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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한 Mar 20. 2016

잘 하고 싶다는 생각

우리는 잘 하는 것에 정신이 팔리기 쉽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감성이 살아있는 악기 연주가.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알록달록 시선을 끄는 옷, 라인이 살아있는 몸매.


티비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찾고, 뽑고, 때로는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그런 사람의 흐름에 따라 살게 되는.. 그런 때가 있다.


우리 삶은 어쩌다 생겨났을까?

적절한 유전자의 배합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닌데, 때로 우리는 삶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능을 기르고 자격증도 따고 보여지는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삶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데.


이 점은 내 삶의 틀에서 벗어나 보면 명확해진다. 내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또는 그것을 무너뜨리고 나서 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늘 하던 일, 늘 하던 소리, 늘 듣던 이야기가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어버버 대며 살아야 했을 때,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부분보다 더 큰 자리에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여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몸담아 보며 느낀 것은 

우리는 잘 하는 것에 시선을 빼앗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들어야 하는 내 이야기를 멈추게 되면,

남들이 원하는 이야기에 삶을 맞추게 되면,

나는 '만들어지는' 것에 멈추어 서게 된다.


더 큰 부분이 있다는 것을 더 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잘 하는 것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남 시선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그래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지 말기를 소망한다. 



@ Cochabamba, Boli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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