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3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이자이 Dec 07. 2020

<나 혼자 산다>가 겪은 고정 멤버 하차 논란 몸살

앞으로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줘야 할 자세는?



2013년부터 시작한 <나 혼자 산다>도 이제 MBC 장수 예능의 기로에 들어섰다. 탄탄한 고정 멤버들의 에피소드와 화제성 높은 게스트들의 출연을 적절히 섞는 포맷이 안정적인 기로에 들어섰다. 관찰 예능 선두주자로 시작해서 효자 프로그램이 되기까지, 무지개 회원들의 공로가 크다.


하지만 언제나 <나 혼자 산다>가 순탄한 항해를 한 것은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고정 멤버 교체가 꽤 잦은 편이었다. 특히 몇 달 전 고정 멤버 기안84에 대한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가 있었다. 당시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여혐 논란이 불거지면서, 본 프로그램의 게시판이 하차 요구 글로 가득 찼다.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계속 출연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과 ‘그렇다고 프로그램 내에서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하차 요구를 하냐’는 갑론을박이 나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다시 기안84가 돌아오면서 일단락된 일이지만, 앞으로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줘야 할 자세는 조금 달라야 한다. 이번 논란을 다시 한번 정리하며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왜 시청자들은 그에게 반기를 들었나

 이번 기안84의 하차 요구는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된 웹툰 <복학왕>의 단편적인 사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간 크고 작은 그를 둘러싼 이슈들이 쌓여 생긴 문제다. <나 혼자 산다>가 오랜 기간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고정 멤버의 출연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연스레 프로그램 안팎에서 보여지는 실수가 쌓일 수 있다. 특히 일상 관찰 프로그램인 만큼 인간적인 면과 함께 다소 적나라한 개인의 행동이 비칠 여지가 충분하다. 기안84의 경우 앓고 있던 질환이 언급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다소 무례한 언행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웹툰에 대한 논란, 예명 유래에 대한 논란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과 같이 강력한 하차 요구가 없었던 이유는 기안84의 성장하고 개선되는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 아닐까. 그렇게 기다려 온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논란이 더 큰 실망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는 가혹한 처사였을까?

 여러 장수 예능들이 피해 가지 못했던 것이 바로 고정 멤버의 하차다. 최근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의 혜리처럼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아름다운 이별을 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불가피하게 하차를 하게 된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멤버들 간의 케미가 좋았던 <무한도전>도 음주운전 적발로 짧은 기간 동안 두 명의 멤버가 하차했다. KBS <1박 2일 시즌3>의 경우 멤버 정준영의 성범죄와 다른 멤버들의 도박 논란이 겹치며, 멤버들의 대거 하차를 기점으로 한 시즌의 막을 내리기도 했다. 큰 범법 행위가 아니더라도 하차한 다른 사례들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당장 몇 가지 사례만 살펴봐도, 고정 예능에 얼굴을 비치는 방송인이 모종의 사유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사례가 아주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그리고 앞선 사례에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이 하차하게 된 이유가 프로그램 안에서 한 행동은 아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하고 웃음을 준다고 해도, 프로그램 밖에서 한 옳지 않은 행동을 시청자들이 눈감아주지 않는다. 또 시청자들은 그동안의 예능계가 보였던 ‘하차로 전하는 피드백’에 익숙하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가 유난스러운 행동이었는지, 가혹한 처사였는지 의문이 든다. 어쩌면 쌍방향 소통 시대에 너무 당연한 소통이다.



-앞으로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줘야 할 자세는?

사실 <나 혼자 산다> 하차 논란은 기안84가 몇 번의 녹화 불참 끝에 다시 복귀하는 것으로 이미 정리가 됐다. 논란을 뒤로하고 <나 혼자 산다>의 시청률과 화제성은 여전히 그 기세가 좋다. 출연자와 제작진이 하차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을 불매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 혼자 산다>가 엄청난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나 혼자 산다>가 안심할 타이밍은 아니다. 이미 복귀를 성공한 기안84에 대해 하차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의미한 시점이지만, 돌아오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제작진의 입장 전달이나 기안84의 신중한 사과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나 혼자 산다>는 본 사건 자체로 인한 호감도 하락은 물론,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실망한 시청자들의 심정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MBC 간판 예능으로 활약할 <나 혼자 산다>가 더 성숙하고 소통하는 방송이 되길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MBC 가요대제전의 계절이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