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월요일부터 어피티가 유튜브 라이브를 시작했습니다.
‘2030 직장인의 아침 출근길을 함께하는 경제뉴스 채널’을 만들겠다며 ‘라이브’를 입에 달고 산 지 3개월 만의 일이었죠.
그 누구보다 클래식한 방식으로, 경제뉴스 텍스트를 이메일에 꼭꼭 담아 전해오던 어피티에게 어떤 바람이 불었길래 ‘경제뉴스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
대숏폼의 시대에 탕후루 챌린지의 유혹을 뿌리치고 라이브에 뛰어들게 된 사연, 오늘 공개합니다.
(두둥탁)
tmi부터 발설하자면, 저는 카메라 앞에서 매우 취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일상에서는 ‘제발 그만 말해…’, ‘귀에 피날 것 같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꽤 높은 텐션의 투머치토커지만, 카메라에 불만 들어오면 미소가 싹 달아나곤 했어요. ‘동태눈’이 돼버렸던 거죠.
그럼에도 ‘어피티가 영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했습니다.
2030 직장인 분들에게 더 쉽고 친절하게 경제 소식을 전해야 하는 매체로서, 현재의 2030이 많이 찾는 콘텐츠 그릇(유튜브라는 플랫폼 또는 숏폼이라는 형식)에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판단이었어요.
이쯤에서 ‘카메라 앞에서 말 잘하는 사람을 쓰면 되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드시려나요.
애석하게도 당시 어피티 팀에는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사람도, 돈도 없었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꽤나 큰 간극 앞에서, 가장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출연자인 ‘나 자신’을 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장장 5년 반의 시간 동안, JYP는 방황을 시작하게 됩니다.
영상은 여기에서..
어피티 유튜브 채널은 이제 막 7만 구독자를 향해가는 중인데요, 사실 유튜브를 시작한 건 꽤나 오래전의 일입니다. 어피티를 시작한 2018년부터 영상을 조금씩 올렸고, 첫 직원으로 영상 PD를 모시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보려 했어요.
문제는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면 동태눈이 되는 나 자신’이었습니다.
대본 준비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단계를 공들여서 작업했지만, 어딘가 영혼이 나가있는 눈은 어쩔 수가 없었어요.
어피티 편집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백지는 편집할 수 없다’.
영상에서는 이렇게 번역해 볼 수 있습니다.
동태눈은 편집할 수 없다
영상에서 ‘찐텐 아닌 출연자’를 살리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매 촬영은 PD에게도, 저에게도 힘들었고, 결국 유튜브 촬영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왔습니다.
다들 기억하시다시피, 증시 불장이 시작되며 투자에 관심 없던 2030 직장인 분들이 너도나도 주식 계좌를 트던 때였어요.
이때, ‘투자가 처음인 분들에게 가장 쉬운 금융 해설 영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어피티슈>라는 새 코너를 시작했습니다. 제 음성과 PPT 화면, 그래픽으로 구성돼, 동태눈 출연에 대한 부담 없이 찐텐으로 날아다닐 수 있는 형식이었죠.
<어피티슈>는 기대 이상의 좋은 퍼포먼스를 냈습니다.
100만, 2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건 아니지만, 금융 공부를 목적으로 시청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유입되며 지금까지도 어피티 유튜브의 스테디셀러로 남아있어요.
2022년 말~2023년은 어피티가 참 힘들었던 시기라, 잠시 생략하겠습니다.
이때는 뉴스레터를 마감에 맞춰 발행하는 것도 버거워서 영상은 꿈도 꾸지 못했어요. (칭얼)
좋은 멤버분들을 모시며 뉴스레터를 손에서 내려놓게 된 올해 초, 저는 다시 영상을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요즘 너도나도 다 한다는, 안 하면 뒤쳐진다는 ‘숏폼’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요즘 MZ한테는 숏폼이 대세’라는 말을 실제로 하고 다니며 숏폼에 매달렸어요.
그리고, 잠시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닫고야 말았습니다.
제 아무리 ‘노력’ 해도, 카메라 앞에서의 동태눈은 감출 수가 없다는 것을 말이죠.
‘동태눈이 문제라면 눈알을 가리자’라는 다소 1차원적인 판단으로 검은 안경을 구입해 2차전을 해보기도 했으나, 지표에 극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피티 멤버분들의 경외심(여러 의미로)을 얻었으니 ‘졌지만 잘 싸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숏폼에 매달렸던 시간이 또 하나 남기고 간 것. 그것은 ‘대숏폼 시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었습니다.
짧고 쉽고 재밌지만 자극적인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어피티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찰하게 되었죠. (네, 신 포도 맞습니다.)
나만의 숏폼 챌린지를 빠르게 정리하고, 라이브를 시작하기까지 약 3개월 동안의 사고흐름을 간단 요약해 보았습니다.
발단)
“최근 유튜브 등에서 가짜 뉴스가 늘어나고 있어 고품질의 신뢰할 수 있는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 NBC 오펜하임 CEO
“어려울수록 신뢰는 기본입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의견 표현은 성질 급한 소셜 미디어가 따라올 수 없습니다.” - 신문방송/언론학자 한정훈 님 블로그 중
전개)
어피티가 2018년 창업 이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자산으로 생각한 것은 ‘2030 직장인 독자님들의 신뢰도’입니다.
위기)
정보가 많아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더 중요해진 시대, 어피티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달자’의 역할이라 생각했어요.
절정)
그 신뢰감을 지렛대 삼아 가장 어려운 곳에서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할 때쯤, ‘라이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라이브만큼 ‘진짜’를 보여줄 수 있는 형식은 없으니까요.
결말)
그렇게 3개월 간, PD 채용 - 녹화방송 파일럿 진행 - 사무실 이사 - 스튜디오 세팅 - 라이브 장비 구입 - 라이브 테스트 단계까지 달려왔습니다.
동태눈 귀신이 성불한 걸까요, 아니면 제가 재능을 뒤늦게 찾은 걸까요? 어피티의 첫 라이브에서는 찐텐이라는 것이 폭발하고야 말았습니다. (말을 할수록 텐션이 오르는 기적) 구독자분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방송 형식이 저에게는 참 잘 맞더라고요.
최강의 에너지를 자랑하는 어피티 영상 PD 진도 님과의 케미, 어피티의 경제 ‘씨육수’를 담당하는 전설의 레전더리 정인 님과의 시너지도 폭발하는 중입니다. 섣불리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어피티 라이브를 시작하고는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JYP의 유튜브 챌린지 4막을 열며, 어피티가 ‘2030 직장인의 아침 출근길을 함께하는 경제뉴스 채널’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어피티 유튜브 채널 구독&알림 설정해 두시면, 4막에서 고군분투하는 제 모습 적나라하게 보실 수 있으니, 아직 구독하지 않으셨다면 얼른 구독 눌러주세요!