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전환]

by 운옥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다른 이론이나 사상 따위를 찾아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일”

(출처: 우리말샘)


인간의 소비 심리나 뇌의 작동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에서 묘사된 뇌는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뇌가 효율을 달성하는 측면을 내 말로 풀어내 보자면 뇌는 반복된 현상을 통해 가설을 만들고 그에 반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 가설을 법칙으로 만든다.

"현상 → 가설 → 법칙"

이후 이 법칙에 반박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 법칙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빠르게 작동하며, 이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법칙이 적용되는 현상에 대한 반응을 효율 극대화 수준에서 이뤄낸다.

이러한 뇌의 자동화 시스템은 생존을 위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절약한 에너지는 생존을 위한 다른 활동에 사용된다.

즉, 뇌의 자동화 시스템은 인간의 발전과 그 생존 가능성을 높이며, 우리의 기본 체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뇌가 만들어 놓은 수많은 법칙들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법칙에 반하는 현상이 눈앞에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기존 법칙을 고집한다면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 최근에 읽은 책이 『싱크 어게인』이다.

이 책에서는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걸고 다시 생각하라고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법칙에 반하는 상황에서, 기존 법칙을 적용한다고, 기존 법칙의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만약 목숨이 걸린 상황이라면 이율배반적 이게도 우리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법칙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 상식을 뒤집는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아,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체제를 생존을 위해 무너뜨려야 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어떤 것을 무너뜨릴 것인가’라는 생각, 그리고 ‘이 과정을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대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연달아 일어났다.

그러면서 내 생각이 도착한 곳은 ‘이러다가 과연 나는 생존할 수 있을까’였다.


앞서 읽었던 책은 뇌의 현재 그리고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해 놓은 책이라면 이후 읽었던 책은 기존 체계를 뒤엎어서 그렇고 그런 인간 또는 조직이 되지 않게 하는 책이다.

사실 후자는 사례 중심의 전개 스타일로 ‘술술 잘 읽힌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내 안에서 그렇게 정리가 잘 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만 하는 상황을 계속 직면하게 됐다.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내 현재를 바꿀 수 없고, 내 미래에 대해서도 꿈꾸는데 너무나 많은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내 자신을 위해 기존의 생각을 고수할 수는 없었다.


이런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는 중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과학 분야, 사회 분야뿐만이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 생각이 들자마자, 『싱크 어게인』이 생각났다.

갑자기 많은 사례들로 가득 찼던 이 책은 내게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내 안에서 왠지 깔끔하게 정리가 된 책은 재평가가 이루어지며, 관련 사회학 책이 읽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내 안에서 두 단계 이상 상승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지금 기록을 남긴다.





참고 도서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비즈니스북스, 2019

제프 호킨스, 『천 개의 뇌』, 이데아, 2022

애덤 그랜트, 『싱크 어게인』, 한국경제신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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