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네 살 아가에게 쓰는 편지
어여쁜 네 살 아가야,
네 살이면 보통 미운 네 살이라고 하는데
너는 어찌 어여쁜 네 살이구나
어미 덕이 아닌 온전히 너의 힘으로
정말 어여쁜 네 살이다
'나'와 '너'의 아픔을 함께 할 줄 아는,
작은 선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울고 있는 동생을 웃게 해 줄 수 있는,
만화와 간식의 유혹을 이길 줄 아는,
변기에 응아 하려고 노력할 줄 아는,
사랑한다고 표현할 줄 아는,
가족 모두를 챙기려고 하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가구나
그렇게 너는
나에게 온 손님인 것을
내 곁에 잠시 머무는 귀한 손님인 것을
어미는 어째서 이를 깜박할까
매 순간
어미를 사랑하는 너의 마음에 감사해야 하는데
또 한 번 이를 악용했고 너를 슬프게 했구나
너를 재우고 이 못난 어미는 또 반성한다
그리고 다시 세뇌 인다
자식은 부모 곁에 잠시 머무는 손님이다
때가 되면 보내줘야 하는 손님
그러니
어여쁜 네 살 손님에게
귀한 대접 하자
그것이 어미의 역할이고
아가에게 줄 수 있는 값진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