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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소방관 May 07. 2023

나의 귀한 손님에게

어여쁜 네 살 아가에게 쓰는 편지

어여쁜 네 살 아가야,

네 살이면 보통 미운 네 살이라고 하는데

너는 어찌 어여쁜 네 살이구나


어미 덕이 아닌 온전히 너의 힘으로

정말 어여쁜 네 살이다


'나'와 '너'의 아픔을 함께 할 줄 아는,

작은 선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울고 있는 동생을 웃게 해 줄 수 있는,

만화와 간식의 유혹을 이길 줄 아는,

변기에 응아 하려고 노력할 줄 아는,

사랑한다고 표현할 줄 아는,

가족 모두를 챙기려고 하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가구나


그렇게 너는

나에게 온 손님인 것을

내 곁에 잠시 머무는 귀한 손님인 것을

어미는 어째서 이를 깜박할까


매 순간

어미를 사랑하는 너의 마음에 감사해야 하는데

또 한 번 이를 악용했고 너를 슬프게 했구나


너를 재우고 이 못난 어미는 또 반성한다

그리고 다시 세뇌 인다


자식은 부모 곁에 잠시 머무는 손님이다

때가 되면 보내줘야 하는 손님


그러니

어여쁜 네 살 손님에게

귀한 대접 하자


그것이 어미의 역할이고

아가에게 줄 수 있는 값진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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