 개념을 나열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는 이론과 다르게 전개된다. 브랜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마케팅 전문용어를 브랜드에 끼워 맞추는 순간, 브랜드는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라 단순한 도식이 되어버린다.


이론만으로 브랜드를 이해하려는 것은 요리책만 보고 요리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 김치찌개를 떠올리면 대부분 비슷한 맛을 상상할 수 있지만, 생소한 요리는 레시피만으로 그 맛을 예측하기 어렵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학습은 단순한 이론적 조합이 아니라 경험과 직관,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우연성과 필연성을 포함한다.


브랜드의 본질,감정과 경험의 총체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브랜드는 사용자의 감정과 경험이 결합된 존재이며, 사용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스타벅스와 나이키의 브랜드 매니저였던 스콧 베드버리는 브랜드를 이렇게 설명한다.

"브랜드는 감정과 연결돼 있다. 감정은 우리의 의사결정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브랜드는 인간의 경험과 연결된다. 진정한 브랜드는 아직 미완성의 이야기다. 브랜드는 신비로운 이야기로 인간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유발한다."


만약 특정 브랜드에 대해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이 정의가 쉽게 공감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브랜드를 단순한 로고나 마케팅 도구로만 이해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는 경험과 감정을 통해 존재하는 것이며,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은 단순한 제품 구매가 아니라 하나의 관계를 맺는 과정이다.


브랜드를 학습하는 방법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례 연구를 넘어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학습해야 한다. 브랜드 학습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특정 브랜드와의 깊은 관계 경험

- 브랜드를 단순히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사용자로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

- 브랜드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감정과 경험이 형성되는지를 탐구해야 한다.


2. 팀을 구성하여 브랜드를 연구하기

- 브랜드 학습은 절대 혼자 이루어질 수 없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특정 브랜드를 연구해야 한다.

- 최소 4명 이상의 팀을 구성해 브랜드 사례를 분석하고 토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하나의 브랜드를 다각도로 연구하기

- 유럽과 미국의 브랜드 접근법은 다르며, 디자인과 마케팅의 브랜드 관점도 차이가 크다.

-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비교하며 그 차이점을 이해해야 한다.


4. 인터뷰와 실제 사례 연구 중심의 학습

- 단순한 온라인 정보 수집이 아니라, 직접 브랜드 관계자와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해야 한다.

- 브랜드에 대한 기획된 정보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분석해야 한다.


브랜드 경영자의 역할


놀랍게도 브랜드를 가장 많이 알아야 할 사람들이 정작 브랜드를 공부하지 않는다. 브랜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최고 경영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지식을 단순히 보고받고 결재하는 과정에서만 학습한다. 그러나 브랜드는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경영자가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브랜드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브랜드 경영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과정이다. 브랜드는 기업의 영속성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이며, 브랜드가 강한 기업은 단순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판매한다. 브랜드 경영자는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브랜드가 사용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를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 경영,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기업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해 만들지만, 사용자는 브랜드에서 ‘특별함’을 찾는다. 기업은 판매를 위해 브랜드를 만들지만, 사용자는 브랜드를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브랜드를 개발하지만, 사용자는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다.


브랜드 경영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다. 브랜드 경영이란 사용자의 감정과 경험을 이해하고,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브랜드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깊은 의미를 탐구하고, 사용자와의 관계 속에서 브랜드를 성장시켜야 한다.


브랜드는 ‘존재 방식’이다. 그리고 브랜드를 경영한다는 것은 기업이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를 경영하는 사람은 브랜드를 학습하고, 브랜드의 본질을 이해하며, 브랜드를 통해 세상과 어떤 대화를 할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브랜드를 단순한 제품이나 로고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바라볼 때, 비로소 브랜드는 기업의 정체성이자 미래가 될 수 있다.


"브랜드는 기업의 영혼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장사꾼에 불과하다."

- 하워드 슐츠(스타벅스 전 CEO)

KakaoTalk_Photo_2024-12-11-16-46-11 복사본.jpe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